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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10월호

1인 미디어의 등장과 성장
다가오는 네 번째 기회

얼마 전 유튜브 채널 ‘미기TV’를 운영하는 가수 미기의 팬미팅 겸 공연에 초청받았다. 미기는 유튜브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눈치채고 4년 전에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이날의 관객들은 주로 50대 이상의 구독자들로 일본에서 방문한 이도 있었다. 하트 모양의 머리띠를 한 50대 시니어들은 “아빠 홍대 클럽 왔다”며 즐거워했다. 요즘 들어 이런 낯선 경험을 자주 한다. 모든 지식은 책에 있다고 믿는 책벌레 후배는 절판되어 찾을 수 없던 책의 내용을 유튜브에서 찾았다며 “이젠 갓튜브”라고 했다. 1인 미디어 제작자들은 현재 ‘시스템과 돈’으로 움직이는 기성 미디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개인이 이러한 힘을 가지게 된 데에는 결정적인 세 번의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유튜브’가 ‘갓튜브’가 된 지금, 1인 미디어 제작자들은 네 번째 기회의 문 앞에 서 있다.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하기까지, 블로거에서 BJ로

전통적으로 새로운 미디어가 생겨나면 후발 미디어는 선행 미디어를 본뜨며 발전해왔다. 영화는 연극을, TV는 영화를 본떠 발전했다. 지금처럼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 TV나 신문 등 전통적인 미디어)가 뉴미디어를 본떠 발전하려는 움직임은 그동안 미디어 발전사에서 유례가 없던 일이다. 이 현상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 기폭제로 작용한 것이 블로그다. 블로그의 등장 이전, 정보는 신문사나 방송사에서 취합되고 가공됐다. 이 정보는 TV나 신문 등 매체를 통해 일방적으로 전달됐다. 따라서 신문사와 방송사를 장악할 수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여론을 만들고 대중을 선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그 힘은 개인들에게 분산됐다. 우리가 TV나 신문을 통해 접하는 정보는 해당 매체의 필터링을 거친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정보는 인터넷을 타고 개인 사이를 빠르게 이동한다. 알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고 그 정보를 이미지와 문자로 재가공한다. 재가공된 콘텐츠는 다시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파된다. 이것이 1인 미디어 제작자들의 첫 번째 기회, ‘매체를 가질 수 있는 기회’였다. 이 기회를 포착한 사람들은 ‘블로거’로서 인터넷 매체를 장악했다. 블로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파워블로거가 나타났고, 이제는 파워블로거를 뺀 온라인 마케팅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IT 기술이 점차 발전하고 통신망의 대역폭이 넓어졌다. 이는 1인 미디어 제작자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제공했다. 넓어진 전송망을 통해 용량이 큰 동영상을 전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기회를 먼저 잡은 사람들이 아프리카TV(afreecaTV)의 BJ(Broadcast Jockey)들이다. 두 번째 기회에 올라탄 BJ들은 주로 자신의 집에서 스트리밍(생방송)을 했다. 이웃집 친구 같은 BJ의 방송은 비슷한 또래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주 수입원이 시청자가 기부하는 ‘별풍선’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별풍선으로는 광고와 연동되는 콘텐츠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기는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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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에서 유튜버로

이 시기까지 동영상을 온라인으로 전송하거나 시청하려면 전송망과 컴퓨터에 부담이 컸다. 전송되더라도 시청하려면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다. 시청층을 확대하려면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유튜브는 동영상을 변환해 올릴 때 부담이 적은 플래시 기술(최근에는 HTML 5 기술)을 활용한다. 시청자들은 이제 응용 프로그램 없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이런 편리함은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하는 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2006년, 구글에 인수된 유튜브는 구글의 검색 기능을 탑재했다. 이로써 유튜브는 동영상 검색 플랫폼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특히 구글의 광고 플랫폼과의 결합은 큰 시너지를 낳았다. 유튜브는 동영상 조회 수에 따라 콘텐츠 제작자에게 광고 수익을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이 정책은 1인 미디어 제작자들에게 세 번째 기회가 됐다.
요즘 대세라고 불리는 유튜버들이 바로 이 세 번째 기회를 잡은 사람들이다. 유튜브는 수익분배를 무기로 순식간에 1인 미디어 콘텐츠 시장을 장악했다. BJ들은 크리에이터 혹은 유튜버로 이름을 바꾸고 외부세계와 접촉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던 BJ들이 팬들을 이끌고 넘어와 성공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블로거들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문자의 콘텐츠를 동영상으로 바꿔 유튜브에 올린다. 이들은 이미 알고 있는 마케팅 네트워크를 통해 성공을 거둔다. 이제는 유튜브에서 시작해 전 세계 영유아들을 상대로 방송하는 ‘토이푸딩’이나 ‘캐리소프트’ 같은 글로벌 채널들도 생겼다

‘네 번째 기회’의 문 앞에서

지금 우리는 1분 동안 50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고, 300만 개의 페이스북 공유가 일어나며, 23만 장의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시대에 살고 있다. 누구나 마음만 먹는다면 자신의 콘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유통시킬 수 있다. 한국의 싸이와 방탄소년단이 월드 스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인터넷 플랫폼이 있기에 가능했다. “유튜브? 애들이 뭔가 보긴 하던데, 잘 모르겠어요”라며 외면하고 지나칠 때가 아니다. 1인 미디어 제작자들에게 다가올 네 번째 기회에 어떻게 올라탈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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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득수 서울산업진흥원 미디어콘텐츠팀 책임
그림 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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