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서울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문화+서울

문화+서울

  • 지난호 보기
  • 검색창 열기
  • 메뉴 열기

테마토크

6월호

청소년 인문예술교육 ‘예술로 함께’ 현장 스케치 인문적 사고를 바탕으로 경험하는 예술
2006년부터 운영된 서울문화재단의 예술가교사 (TA: Teaching Artist) 사업이 올해부터 초등학교 대상에서 중학교까지 확대 운영되어 인문적 사고와 예술표현을 결합한 인문예술교육을 실시한다. 중학생 대상의 청소년 인문예술교육 ‘예술로 함께’가 첫 수업을 시작한 날, 송곡여자중학교를 찾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1, 2, 3 직접 그림자를 만들다 보면 몸으로 표현하는 것에 익숙해진다.

예술가교사의 색다른 수업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몸을 한 번 풀어볼까요?” 중랑구에 위치한 송곡여자중학교 미술실. 10명의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선생님을 따라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왼쪽으로 쭈욱, 오른쪽으로 쭈욱.” 선생님의 구령에 맞추어 몸을 움직이는 학생들은 여학생 특유의 ‘까르르’ 웃음을 그칠 줄 모른다. 주로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만드는 활동을 하는 미술 시간에 스트레칭이라니. 조금 낯선 풍경의 수업이 펼쳐지는 이곳은, 청소년 인문예술교육 ‘예술로 함께’의 현장이다.
서울문화재단은 올해부터 기존의 예술가교사 사업을 청소년 대상으로 대폭 확대, 청소년 예술가교사 180명을 540학급, 81개 교로 파견한다. 5월부터 8주간 진행되는 ‘예술로 함께’는 인문적 사고로 예술을 창작하며 ‘나를 만나고 우리를 발견하는’ 인문예술활동이다. 이성과 감성이 고루 발달하며 ‘나’라는 주체적 인간이자 ‘우리’라는 사회적 인간으로 성장하는 청소년 시기, 학교라는 일상 공간에서 미적 체험과 인문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날의 수업 주제는 그림자 놀이터. 시각디자이너, 연극배우, 동화작가로 구성된 3명의 예술가교사가 수업을 진행한다. 첫 번째 활동은 3~4명씩 모둠을 나누어 몸으로 직접 그림자를 만들어보는 것으로 시작됐다. 제비뽑기로 뽑은 동물, 혹은 사물을 친구들과 함께 그림자로 표현해야 하는 미션 앞에서, 학생들은 조금 어색해하는 모습이다. “그림자를 통해 내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되어보는 거예요.” 예술가교사는 말이 아닌 몸으로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설명하고 동기를 부여한다.
“첫 번째 실루엣 보여주세요, 큐!” 모둠별로 발표하고 무엇을 표현한 건지 맞혀보는 시간. 나무, 달, 좀비, 솥뚜껑, 자물쇠, 토끼, 강아지…. 끊임없는 오답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어쩌다 맞힌 정답도 몇몇 학생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갸웃하고, 서로의 동작에 대한 단점을 지적하기 바쁘지만, 아이들은 점차 적극적으로 그림자가 되어가기 시작한다. “그림자가 된 친구들의 모습이 어땠나요? 특별히 예쁘거나, 특별히 이상한 친구가 있었나요? 빛이라는 똑같은 조건하에서는 어느 누구든 똑같은 모습일 수밖에 없어요. 인간은 본래 다르지 않음을, 내가 남들보다 무언가를 조금 더 가졌거나 혹은 조금 덜 가졌다고 해서 남들과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님을 깨달았으면 해요.” 예술가교사는 학생들에게 그림자 놀이의 의미를 덧붙인다.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중학생 대상의 인문예술교육 ‘예술로 함께’

‘예술로 함께’가 일반적인 학교현장의 커리큘럼과 크게 다른 점은, 수업을 진행하는 예술가교사도, 수업을 받는 학생들도 함께 협업하며 수업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전공의 예술가교사 3명이 협업하여 팀티칭 형식으로 이끌어가는 수업은 학생들이 다양한 예술장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학생들은 친구들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을 통해 예술적 경험을 공유하며 나와 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알아가고, 친구들과 교감하며 균형 있게 성장하게 된다. 수업을 함께하며 창의성과 인성, 협동심뿐만 아니라 자존감까지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이날의 두 번째 활동도 친구들과 모둠을 이루어 그림자 연상 드로잉을 해보는 것으로 이어졌다. 모둠을 이루어 한 명은 몸의 특정 부위를 종이 위에 놓아두고, 한 명은 빛을 비추어 그림자를 만들고, 다른 한 명은 그림자 실루엣을 선으로 이어보는 활동이다. 이렇게 그려진 선에서 연상되는 그림을 그려 저마다의 작품을 완성하고, 이를 칠판 위에 붙여 10명의 학생이 함께 하나의 스토리를 만든다. 두 손으로 다리를 잡고 있는 사람, 마스크를 한 자기자신, 수도꼭지, 자전거 등 그림자 실루엣에서 탄생한 작품들은 학생들의 의견에 따라 칠판 위에서 적당한 자리를 잡으며 나름의 스토리를 완성했다.
‘예술로 함께’의 첫 수업을 마무리할 시간. 예술가교사는 이날의 수업이 단순한 예술활동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예술 안에 내재된 인문학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학생들에게 직접 그림자가 되어본 소감을 질문하고 그림자를 수업의 주제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림자가 빛과 막, 그리고 나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것처럼, 나의 모습도 세상 속에서 변하게 마련이에요. 나는 그대로 있는데 막이 찌그러져 왜곡되어 보일 수도 있고, 열심히 했지만 빛이 부족해 나의 모습이 찌그러져 보일 수도 있어요. 때로는 나는 그대로 있는데 막이 나를 찬란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요. 나라는 사람은 서로 다른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변화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해요.”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1, 2 ‘예술로 돌봄’ 수업 모습.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3 ‘예술로 함께’ 수업은 친구들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초등학생 대상의 ‘예술로 돌봄’과 ‘예술로 플러스’

서울문화재단은 예술가교사와 함께하는 학교 안 예술교육을 아이들의 성장 시기에 맞추어 단계별로 진행한다. 중학생 대상의 ‘예술로 함께’ 이외에도,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해서는 방과 후에 진행되는 ‘예술로 돌봄’을,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해서는 정규교과 시간에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예술로 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먼저 ‘예술로 돌봄’은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의 감각과 창의성을 깨워주는 체험놀이 중심으로 진행된다. 예술작품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여러 가지 예술활동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자유롭게 상상하고 자신 있게 표현하는 방법을 스스로 깨닫게 한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예술놀이를 경험하며 협동심과 배려심을 기르고,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올바르게 성장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연간 24주, 주 1회 60분간 진행되는 ‘예술로 돌봄’은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의 발달 단계와 눈높이에 맞추어 개발한 장르 통합 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제3회 방과후학교대상에서 지역사회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대내외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한편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의 ‘예술로 플러스’는 예술과 정규교과가 만난 초등 교과 연계 통합 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예술로 플러스’는 상상력을 통해 사고가 확장되는 중요한 시기에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들을 위해,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예술장르를 융합해 수업을 진행한다. 이러한 통합 예술교육을 통해 학습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문제의 정답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는 창의력을 발달시키는 것이 목표로, 무엇보다 아이들이 학교 수업시간을 즐겁고 행복하게 느낄 수 있도록 현직 교사와 예술가교사가 공동으로 다채로운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 국어, 사회, 과학 등 정규교과 시간에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예술교육 덕에 아이들은 익숙했던 일상의 공간을 새롭게 느끼고, 지루했던 수업 시간을 흥미로운 놀이의 시간으로 여기게 되었다. ‘예술로 플러스’는 학기별 6주, 주 1회 80분 수업으로 진행되며, 서로 다른 장르에서 활동하는 2명의 예술가교사가 함께한다.

글 윤현영
사진 백종헌, 서울문화재단
위로 가기

문화+서울

서울시 동대문구 청계천로 517
Tel 02-3290-7000
Fax 02-6008-7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