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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1월호

일곱 번째 집회 현장 스케치 광장, 정치의 겨울을 견디는 풍경
2016년 12월 10일(토)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부터 광화문광장에 이르는 거리는 조금씩 북적이기 시작했다. 영하로 뚝 떨어진 기온과 칼바람에도 불구하고 손팻말과 초를 손에 들고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의 표정은 한층 더 밝은 느낌이었다. 전날인 9일(금)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여기에는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정치적인 의사를 표현한 민심의 영향이 컸다. 광장의 공기는 무게를 조금 덜어낸 정도일 뿐 그리 가볍거나 들떠 있지 않았다. 다만 재치 있는 깃발과 각종 패러디 포스터, 손팻말 등이 눈에 띄었고 오후 4시 무렵 청와대를 향해 가는 행진에서는 시국을 풍자하는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해결의 가능성을 엿본 직후의 집회 현장 풍경을 전한다.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촛불집회가 진행되는 광화문광장 일대는 낮부터 붐볐다. 이날 오후 4시에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이 시작됐는데, 이에 앞서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개인 혹은 민간단체에서 준비한 이벤트와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호응을 보였다.

1, 2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초 모양의 대형 구조물에 많은 시민들이 노란 리본을 달고 있다.
3 최게바라 기획사가 진행한 ‘민주주의 깃발 만들기’ 행사에서는 어린이들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4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퍼포먼스 행렬.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5, 10 집회가 열리는 날이면 광장 일대에는 영화포스터와 명화, 드라마 등의 패러디물이 다수 등장한다. 이날 경찰이 설치한 차벽 일부는 이러한 풍자물의 좋은 게시판이 되었고 재치있는 패러디 퍼포먼스는 시민의 호응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6 독특한 풍자 퍼포먼스와, 기념사진을 찍는 시민.
7 매주 토요일 저녁 광화문 광장을 밝히는 촛불들(촬영: 최영진).
8 집회 현장에서 화제가 되는 것 중 하나는 시민이 손수 제작해오는 다양한 깃발들이다. ‘장수풍뎅이연구회’ ‘얼룩말연구회’ ‘전국메탈리스너연맹’ ‘화분안죽이기실천시민연합’ ‘혼자온사람들’ 등 재치있는 단체명과 메시지를 드러낸 깃발은, 정치에 대한 체념과 자기검열에 익숙해지려던 시민들 사이에 어떤 훈풍이 불기 시작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 광장은 민주주의라는 대의뿐만 아니라 ‘나는 누구며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 방향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시민의 목소리를 표현하는 곳으로서 중요하다.
9 이날 광화문광장 바닥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304개의 구명조끼가 놓였다.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메시지는 많은 시민을 숙연하게 했다.

사진 김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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