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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상담소

7월호

별자리 운세도 신통치 않을 때예술적으로 상담해드립니다
“똑똑똑… 여기가 ‘예술적 상담소’ 맞나요?”
여러분의 어떤 고민도 예술적으로 상담해드리는 ‘예술적 상담소’. 온라인으로 별도 공간을 마련해 고민 상담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올려주신 고민에 대한 예술적 대책을 찾아 답변을 달아드립니다. 서울문화재단 페이스북 탭에서 ‘예술적 상담소’를 찾아주세요! 다른 사람의 고민에 댓글을 달 수도 있답니다. 채택된 질문은 [문화+서울]에 게재되며, [문화+서울]을 1년 동안 보내드립니다.

아프리카의 문화예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자칭 문화예술 애호가(?)입니다. 최근에는 좀 더 시야를 넓히고자 여러 나라의 문화와 예술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곳의 문화와 예술은 신선함으로 다가옵니다. 더 알고 싶고 배우고픈 욕망이 커지는데 특히 아프리카 대륙의 문화와 예술이 그렇습니다. 최근 미디어를 통해 매력을 알게 된 쿠바도 아프리카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니 그 궁금증은 더욱 커집니다. 한국에는 아프리카의 문화예술 자료가 부족한 거 같아 아쉽습니다. 혹시 예술적 상담소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문화예술은 상호작용하며 변화한다

안녕하세요. 나모리 이영용입니다. 저는 서아프리카 공연예술단 바라칸(Barakan)의 음악감독입니다. ‘만데’ 또는 ‘만뎅’이라고 불리는 서아프리카 옛 말리왕국 문화권의 음악을 주로 연주하며, 아프리카 각 문화권의 음악과 예술에 대해 연구하고, 특히 우리나라에 아프리카의 문화와 예술을 알리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문화와 예술이라는 주제로 지면을 통해 인사드리게 되어 영광입니다.
질문 중 “익숙하지 않은 곳의 문화와 예술은 신선함으로 다가옵니다”라는 문장을 읽으며, 제가 아프리카 음악에 매료되어 아프리카를 알아가기 시작할 때의 감흥이 여러 감정과 함께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이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 느끼는 호기심은 지식을 확장하고, 재구성된 지식 체계를 통해 생각은 이전과 다른 변화를 맞게 됩니다. 문화와 예술도 이와 같습니다.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이 성장하고 변화하듯, 문화도 여러 이유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이것을 문화접변(Acculturation)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문화접변은 동등하고 우호적인 흐름 속에서 일어나기도 하지만, 침탈과 지배를 통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서구의 아프리카 침략이 쿠바 등 제3세계 문화를 변화시킨 것이 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문화와 예술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문화(Culture, 文化)란 한 사회의 주요한 행동 양식이나 상징 구조’, ‘예술(Art, 藝 術) 문화의 한 부분으로, 예술 활동과 그 성과의 총칭’. 문화를 사회의 총체적인 생활양식으로 정의한다면, 상이한 집단의 문화 차이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다원주의적인 개념일 것입니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문화나 예술에 관한 자료는 다른 문화권에 비해 매우 적습니다. 아프리카 문화에 대한 인식과 연구가 부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침탈의 역사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아프리카를 구호의 대상으로 여기게 하여 그 기회를 잃게 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문화는 역사적 산물이며, 인간의 권력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도 있습니다. 자민족중심주의, 선민주의 등을 떠나 다양한 가치관을 인정하는 관점에서 아프리카의 문화와 예술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건전한 세계관으로 바라보기

그럼 이제, 아프리카의 역사를 따라 음악을 예로 들어 아프리카의 문화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자신들이 생활하던 곳을 떠나 아프리카 밖, 특히 신대륙에 이주하게 된 것은 16세기에 유럽인들에 의해 자행된 노예무역 때문입니다. 노예무역은 단순히 아프리카 사람들을 신대륙으로 이동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문화 전반을 함께 신대륙에 전해주었습니다. 사람이 이동하면 자연히 그들의 생각, 종교, 문화, 예술 또한 함께 이동합니다.
아프리카 음악이 다른 문화권의 그것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폴리’라고도 불리는 폴리리듬(Polyrhythm)입니다. 유럽 음악과 비교하면 그 차이점을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폴리는 각각 다른 리듬(박자의 개념을 포함한)이 동시에 진행되는 음악을 의미합니다.
아프리카 음악은 유럽 음악에 비해 리듬이 더 진보했습니다. 그 대신 화성적인 발전은 유럽 음악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아프리카 음악과 달리 유럽 음악은 왜 화성이 복잡하게 발달했을까요? 유럽 음악의 뿌리는 중세 교회 음악입니다. 그 시대 사람들이 생각했던 좋은 음악이란 천사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이었습니다.
교회 밖에서 사용하는 타악기, 현란한 리듬은 세속적이란 이유로 거부했습니다. 때문에 유럽 음악에서 리듬은 단순한 형태에 머물러 있었으며, 대신 음악의 변화를 주기 위해 화성이 복잡하게 변화했습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에 의해 전해진 리듬적인 특징과 춤, 유럽 사람들의 악기와 화성이 만나 남미에서 새로운 형태의 음악이 생겨납니다. 남미 음악에는 유럽 음악과 달리 다양한 타악기 리듬이 사용됩니다. 그중 쿠바를 중심으로 연주되는 음악을 아프로쿠반(Afro-cuban) 음악이라고 부릅니다.
남미 음악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클라베(Clave) 리듬은 서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 음악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 음악의 리듬 전통을 이해하는 것은 이에 영향을 받은 새로운 음악들의 리듬 기원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문화와 예술로서의 음악은 각 집단의 내러티브, 미술, 춤 등과 분리하여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 아프리카 대륙은 넓습니다. 아시아의 한국과 중국의 문화가 각각 고유한 것처럼, 아프리카 내에서도 상이한 문화들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따라서 그 특징을 간단히 설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문화란 우열로 규정지을 수 없는 인류 가치라는 것입니다. ‘건전한’이라고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는 세계관으로 접근할 때, 아프리카의 더 많은 가치를 읽을 수 있으리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답변 나모리 이영용_서아프리카 공연예술단 바라칸(Barakan)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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