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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7월호

2030 여성 관객에 힘입어 ‘혼공족’ 급증 “이제 공연도 혼자 봐요”
‘1인 가구’, ‘혼밥’, ‘혼술’ 등 ‘일코노미’(1인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혼자만의 소비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로 인해 생기는 경제 현상)가 우리 사회의 트렌드가 됐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혼밥족’을 비롯해 코인 노래방에 가서 혼자 노래를 부르는 이들도 많다. 이들은 이제 주변인이나 아웃사이더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사람들이며 나 자신이기도 하다. ‘일코노미’ 트렌드 속에 혼자 공연을 보는 이른바 ‘혼공족’ 역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관객 절반은 ‘혼공족’

최근 국내 최대 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공연 관람자 중 무려 46%가 혼자 공연을 보는 ‘혼공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혼공족’은 2005년에는 11%에 그쳤지만 꾸준히 증가해 2016년에는 45%, 2017년에는 49%까지 늘어났고, 2018년에는 소폭 하락해 46%를 기록했다. 반면 2인 관객의 경우 2005년 69%에서 2017년에는 38%까지 하락해 1인 관객과 대조를 이뤘다. 이 밖에 3인, 4인 이상 동반 예약 건수는 2005~2018년까지 변동 폭이 작았다. 3인 예약 건수는 2005년 9%에서 2015년 6%까지 하락했다. 4인 관객도 2005년 10%였으나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8년에는 6%까지 내려갔다.
공연 장르별로 살펴보면 ‘혼공족’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장르는 콘서트로 2016년에는 55%, 2017년에는 65%, 2018년에는 5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 예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이디당 1매로 티켓 구입을 제한하는 경우가 증가해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또 클래식·오페라와 연극이 다른 장르에 비해 1인 관객의 비중이 높았다. 2018년에는 클래식·오페라의 1인 예매 관객 비중이 43%로 2인 관객 예매 비중(42%)보다 근소하게 높았다. 연극의 경우도 1인 관객 예매 비중이 41%로 뮤지컬 39%, 무용·전통예술 38%보다 높았다. 클래식과 연극은 뮤지컬에 비해 티켓 가격이 저렴한 데다 마니아층이 확고해 혼자 공연을 즐기는 관객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파크의 한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장르와 상관없이 1인 예매자와 2인 예매자의 비중이 비등한 양상을 띠고 있다”며 “이는 ‘혼공’이 이제 보편적인 관람 행태로 자리 잡은 것”이라고 전했다.

연도별 ‘혼공족’ 비중 추이

장르별 ‘혼공족’ 비중 추이

‘혼공족’ 비중은 흥행에 비례

성별로 ‘혼공족’의 비중을 살펴보면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여성 중에서도 20대와 30대가 가장 많았고, 10대가 그 뒤를 이었다. 2015~2018년 기준으로 ‘혼공족’의 남녀 비중은 남자는 25%, 여자는 75%에 달했다. 여성 ‘혼공족’을 연령대로 살펴보면, 20대 여성이 31.5%, 30대 여성이 18.6%, 10대 여성이 11.5%를 각각 차지했다. 10대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다. 10대는 2015년에는 10.3%를 차지했으나, 2017년에는 17.1%까지 증가했고, 2018년에는 13.4%를 차지했다. 이는 아이돌 콘서트 시장이 확대되면서 10대 팬들의 공연 관람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시기에 글로벌 팬덤을 구축한 방탄소년단이 고척돔 등에서 대규모 콘서트를 열었고, 이 수치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결과에서 ‘혼공족’ 비중은 46%였지만, 뮤지컬과 연극의 개별 작품 중에는 ‘혼공족’ 비중이 무려 70%나 되는 공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혼공족’ 비중이 가장 높았던 작품은 대극장(1,000석 이상) 뮤지컬 중에서는 <웃는 남자>였다. 이 작품은 1인 예매자 비중이 45%에 달했다. <지킬앤하이드>(44%), <프랑켄슈타인>(43%), <엘리자벳>(34%), <닥터 지바고>(3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중·소극장(1,000석 미만) 뮤지컬 중에서는 <배니싱>이 무려 86%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이어 <랭보>(83%), <스모크>(82%), <인터뷰>(75%), <마마 돈크라이>(74%)가 2~5위를 차지했다. 연극 중에서는 <벙커 트릴로지>가 88%에 달해 1위에 올랐다. 2위는 <알앤제이>(79%), 3위는 <카포네 트릴로지>(74%), 4위는 <ART>(73%), 5위는 <아마데우스>(44%)가 각각 차지했다. 또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분야별로 1~5위까지 오른 작품들을 보면 대극장 뮤지컬은 30~40%, 중·소극장 뮤지컬과 연극의 관객은 60~80%가 ‘혼공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작품들은 인터파크 연간 결산 상위권 랭킹과 회전문 관객이 많았던 공연 랭킹과도 대부분 일치했다. 흥행이 잘된 공연일수록, 또 회전문 관객이 많은 공연일수록 ‘혼공족’ 비중 또한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글 연승_서울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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