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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호

안톤 허가 사랑하는 언어의 예술

번역가는 작가가 써 내려간 작품의 원어를 ‘출발어’, 다른 언어로 옮긴 번역어를 ‘도착어’라 부른다. 작가에게서 출발한 언어들은 번역가의 몸을 통과해 독자에게 도착한다. 언어들이 비행하는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독자는 물론, 작가도 알 수 없다. 오롯이 번역가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도착한 언어들로 번역가의 사려 깊음과 성실함을 짐작할 뿐이다. 부커상Booker Prize과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s 등 세계적인 문학상에서 번역가와 원작자를 함께 시상하는 이유 역시, 번역가의 지대한 노고를 잘 알기 때문이다. 이렇듯 번역가의 예술성은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가을, 문래예술공장에서 만난 번역가 안톤 허는 출국을 앞두고 있었다. 정보라의 『저주 토끼』 미국판이 2023년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전미도서상은 전미도서재단National Book Foundation이 1950년부터 수여하고 있는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윌리엄 포크너William Faulkner·코맥 매카시Cormac McCarthy·앨런 긴즈버그Allen Ginsberg를 배출했으며 매년 소설과 시, 논픽션, 번역문학, 청소년문학 등 총 5개 부문을 시상한다. 올해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는 그가 번역한 『저주토끼Cursed Bunny』와 함께 필라르 킨타나Pilar Quintana 저·리사 딜먼Lisa Dillman 역 『심연Abyss』(콜롬비아), 아스트리드 루머르Astrid Roemer 저·루시 스콧Lucy Scott 역 『여성의 광기에 관하여On a Woman’s Madness』(네덜란드), 스테니우 가르데우Stenio Gardel 저·브루나 단타스 로바투Bruna Dantas Lobato 역 『남아 있는 말들The Words That Remain』(브라질), 다비드 디오프David Diop 저· 샘 테일러Sam Taylor 역 『돌아올 수 없는 문 너머Beyond the Door of No Return』(프랑스) 등이 올랐다. 이 중 『저주토끼』는 후보 가운데 유일한 아시아권 작품이며, 한국 번역가의 작품이 전미도서상 후보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전미도서상 후보 발표가 한국 시간으로 오전 3시에 이루어졌어요. ‘뉴요커The New Yorker’ 매거진의 발표 예정 기사를 보긴 했지만 아무 기대가 없었으니 정말 푹 잤죠. 『저주토끼』가 발간되고도 꽤 시간이 흐른 시점이었거든요.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휴대전화를 봤더니, 말 그대로 난리가 났더라고요.(웃음) 처음엔 기뻤고, 시간이 지나니 씁쓸했어요. 이 거대한 아시아 대륙에서 제가 유일한 후보작을 냈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하고요. 지난해 부커상 과정에서 겪은 여러 어려움도 떠올랐죠.”

지난해, 안톤 허는 정보라의 『저주토끼』와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을 부커상 후보에 올렸다.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 문학상인 부커상이 2005년 인터내셔널 부문을 만든 이래 백인이 아닌 번역가가 1차 후보’Long List’에 이어 최종 후보’Short List’에 오른 건 그가 처음이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로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Deborah Smith’가 2016년 수상의 영예를 안았지만, 한국 번역가로서는 최초의 성취다. 그는 부커상 후보 지명 당시를 ‘기쁨’과 ‘황당’으로 기억하고 있다. 두 권 모두 그의 번역서 중 부커상 후보에 처음으로 부합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작가의 작품이며, 영국에 출판된 소설일 것. 그의 기존 작품들은 미국에서만 출판됐거나 비소설, 혹은 현존하는 작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조건에 부합하는 유일한 두 책이 모두 후보로 지명됐다는 소식이 더욱 뜻깊게 다가왔다.

그러나 2년에 걸쳐 문학계에 들려온 기쁜 소식에도 불구하고 번역가의 처우는 달라진 바가 없다. 노벨문학상에 대한 한국 사회의 오랜 갈망을 감안한다면 의외인 대목이다. 영국 부커상과 미국 전미도서상에 동시에 지명된 것은 202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Jon Fosse를 제외하면 정보라가 유일하다. 한국 작가들은 이미 문학적 성취의 가장 높은 지점에 와 있다고 안톤 허 번역가는 단언한다. 달라지지 않은 것은 오직 번역계, 아니 번역 지원 체계뿐이다.

문학 번역가의 생존을 위협하는 한국 번역계

“아직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어요. 작년 부커상 지명 당시와 달라진 바가 없죠. 우리 문학이 수상 후보에 올라도 국내 번역 지원기관으로부터 제대로 된 지원을 받을 수 없어요. 약속된 번역지원금마저 제때 지급되지 않는 현실이죠. 번역가에게 번역은 노동이고, 생존입니다. 대가 없는 노동을, 그것도 자발적으로 이어가야 하는 나라에서 과연 세계적인 수상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일 년에 해외로 수출되는 작품이 채 열 권 남짓한 상황에서 지금까지 한국 작가들이 이뤄낸 성취는 기적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어요.”

직업적 숭고함을 이야기하기에는 현실적이고 절박한 문제들이 번역가의 발목을 붙잡는다. 문제는, 번역서는 스스로 탄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저주토끼』와 『대도시의 사랑법』이 그랬고, 해외에서 화제가 된 이성복 시인의 『무한화서』가 그랬다.

한 권의 책이 해외 시장에 선보이려면 번역가가 직접 책을 찾고 국내 출판사와 출판권을 협의해야 한다. 샘플 번역과 책의 전체적인 내용, 마케팅 방향, 기대 효과 등을 상세히 서술한 번역 제안서를 작성해 외국 출판사를 두드리는 일까지 모두 그의 몫이다. 책이 출간된 후에는 홍보도 직접 한다.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무보수 노동으로 남을 수도 있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소정의 번역지원금을 신청하지만, 모든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지원금이 지급되지 않는 날도 부지기수. 드넓은 영미 도서시장은 해외 문학, 특히 아시아 문학계에 냉담하고, 통상 영어권을 통틀어 일 년에 한국 문학 작품이 10권만 출간돼도 많다고 여기는 현실이다. 그러나 백인 중심의 영미 도서시장보다 냉혹하게 다가오는 건 자국의 상황이다.

“하루 중 번역에 오롯이 매달릴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아요. 작품을 고르고, 출판사와 번역권을 협의하고, 홍보하고, 국내 번역 지원기관과도 싸워야 하죠. 최근에는 인터뷰나 강연에도 참여하면서 시간이 더 부족해졌어요. 하지만 멈출 수는 없더라고요. 아직은 국내 번역계의 이런 현실을 누구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으니까요. 프랑스어 번역가인 최미경 선생님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 내지 못하는 현실이죠. 게다가 우리나라 출판계는 번역권을 출판사가 갖는 게 관행이에요. 번역된 책이 해외에서 아무리 많이 팔려도 번역가에게 돌아가는 몫은 없죠. 이런 나라에서 과연 노벨문학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부커상 지명은 그에게 문학 번역가의 사회적 현실을 체감하는 일종의 기폭제가 됐다. 부커상 역사상 한 번역가가 1차 후보에 두 권을 올린 것은 이번이 세 번째 일이지만, 국내에는 보도조차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은 그는 더 열심히 번역가의 현실을 그리고 자신의 성취를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문학에 매혹된 번역가의 여정

대체 어떤 인연이 그를 이토록 험난하고도 아름다운 길로 인도했을까? 일곱 살 때부터 한 번도 변한 적 없던 문학에 대한 지극한 애정 때문이다. 스웨덴에서 태어난 그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해외 주재원이던 아버지를 따라 홍콩·에티오피아·태국과 한국을 오가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문학으로 먹고사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문학의 ‘문’ 자도 꺼낼 수 없는 집안 환경에서 자랐다. 그렇게 고려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했다. 뜻하지 않은 길이었지만, 법학 공부는 그를 ‘출판계약서를 처음부터 꼼꼼하게 읽는 번역가’로 성장시켰다.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통·번역 프리랜서 일을 시작했고 2018년 신경숙의 『리진』을 번역하며 전업 문학 번역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번역가로 활동하며 부딪친 또 하나의 난관은 국내 번역계조차 한국인 번역가에게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는 사실. 국내 번역 지원기관이나 출판계 역시 백인이나 교포가 아닌 번역가에게 편견을 가진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책을 발굴하고 몸으로 부딪치게 된 건 필연적 선택이었다. 그 과정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준 건 그를 매혹시킨 문장과 이야기들이었다.

“『저주토끼』는 서울와우북페스티벌에서 우연히 접한 작품입니다. 첫 문장을 읽자마자 빠져들었어요. 무조건 번역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출판사를 두드렸죠. 번역 과정도 즐거웠어요. 정보라 작가의 문장은 독특하면서도 아름답거든요. 이야기는 공포스러우면서도 유머가 넘치죠. 출발어로 읽는 동시에 도착어가 들리는 느낌이었어요.”

번역하는 작품에 따로 잣대를 두진 않지만, 책을 발굴할 때는 보다 소수자 중심의, 변두리의 이야기에 마음이 끌린다고 그는 말했다. 그래서일까? 주로 장르와 국경을 막론하고 다양한 독서와 문화생활을 즐기는 작가들의 작품에 주로 손길이 닿는다. 폭넓은 관심사로 접해보지 않은 독서 분야가 없는 신경숙 작가는 세계와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을 안겨준다. 정보라 작가는 4개 언어로 독서를 즐기고, 박상영 작가는 특히 영미 문학에 관심이 깊다. 폭넓은 독서는 국제적인 글쓰기를 낳는다. 출발어를 읽을 때 영어가 바로 들리는 문장이다. 많은 한국 작가가 장르나 소재, 국경이나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비범한 글쓰기를 이어가는 한, 그는 기꺼이 이 아름다운 말들을 도착시킬 생각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문장을 읽으면, 뇌의 저편 어딘가에서 도착어가 들리기 시작해요. 속삭임으로 시작하는 목소리들을 차분히 기다리면 작가의 목소리로 바뀌죠. 번역할 땐 종종 작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상상을 해요. 그분들과 같이 있다는 느낌이 들죠. 최근엔 듀나 작가의 글을 번역했는데, 작업 기간 내내 커다란 토끼가 곁에 있는 느낌이었어요. 제 직업을 사랑하게 만드는 순간들이죠.”

그렇게 그는 작가의 출발어에 번역가의 목소리를 섞어 다른 언어의 도착어를 만들어낸다. 비슷한 도착어 작가의 작품을 참고하기도 한다.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을 작업하기 전에는 작가에게 영미권 작가 중 자신의 분위기와 비슷한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묻기도 했다.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유머 작가로 인정받는 데이비드 세다리스David Sedaris와 풍자와 컬트 사이를 오가는 척 팔라닉Chuck Palahniuk이 영감을 줬다. 번역은 한국 문학뿐 아니라 영미 문학에도 깊은 조예가 있어야 가능한 영역이다.

소설뿐만 아니라 시 번역 작업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안톤 허는 한국은 유독 시인이 많고 시집을 많이 내는 문화권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서점에 시 코너가 별도로 마련된 것은 영미권에서는 흔히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 대학원에서 19세기 영국 시를 전공한 그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김언의 작품을 번역하기도 했다. 최근에 번역한 이성복의 『무한화서』는 뜻하지 않은 우연으로 더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연히 들른 책방에서 『무한화서』를 접하고 한눈에 반해서, 문학과지성사를 거쳐 작가님께 허락을 구했죠. 이성복 작가의 시론이 아포리즘 형식으로 담겨 있는 책인데, 읽자마자 꼭 번역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읽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죠.(웃음) 막상 번역하려니 해외 시장에서는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고민도 되더라고요. 마침 그 즈음에 영국문학번역원에서 전 세계 번역가를 모아 여는 서머스쿨에 참여하게 됐죠. 워크숍에서 처음으로 다른 나라 번역가들에게 이 책을 소개했어요. 반응은 열광적이었고요. 싱가포르에서 인도네시아·아일랜드·헝가리·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온 번역가들이 당장 나머지도 번역하라고 성화였어요.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감정을 확신하는 순간이었죠.”

시애틀의 저명한 출판사인 서브루너리Sublunary Editions에서도 샘플 원고를 받고 바로 계약 제의가 왔다. 작업이 거의 마무리돼가던 중 BTS RM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이성복의 『그 여름의 끝』을 소개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외 팬의 관심 속에서 출간된 『무한화서』 번역본은 한 해외 소설가가 촬영해 올린 한 페이지만으로도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완판을 기록했다. 그는 현재 『그 여름의 끝』의 번역권을 확보하고, 최승자의 시집 『연인들』, 『어떤 나무들은』의 번역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번역가로 의욕적인 작업을 이어온 그는 이제 한국어와 영어, 두 개의 언어로 작품을 쓰는 작가로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미국 대형 출판그룹 하퍼콜린스HarperCollins의 임프린트 하퍼비아HarperVia에서 안톤 허의 영문 장편 소설이 2024년 여름 출간될 예정이고, 동시에 국내 출판사와 계약한 한국어판 소설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어판 번역은 정보라 작가가 맡기로 했다. 2024년 상반기에만 문학 행사와 대학 강연 등 여섯 번의 해외 출장이 예정돼 있지만 ‘내년 출간’이라는 확고한 목표는 반드시 이룰 계획이라고 했다.

그에 앞서 9월 출간한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는 ‘번역가라면 무릇 조용히 번역이나 하라’는 세상의 편견에 맞서는 각오를 담은 에세이집이다. 영문학과 진학을 위한 대학원 시험에서 왜 한글이 아닌 영어로 답을 쓰느냐는 질문에 “영어로 쓰면 안 된다는 지시가 없잖아요?”라고 대답했다는 그는,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사실에 주저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다. 부모님의 반대를 끝내 이겨내고 문학의 길을 가는, 척박한 번역 환경에서 고집스레 출판계의 문을 두드리는 그다운 전언이다.

“에세이집 출간 제안을 받고 처음에는 막막했어요. 누가 이 책을 읽을까 생각해봤는데 영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처음에는 지금보다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구상했다가, 짧아도 좋으니 좀 더 ‘나다운’ 이야기를 쓰기로 했죠. 책을 읽고 나서 많은 분들이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와 같은 환경에서 자란 세대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죠.”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법대에 진학한 문학소년이 결국 돌고 돌아와 얻은 눈부신 성취는 결국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면 이룰 수 없는 결과다. ‘부모님 말씀은 절대 들어서도, 믿어서도 안 된다’고 단언하는 이유 역시, ‘인생을 망쳐도 내 손으로 망쳐야 한다’는 확신에서 비롯했다.

책의 말미에는 그가 옥스퍼드대학교와 프린스턴대학교·미들베리칼리지에서 진행한 강연이 담겨 있다. 그는 세상에 번역하지 못하는 언어는 없다고 단언한다. 사전이 제공하지 못하는 의미가 있을지언정, 번역가는 사전보다 더 정확한 의미를 전할 수 있는 창조자들이다. 원서의 의미를 그대로 옮길 수 없는 번역의 숙명으로부터 번역의 예술은 시작된다. 원하는 길의 끝에서 기어코 한발 더 나아가 얻어낸 언어가 도착하는 지점. 바로 대체 불가능한 번역가, 안톤 허의 순간이다.

박채림 자유기고가
사진 Studio K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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