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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S+

6월호

예술인 아카이브


송창현
b.1996
국악/연희
2026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양천 <[예술on] 다시 만나는 소리> (예정)
2026 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인지원
2025 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지원

전통 연희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공연자이자 창작자 송창현(냄뚜)입니다. 저는 연희를 중심으로 공연을 만들고 있고, 그중에서도 상모를 주력으로 한 전통 연희의 움직임과 리듬을 지금 시대의 감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거리 공연부터 극장 공연, 밴드 활동까지 다양한 형태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단순히 전통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즐기고 가까워질 수 있는 방식의 연희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계속 작업하고 있습니다.

일곱 살 때부터 풍물과 연희를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상모를 접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기술적으로 잘 돌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상모 안에 있는 움직임과 감정, 에너지가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공식적으로 창작을 시작하게 된 건 2025년 공연을 준비하면서였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내가 왜 상모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깊게 고민한 것 같습니다. 단순히 전통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제 감정과 고민을 연희 안에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전통 장단과 현대적인 사운드, 상모의 회전과 몸의 움직임을 섞으면서 저만의 언어를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스스로를 단순 공연자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연희를 잘 보여주는 사람, 잘 표현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이 “처음으로 국악이 재밌다고 느꼈다”, “이상하게 울컥했다”, “상모가 저렇게 멋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같은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제가 단순히 기술을 보여주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의 감정이나 기억을 움직이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공연을 준비하면서 혼자 연습실에 남아 음악과 움직임을 계속 바꾸고 고민하는 시간을 반복하다보니, 결국 예술가는 자기 안의 질문을 끝없이 꺼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조금씩 스스로를 창작하는 사람이라고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REBORN: 전통과 현대의 충돌> 공연 모습

대표작으로는 지난해 제작한 <REBORN: 전통과 현대의 충돌>이 있습니다. 상모의 소리를 중심으로 전통과 현대가 충돌하고 다시 연결되는 과정을 무대 위에서 풀어낸 공연입니다. 전통 연희의 장단과 움직임을 기반으로 하지만, 현대적인 사운드와 퍼포먼스를 결합해 지금 시대의 감각으로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또 퓨전 연희 밴드 ‘오름새’ 활동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밴드 사운드 안에 전통 연희를 녹여내면서 공연장뿐만 아니라 거리와 축제 현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모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으로 소셜미디어 콘텐츠도 꾸준히 만들고 있습니다. 상모를 어렵고 낯선 전통으로 보여주기보다, 춤이나 음악, 일상의 움직임과 연결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요즘은 상모의 회전 궤적이나 몸의 흐름 자체를 하나의 움직임 언어처럼 확장하는 작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것 같습니다. 억지로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제 안에서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계속 들여다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생각이 복잡할 때는 이어폰도 빼고 조용한 길을 오래 걷곤 하는데요. 그렇게 걷다 보면 문득 떠오르는 장면이나 리듬, 움직임이 있습니다. 어떤 날은 상모의 궤적이 떠오르기도 하고, 어떤 날은 장단이나 노랫말 한 구절이 갑자기 생각나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순간을 메모해두었다가 곡을 만들고 움직임을 연결하면서 작업으로 발전시키는 편입니다.

요즘은 웹툰을 정말 자주 봅니다. 특히 옛 우리 문화를 배경으로 하거나 무협지 스타일의 웹툰을 좋아하는데요. 사극풍 안에서 나오는 말투나 캐릭터들의 표현, 공간의 느낌 같은 걸 보면 국악이나 연희와 연결되는 부분이 많다고 느껴집니다. 특히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기운이나 움직임, 긴장감 같은 것들을 보면서 공연 장면을 상상하기도 합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는데, 단순 재미를 넘어서 근래의 작업 아이디어에도 은근히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연희, 그중에서도 상모를 단순한 전통 기술이 아니라 하나의 움직임 언어처럼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아직도 다양한 곳에서 공연을 하다 보면 상모를 모르시는 분도 꽤 존재하곤 합니다. 더불어 연희라는 단어조차 아직 익숙하지 않고 낯선 우리 문화로 느끼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전통 연희 안에는 정말 강한 에너지와 리듬, 몸의 감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공연뿐 아니라 음악, 영상, 거리예술, 영상 콘텐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상모와 연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상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도 있습니다. 단순히 유명해지고 싶다기보다는, 제가 만든 움직임과 공연이 누군가에겐 새로운 감각, 새로운 자극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정리 나혜린 서울문화재단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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