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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 OF SEOUL

6월호

페이퍼로그 "데이터에 말을 걸 때"
조소현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정보팀장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공연정보팀장으로 근무하고 계시지요.

공연정보팀은 공연 분야 데이터를 수집·가공해 통계를 제공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을 운영하며 공연 일정, 예매·판매 현황 등 공연시장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공연예술조사 등 기초자료를 생산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시장 변화를 읽을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공연 분야에 이처럼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축적되는 데이터가 드물기에 현장과 정책·연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일이 공연정보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전에는 시각정보팀에서 미술 분야 정보 수집과 시스템 운영을 담당했는데요. 돌이켜보면 공연과 미술이라는 분야는 달랐지만, 예술 현장의 정보를 체계화해 공공 데이터로 만들고 현장과 정책에 연결하는 일을 꾸준히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몸담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국책 연구기관에서 조사·연구 업무를 담당하다 우연히 예술 분야 조사·연구 담당자로 센터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입사 후 처음 맡은 업무가 공연예술조사였지요. 지금 공연 데이터를 다루고 있으니, 약 10년 만에 첫 업무와 다시 만난 셈입니다. 당시만 해도 예술 분야에서 데이터 기반 논의는 지금보다 훨씬 낯설었습니다. 제가 이 직무에 매력을 느낀 이유도 그 지점이었습니다. 연구기관에서 쌓은 조사·분석 경험을 예술 분야에 접목해 기초자료를 만들고, 그것이 현장과 정책의 판단 근거가 되도록 기반을 만드는 일에 의미를 느꼈습니다. 예술의 가치를 숫자로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는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시각예술과 공연예술 현장을 두루 경험하며 바라본 예술시장은 어떻게 같고 또 다른가요.

'예술시장'이라는 범주에 있지만 두 분야의 작동 방식은 꽤 다릅니다. 다만, 예술의 가치는 거래 금액이나 관객 수만으로 설명할 수 없기에 쉽게 수치화하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창작·향유·유통의 맥락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는 영역입니다. 차이점은 명확합니다. 공연예술은 특정 시공간에서 관객과 만나는 '경험재' 성격이 강해 공연 기간, 좌석 수, 예매율 같은 시간 단위 데이터가 중요합니다. 반면 시각예술은 제작부터 전시, 유통, 소장, 재판매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작품이 소유·이전되는 방식 자체가 시장 구조를 형성합니다.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데이터라도 어떤 맥락에서 해석할지가 중요합니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시장을 보면 최근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장르 간 경계가 흐려지고 기술과 결합한 융복합 사례가 늘면서 기존 분류 체계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활동이 많아졌습니다.

데이터를 통해 예술시장의 변화를 체감한 경험이 있다면요.

2008년 미술시장 조사가 시작된 이후 국내 미술시장은 성장과 침체를 반복해왔습니다. 그 흐름 아래 시각정보팀에 근무할 당시 키아프KIAF와 프리즈FRIEZE 서울이 공동 개최됐습니다. 국내 미술시장 확대가 정점에 이르던 시기였지요. 실제로 관람객 증가, 새로운 소비층 유입, 소셜미디어 확산 등 여러 변화가 동시에 나타났고, 시장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인상 깊은 점은 이후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든 뒤에도 관람객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는 사실입니다. 거래는 줄더라도 미술에 대한 관심과 향유는 계속된다는 의미로 읽혔습니다. 단기 유행을 넘어 소비 기반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었고요. 개인적으로는 그 시기가 미술시장에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숫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예술시장만의 특성이라면 무엇일까요.

예술시장 데이터를 볼 때 가장 경계하는 건, 숫자를 단순한 증가와 감소로만 해석하는 일입니다. 거래액이 줄었다고 관심이 식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관람객이 늘었다고 곧바로 구매 확대로 이어진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숫자는 현상을 보여주지만, 그 이유와 맥락은 별도로 읽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늘 '데이터에 말을 걸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왜 늘었는지, 왜 줄었는지, 당시 어떤 환경 변화가 있었는지 질문을 던지다보면 숫자만으로는 보이지 않던 의미가 드러납니다. 그 과정이 데이터 분석의 핵심이자 예술시장 데이터를 다루는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시장에서 데이터의 '진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데이터를 단순히 유통이나 홍보 효율을 높이는 도구로만 보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역할은 시장의 변화와 흐름을 가시화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 현장에는 이미 관계자들이 감지하고 있는 변화가 있습니다. '관객층이 달라졌다', '특정 장르 관심이 늘었다' 같은 감각이죠. 데이터는 이런 경험을 객관적인 근거로 바꾸고 함께 논의할 수 있게 합니다. 때로는 현장에서도 미처 인식하지 못한 새로운 흐름을 발견하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흐름을 읽기 위해 특히 주목해야 할 데이터가 있다면요.

공연과 전시처럼 장르 특성이 뚜렷한 예술시장을 하나의 지표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창작 방식과 유통 구조, 향유 방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특정한 수치보다 장르별 맥락 속에서 관객 행동, 소비 패턴, 유입 경로, 예매·거래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생산하는 장르별 보고서와 리포트, 관련 시스템을 함께 참고하면 좀 더 입체적으로 흐름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의 향후 계획과 개인적인 바람이 궁금합니다.

지금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공연정보팀 데이터와 예술경영지원센터 자료가 현장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현재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예술 분야 데이터는 현장을 설명하고 정책을 설계할 때 판단을 돕는 기초가 될 수 있습니다. 데이터가 단순한 통계에 머무르지 않고, 현장에서 필요한 순간 실질적으로 활용되는 자료가 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에 나서기보다 현장과 정책 사이에서 필요한 근거를 잘 연결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박채림 [문화+서울] 에디터  |  사진 Studio K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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