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서울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검색 창
  • 인스타그램

서울시 동대문구 청계천로 517

Tel 02-3290-7000

Fax 02-6008-7347

문화+서울

  • 지난호 보기
  • 검색창 열기
  • 메뉴 열기

FOCUS+

6월호

사람 우리 시대 연출가 5인에게 묻는
'연극의 질문들'

대학로극장 쿼드가 마련한 <쿼드, 연극의 질문들: 진화하는 텍스트>는 연극의 미학적 진화를 이끌어온 거장 5인의 무대를 집약한 프로젝트다.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며, 레퍼토리의 재공연을 넘어, 거장들이 오랜 시간 축적한 예술적 실천을 바탕으로 오늘날 현대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실험의 장을 마련한다.

❶ <쿼드, 연극의 질문들: 진화하는 텍스트>에 함께하게 된 계기
❷ 공연할 작품을 말한다면
❸ 대학로의 추억과 의미
❹ 우리 사회에서 연극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나
❺ 당신에게 연극이란

김아라
❶ 함께하게 된 계기

지난 몇 년간 '유적지' 연작을 선보였고 미술관·박물관에 초청받아 퍼포먼스 중심으로 공연했는데, 지난해부터 매력적인 블랙박스에서 관객과 아주 긴밀하게 소통하는 작품을 해 볼까 생각했습니다. 때맞춰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제안해주셔서 흔쾌히 수락했지요.

❷ 공연할 작품

작품 제목은 '더 사운드 오브 맥베스The Sound of Macbeth'입니다. 영어로 표기를 하게 된 배경은 이 '사운드sound'라는 단어 때문이지요. 맥베스의 그 유명한 독백, "Sound and the fury"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소리와 분노라는, '맥베스'를 푸는 열쇠 같은 핵심 키워드이자 매우 심리적인 표현입니다. '부질없는 소리', '헛소리'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인간의 부질없는 헛소리를 가장 아름답게 읊어대는 셰익스피어의 언어적 아이러니는 그간 별 관심사가 아니었지요. 하지만 이제 저는 이것을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매우 음악적으로요.

❸ 대학로의 추억과 의미

제게 대학로는 고향이지요. 이곳에서 연극을 시작했어요. 마로니에 공원을 지날 때면 저는 자주 옛날의 제 모습을 봅니다. 벤치에서 졸고 있거나 누군가를 기다리던 장면들이요. 내게 재능 있는 많은 이들을 선물로 주셨고 함께 일하게 했으며, 기쁨과 슬픔, 분노와 아쉬움투성이었지만 때로 큰 위로가 돼준 곳이지요. 늘 환하고 빛나는 곳, 제게 대학로는 그래요.

❹ 우리 사회에서 연극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나

단순히 '왜?'라는 질문이 참 좋지요. 세상은 변치 않지만 그래도 끝까지 '왜'라는 질문을 버릴 수 없는 질문들을 찾아야 합니다. 이를테면 전쟁이나 학살 같은... 이번에 공연할 <더 사운드 오브 맥베스>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의무적이거나 상투적인 해답을 강요하는 질문은 삼가는 게 좋겠지요?

❺ 당신에게 연극이란

처음부터, 그리고 지금까지 연극은 저에게 유희입니다. 나를 위한 유희고, 나와 함께하는 매우 특별한 사람들과의 유희고,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많은 이들과 나누는 달콤한 케이크 같은 유희지요. 권위주의, 엄숙주의는 딱 질색입니다. 단, 우리가 사는 세상이 비극이라서 늘 비극만 다루게 되네요. 코로나19라는 질병이 휩쓸고 간 것이 불과 얼마 전인데, 이젠 인간들이 서로 죽이느라 발광 중이니 말입니다.

<The Sound of Macbeth>
8월 8일부터 13일까지 | 대학로극장 쿼드
출연 정동환·김성녀·송용진 | 연출 김아라 | 무대디자인 박동우 | 움직임 디렉터 박호빈

김광보
❶ 함께하게 된 계기

저는 연극이 동시대와 질문을 주고받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쿼드, 연극의 질문들>은 단순히 작품을 올리는 기획이 아니라 시대와 인간을 함께 바라보려는 시도로 느껴졌습니다. 빠르게 소비되는 이야기들 속에서 연극이 끝내 붙잡아야 할 질문들, 그것을 환기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❷ 공연할 작품

어떤 작품을 무대에 올리면 좋을지 아직 고민하고 있습니다. 연극을 통해, 무대를 통해 오늘의 관객께 어떤 질문을 드릴 수 있을지, 다가오는 9월 <쿼드, 연극의 질문들>을 기대해주시기를 바랍니다.

❸ 대학로의 추억과 의미

제게 대학로는 공연을 올리는 공간을 넘어 연극이 사람과 어떻게 만나는지를 배우게 한 현장입니다. 수많은 실패와 반복 속에서 결국 남는 것은 무대 기술이 아니라 배우의 존재라는 사실을 체득한 곳이기도 합니다. 화려한 장치보다 중요한 것은 배우의 숨, 침묵 그리고 무대 위에서 흘러가는 시간입니다. 대학로는 익숙하지만 여전히 긴장을 요구하고 지금도 계속 질문을 던지는 현재의 현장입니다.

❹ 우리 사회에서 연극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나

연극은 답을 주는 예술이 아니라 질문을 남기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판단하고 소비하는 시대일수록 연극은 그 속도를 잠시 늦추게 해야 합니다. 사람을 옳고 그름으로 나누기보다 왜 그런 선택에 이르렀는지, 무엇이 그를 흔들었는지를 끝까지 바라보는 것. 그 과정에서 관객이 자신의 삶과 타인의 고통을 함께 응시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연극의 역할이라고 믿습니다.

❺ 당신에게 연극이란

처음 연극은 거창한 예술이라기보다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배우 한 사람의 몸과 목소리만으로 관객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전부였습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더욱 분명해진 것은, 연극이 느린 예술이어야 한다는 믿음입니다. 감정과 침묵 관계의 흔들림을 끝까지 바라보는 일.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계속 질문하는 일. 그것이 지금도 제가 연극을 하는 이유입니다.

김우옥
❶ 함께하게 된 계기

이번에 공연할 <혁명의 춤>은 1976년 뉴욕 소호에서 초연한 작품입니다. 가난한 실험극은 비싼 프로시니엄 무대 대신 값싼 공간들을 무대로 삼았지요. 블랙박스 극장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랙박스는 관객과 무대를 가깝게 만날 수 있게 해줬지요. 50년이 지난 이 작품을 서울에서 가장 멋진 블랙박스 극장인 쿼드에서 재연하는 것은 제 소원이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그 소원을 이루게 됐네요.

❷ 공연할 작품

연극이라면 이야기, 즉 서사가 있기 마련입니다. 주인공이 있고, 인물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혁명의 춤>에는 서사도, 주인공도 없습니다. 혁명과 관련된 여덟 개의 짤막한 상황이 있을 뿐입니다. 그 상황들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그리고 등장하는 인물들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심지어 작가도 모르죠. 상황과 인물을 파악해야만 이 연극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의미적인 접근보다는 장면 속에 반복되는 대사, 배우들이 반복하는 동작, 소리 등 형식(구조)에 주목하기를 권합니다.

❸ 대학로의 추억과 의미

대학로를 거닐다보면 어느 골목에서나 아는 얼굴들과 마주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모두 연극 하는 선배·동료·후배·제자들이었지요. 문자 그대로 '연극동네'였습니다. 그런 분위기가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혜화역 일대 반경 1킬로미터 안에 160여 개의 크고 작은 극장이 몰려 있다고 합니다. 세계 어디에서도 100개 넘는 극장이 한곳에 몰려 있는 지역을 본 일이 없는데 말이죠. 그 숫자가 맞다면, 이 동네를 잘 정비해 관광상품으로 만든 뒤 기네스북에 올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❹ 우리 사회에서 연극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나

저라면 연극에서 어떤 질문을 받고 싶지 않습니다. 연극이 내게 생각할 거리를 주고 음미할 극적 순간들을 제공해준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우니까요.

❺ 당신에게 연극이란

연극을 하겠다고 덤벼든 때에 연극은 내게 삶 전체인 듯한 존재였습니다. 지금은 헤어진 지 오래된 연인의 씁쓸하면서도 애잔한 추억 같다고나 할까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다시 옛날의 정열을 되찾고 싶달까요. 하지만 과연 가능할까요?(웃음)

<혁명의 춤>
10월 28일부터 11월 8일까지 | 대학로극장 쿼드
연출 김우옥

이성열
❶ 함께하게 된 계기

연극의 메카 대학로,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부에 위치한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연극의 본질과 의미에 관해 묻고 고민하는 특별 기획을 마련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신박한 기획전에 초대해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❷ 공연할 작품

저와 극단 백수광부가 참여하는 작품은 <화염>입니다. 레바논 출신 작가 와즈디 무아와드Wajdi Mouawad가 쓴 희곡으로, 레바논 땅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난민과 기독교 민병대 사이의 끝없는 증오와 학살의 아픈 현대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분쟁, 난민, 폭력의 문제를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 왕'의 서사와 절묘하게 엮으며 21세기에 되살아난 신화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또한 2010년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돼 2011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지명됐고,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국내 관객에게는 영화 <그을린 사랑>으로 소개돼 큰 주목을 받았고요.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그 위협에서 안전하지 않습니다. '이 끝없는 증오와 혐오의 사슬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이 작품을 선보입니다.

❸ 대학로의 추억과 의미

대학로는 연극인의 꿈터이자 일터이자 놀이터입니다. 대학로는 시민이 맛있게 먹을 문화의 빵을 굽는 문화빵굼터이고요. 대학로에서 포스터를 붙이다 즉결을 네 번 받았고, 숱한 밤을 술에 취해 공원과 극장 그리고 빈집에서 잠을 잤고, 사랑하는 멋진 사람들과 만나고 설레고, 그러다 죽는 모습들도 보는... 대학로는 제게 그런 곳입니다.

❹ 우리 사회에서 연극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나

연극은 인간과 사회를 되비추는 거울입니다. 그런데 인간과 사회는 계속 변화합니다. 그러니 연극도 계속 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변화하는 존재와 의미를 계속 추적하고 그려내는 것이 바로 연극의 할 일이겠지요.

❺ 당신에게 연극이란

태어나서 하고 싶은 유일한 일이었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방황하던 추운 겨울날, 손에 쥐어진 소주병의 차고 단단한 느낌. 그 확실한 느낌으로 살고 싶었고, 무대에서 그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그 느낌을 위해 무대로 향합니다.

<화염>
11월 14일부터 12월 6일까지 | 대학로극장 쿼드
출연 예수정·황선화·강해진·박완규·정만식 등 | 연출 이성열 | 무대디자인 이태섭

한태숙
❶ 함께하게 된 계기

새삼, 작업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지난해 쿼드에서 공연하기로 한 계획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터라 올해 올릴 쿼드에서의 무대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❷ 공연할 작품

<서안화차>는 제가 오래전에 쓴 희곡으로, 제 작품 중에서도 비교적 여러 번 공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베세토 연극제와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에 초청 공연으로 참가했고, 제 작품 중에서 비교적 관객이 많았던 공연이기도 합니다.

❸ 대학로의 추억과 의미

우습게도 저는, 대학로 초입에만 들어서도 가슴이 울렁입니다. 제가 경험한 대학로의 극장들을 바라보면, 공연한 기억들이 되살아납니다. 함께한 배우들이며 스태프들을 보고 싶어 하기도 하지요.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과 대극장, 동숭아트센터... 가족을 잃은 뒤에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느끼게 되는 기쁨에 죄의식이 느껴져 대학로 출입이며 연극을 끊긴 했으나, 대학로는 여전히 연극의 품 안으로 여겨지고 제 유일한 외출의 목적지이기도 합니다.

❹ 우리 사회에서 연극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나

영화나 음악·미술·무용을 비롯한 모든 장르의 예술에 관한 질문은 우리가 왜 예술을 사랑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주진 않지만, 우리가 왜 삶을 고민하고 욕망하며 절망하게 되는지 동의를 구하곤 합니다. 때론 그 방법이 너무 거칠거나, 또는 너무 달짝지근하거나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해도 되는 거야?' '이러면 안 되지 않아?' '그냥 즐기는 것도 벗어나는 거야!' 하는 제안을 하게도 되죠. 연극이 의식적으로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문자답해보곤 합니다.

❺ 당신에게 연극이란

교육열이 과한 제 어머니 덕이기도 하고 탓이기도 합니다. 손 귀한 집에서 딸만 내리 낳은 어머니는, 딸들이나마 잘 키우는 것으로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셨는지 특히 제가 매달 학교에서 열리는 글짓기대회에서 수상하기를 바라곤 하셨습니다. 다행히 저는 거의 매달 시상대에 오르곤 했죠. 국군 장병에게 쓴 편지를 받은 군인이 학교로 찾아와서 당황한 기억도 있는데요. 그저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 쓴 글인데 다른 사람이 반응을 보이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드라마센터에서 올린 공연을 보게 됐습니다. 아마 <생일파티>로 기억합니다. 유덕형 선생님 연출이었죠. 쇼킹했고,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공연이었어요. '이게 뭔가?' 싶어서, 세 번을 봤습니다. 어떤 공연은 극장 문을 나서서 혼자 돌아가고 싶은가 하면, 또 그 반대의 기분을 느끼게도 하죠. 부디 이번에 쿼드에서 공연되는 다섯 편 작품이 다시 보고 싶은, 인상 깊은 공연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서안화차>
12월 16일부터 27일까지 | 대학로극장 쿼드
연출 한태숙 | 무대디자인 이태섭 | 조명디자인 김창기
위로 가기

문화+서울

서울시 동대문구 청계천로 517
Tel 02-3290-7000
Fax 02-6008-7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