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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호

컨트리뷰터


최근 할머니께 생긴 루틴이 있다. 바로 매주 수·금·일요일 리움미술관에 가는 일이다. 수요일에는 춤을 추러, 금요일과 일요일에는 노래하러. 어릴 적부터 춤과 노래에 재능을 보여 예술계에 종사하는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 뛰어난 선생님 밑에서 수학하며 청년기를 보내고 결국엔 거장으로서 리움미술관에서 퍼포머로 나서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결단코 아니다. 할머니는 먹고살기 바빠 취미로만 춤과 노래를 즐기신 편에 속한다. 그런 할머니가 리움미술관에 가게 된 계기는 때마침 관련 경력이나 경험이 없어도 시니어를 우대하는, 혹은 그런 시니어도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이다. 리움에 가는 아침이 되면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머리를 돌돌 말고 아침드라마를 보신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낮 동안 어떤 사람들과 마주했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낱낱이 알려주신다. 처음 보는 표정을 하곤 말이다.

최근 문화예술 활동에 더 자주, 다양하게 참여할수록 생물학적 나이가 젊고 노화 속도가 느려진다는 연구를 마주했다. 요즘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 그 연구가 맞는 말 같다. 그 좋아하는 걷기 운동을 할 때보다 훨씬 더 웃음이 많아지셨다. 재능을 표출하는 기쁨을 떠나, 춤을 추고 노래를 하며 생전 마주칠 일 없을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걸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그 기쁨이 정점을 찍은 건 마지막 공연을 리움미술관 로비에서 선보였을 때다. 미술관이 쉬는 월요일 3시, 누가 올까 했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할머니, 아니 '언니'들의 잔치를 축하했다.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그 유명한 첫 문장을 각자의 방식으로 견뎌온 70세 안팎 할머니들의 노래와 몸짓은 흥겨웠으며, 너무나 '날 것'이어서 그 세련된 리움미술관 로비에서 이래도 되나 싶었다. 문화예술계 종사자의 마음과 할머니 손주로서의 마음이 문득문득 충돌했지만, 어쨌든 할머니가 행복하시다면야.

후일담. 할머니의 지인들이 어떻게 알고 그런 프로그램에 신청했냐고들 많이 물어보셨단다. 비법은 바로 서울의 문화예술과 서울문화재단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두려워하시지 마시고 용기 내서) 신청해보기다. 당장 6월에 있을 '대-락로 캠페인'을 위해 구 동숭아트센터, 현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에 한번 와보는 건 어떠실지, 옛 추억을 되살려 대학로를 방문해보시기를 추천해드린다. 조금 더 건강해지기 위해서라도.

나혜린 서울문화재단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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