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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12월호

문화로 연결한 시민의 사랑방
2013-2023

시민청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지난 10년을 몸소 경험하고 차근차근 기록해온 김상원 팀장이 그간 품어온 소회를 전했다.

서울시청 신청사 건축 과정에서 발견된 군기시 터의 유구와 유물을 전시한 군기시유적전시실

시민청은 2013년 1월 12일 서울시청사 지하 1·2층에 8,150m2 규모로 개관했다. 지금은 여러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시민 주도 공간이 많이 생겨났지만, 당시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모델이었다. 현재 각지에 있는 시민 주도 공간 모델의 초석이 시민청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오는 2023년 12월 31일 시민청 위탁 운영 종료를 앞두고 있다. 그리고 시민청은 2024년 10월 공간 운영을 종료하고 서울시정 홍보를 위한 공간으로 전면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다만 서울시 관련 규정에 따라 동일 기관은 최장 연속 10년까지 위탁 운영할 수 있기에 서울문화재단은 개관한 지 꼬박 10주년을 맞이한 지금, 특별한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소규모 공연이 열리는 바스락홀

다양한 정책 토론과 주요 행사가 열리는 태평홀

하나,
최초이기에 특별했던 개관
시민청은 2012년 3월 5일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다음 해인 2013년 1월 12일 개관했다. 신청사 건립 막바지에 고심하던 서울시는 계획 중에 있던 시정홍보관 서울시티갤러리(서울홍보관)를 대신해 청사 내 시민을 위한 복합적인 소통 공간을 염두에 두게 됐다. 서울시티갤러리는 시정 홍보 위주의 일방적인 소통에 국한될 수 있고, 기존의 공공 청사가 사무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공간이라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최우선 과제로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비움과 유연성 있는 공간이라는 방향을 설정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민 소통 공간을 목표로 내세웠다.
개관 당일 하루에만 1만 명 넘는 시민이 시민청에 방문해 함께 축하했다. 개관 전부터 새로운 서울시청사 내에 오직 시민을 위한 공간이 조성된다는 이슈가 연이어 발표된 만큼, 시민청은 서울시민에게 한동안 가장 재미난 공간이 됐다. 개관 당일에는 특별한 행사보다는 간소화된 제막식을 진행하고, 모든 공간에서 시민 주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한마음살림장>, <활력콘서트>, <사랑방워크숍>, <바스락콘서트> 등 시민이 만들고 시민이 함께 즐기는 소통 프로그램으로 시민청이 가득 찼다. 가장 특별한 프로그램은 시민청 <작은 결혼식>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 결혼식으로, 개관일에 맞춰 <작은 결혼식>의 취지를 밝히고 참여자를 공개 모집했다. 고심 끝에 당시 25세 동갑내기 서현진&권명준 씨가 1호 커플로 시민청 태평홀에서 결혼식을 진행했는데, 방문한 모든 시민이 함께 축하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사랑방워크숍 도시사진전 풍경
둘,
모든 시민이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곳
<활력콘서트>와 <사랑방워크숍 도시사진전>은 2013년 개관부터 시작해 2023년 올해까지 지난 10년 동안 멈추지 않고 지속된 대표 프로그램이다.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시민예술가가 주도하고 시민이 관람한다는 것이다. <활력콘서트>는 매년 공개 오디션으로 선정된 시민청예술가가 많게는 매일, 적게는 매주 이틀(화·목요일) 점심시간에 공연했다. 그동안 613여 명의 시민청예술가가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공연했다.
<사랑방워크숍 도시사진전>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시민작가가 두 달 동안 서울 곳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촬영한 탐사 사진을 전시로 발표하는 프로그램이다. 첫해 전시는 시민청에서 열렸고, 마지막인 올해는 코엑스 라이브플라자에서 진행했다. 사진의 퀄리티도 훌륭하고, 참여 시민작가의 도전정신도 대단하다. 전시 기간 어느 시민작가의 가족이 찾아와 건넨 “우리 엄마가 이렇게 멋진 작가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말을 잊을 수가 없다. 이 모든 과정이 시민청이기에 펼쳐질 수 있었다. 모든 시민은 시민청에서 예술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시민청예술가가 참여하는 활력콘서트

셋,
작지만 뜻깊은 나만의 작은 결혼식
앞서 이야기한 1호 커플 이후에도 시민청 <작은 결혼식>은 한동안 새로운 결혼식 문화를 선도했다. 그리고 이러한 결혼식 이벤트로만 끝나지 않고 <부부교육>이라는 새로운 소통 교육을 추가해 의무로 이수하도록 했다. ‘스몰 웨딩’ 열풍과 함께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결혼식장으로 인기가 높아 한때 경쟁률이 30 대 1에 이르기도 했다. 결혼식은 취지에 맞게 축의금을 제한했고, 시민청에서 선정한 업체와 최저 예산으로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게 했다. 특히 2015년 가을, 사과농장 아들 부부가 결혼식에 꽃장식 대신 사과를 가득 올려 장식한 풍경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새로운 결혼 문화를 선도한 시민청 <작은 결혼식>을 통해 2019년 코로나19 창궐 전까지 총 203커플이 탄생했다.
작은 결혼식과 예비부부 교육
넷,
시민을 위한 기획은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청은 가장 많은 시민 거버넌스 모델을 만들고 함께 협력해 운영했다. 다만, 처음에는 일반적인 자원활동가 성격의 ‘시민청 서포터즈’를 기본으로 운영했다. 그러다 1년 뒤인 2014년, 시민청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더욱 선진화된 시민 거버넌스를 기획했고, 거기서 만들어진 결과가 ‘시민기획단’이다. 또한 자체 운영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소통’, ‘동행’, ‘광장’, ‘갤러리’ 총 4개 분과로 분리해 매년 30~50여 명의 시민기획단을 선발했다. 높게는 경쟁률이 30 대 1에 이를 만큼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부모부터 자식까지 세대가 함께 서울시청에서 시민을 위해 활동한 것이다.
기획단은 분과별 활동 외에도 <모두의 시민청>과 각각의 캠페인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시민청을 서울시 대표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데 이바지했다. 무엇보다 어떤 금전적 보상이나 지원 없이 자원 활동만으로 만들어진 결과이기에 더욱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시민기획단에 참여한 인원은 10년 동안 총 525명이다. 이후에는 ‘공동운영단’, ‘시민디렉터’까지 추가로 만들어 더 많은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함께할 수 있게 했다.

2022년 시민디렉터 기획 프로그램

2014년 시민기획단 기획 전시

다섯,
권역형 제2시민청 개관
2018년 4월 28일, 서울시청사 내 최초의 시민청이 문을 연 지 5년 만에 권역형 시민청을 동북권에 개관했다. 이 역시 서울시청 시민청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서울문화재단이 서울시 위탁 사업으로 시작한 것이다. 서울시는 우이신설선을 개통하면서 솔밭공원역사 내 지상 2·3층으로 조성된 공간을 활용해 제2시민청을 개관했다. 독특한 것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1동은 강북구 우이동, 2동은 도봉구 쌍문동에 조성했다는 점이다. 아마도 지역적 안배를 목적으로 했을 것이다.
그 모태가 시민청이기에 활짝라운지·워크숍룸 등 공간 명칭도 비슷했고, <활력콘서트>, <사랑방워크숍>과 같은 시민청 대표 프로그램도 동일하게 운영됐다. 그리고 지역 특성을 고려해 어르신이 참여하는 <할머니 동화책>, 지역 어린이 대상 <수요창작소> 등 맞춤형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마스터플랜은 제5시민청까지 계획했으나, 아쉽게도 제2시민청에서 끝났다. 그리고 서울문화재단에서 2020년 12월까지 위탁 운영한 삼각산시민청도 올해를 마지막으로 운영을 종료한다.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 앞에 개관한 제2시민청

마지막, 지난 10년의 기록
올해 8월을 기점으로 시민청에 약 1,519만 명, 일평균 약 4,500명이 다녀갔다. 프로그램은 총 8,784건, 참여자는 약 482만 명이다. 수치로만 봐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밝히는 사실은, 서울문화재단 직원도 총 76명이 이곳을 거쳐갔다는 것이다. 당초 시민청 운영을 왜 서울문화재단이 맡아야 하는지 여기저기서 물음이 많았다. 이유는 당연하다. 시민과 시민을 연결하는 데 가장 좋은 촉매제가 ‘문화’이기 때문이다.

시민기획단이 준비한 <모두의 시민청>

지금까지 10년의 시민청을 기록한 저는 서울문화재단 시민청팀장 김상원입니다. 저는 서울문화재단 시민팀에 처음 입사해 돌고 돌아 지금은 시민청팀장으로 공간의 마무리를 챙기고 있습니다. 공간도 사람의 생명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한 공간의 처음과 끝을 모두 경험하고 있는 오늘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만큼 마무리도 잘하고 싶어, 이렇게 제가 직접 정리하게 됐습니다. 지난 10년 시민청을 다녀가신 1,600만 시민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좋은 기회에 꼭 다시 뵙겠습니다.

김상원 서울문화재단 시민청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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