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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호

과정과 실험의 주체로서,
금천예술공장 실험프로젝트

2022년 실험프로젝트 <Unusual Gestures: 물질을 통한 매체 및 재료 연구>와 <스코어>

실험프로젝트는 금천예술공장에 입주한 작가의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매년 새로운 입주작가에게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한 각고의 고민과 노력의 결과로, 창작 활동의 결과보다는 과정과 실험을 장려하는 ‘실험프로젝트’가 완성됐다. 2021년 오픈프로젝트(‘Ongoing Process Even Now project’의 약자)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2023년 과정과 결과가 열려 있는open, 좀 더 실험적 의미를 담은 실험프로젝트open project로 자리잡았다.
실험프로젝트라는 이름이 다소 낯설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단어가 지닌 본래 뜻을 생각하면 쉽다. 작가는 희망하는 주제와 목표를 바탕으로 다른 입주작가들과 소통하며 프로젝트를 구성한다. 진행 과정에서 처음 주제와 목표는 얼마든 변형될 수 있다. 말 그대로 실험프로젝트는 완성된 결과가 아닌, 변화되는 과정 그 자체를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입주작가는 서로 다른 장르와 영향을 주고받으며, 예술 창작이 가진 다양성을 확인하게 된다. 팀별 프로젝트의 취지와 연구 방식은 다르지만, 기존 작업에서 벗어나기 위한 기술적·주제적 예술 실험을 추구하는 것은 공통의 목표가 된다. 그리고 일 년에 한 번 ‘오픈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시민과 소통하는 전시가 마련된다.

도깨비 투어(고등어·이우성·한상아·함혜경)

지난 2년간 실험프로젝트 전시는 금천예술공장 대형전시실인 PS333을 포함해 지하 워크숍룸, 야외마당 등 정형화되지 않은 전시실에서 프로젝트 과정을 시민과 공유하고자 했다. 때로는 익숙한 매체가 아닌 새로운 재료로 확장하거나, 각자 다른 작가가 되어 서로의 작업을 탐구하는 등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새로운 실험은 많은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올해는 14기 입주작가 12명이 4개의 프로젝트 ?드라마연구회(임영주), 아래로 흐르는 강과 세 개의 거울(김겨울·김인배·박현정), 나는 좋은 퇴비가 되겠다!(김방주·오묘초·이은솔·이주리, 객원 박현정), 도깨비 투어(고등어·이우성·한상아·함혜경)?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전시는 9월 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돼 좀 더 많은 시민과 만날 예정이다.

드라마연구회(임영주)

해프닝 혹은 작품의 토대가 되는 ‘살아있는 현재’

올해 실험프로젝트는 입주작가 4개 팀 (총 12명)과 유은순 큐레이터가 함께 준비했다. 《실험프로젝트: 살아있는 현재Living Presence》를 통해 그들이 보여주고 싶은 ‘현재’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실험프로젝트 개별 모임의 취지는 서로 다르지만, 구성원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작업해온 주제와 방식을 교차시키며 구체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참여 작가는 정기 모임에서 서로의 경험과 의견을 공유하며 주제를 심화시켜나갔다. 동시에 ‘실험’이라는 구실을 통해 이전에 해 보지 않은, 작가 혼자라면 하지 않았을 새로운 시도를 감행한다. 모임을 통해 이루어지는 대화, 협업, 일탈, 실험은 향후 작업에서 다시 등장할 수도 있는 잠재적인 요소가 된다. 미래에 수행할 작업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될 수도, 단지 해프닝으로 끝이 날 수도 있는 가운데 실험프로젝트는 그 자체로 의미를 생성하며 ‘살아있는 현재’가 된다.”(유은순 큐레이터)

아래로 흐르는 강과 세 개의 거울(김겨울·김인배·박현정)

이번 전시는 과정과 실험 자체에 의의를 두고 이들의 현재 관심을 알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아래로 흐르는 강과 세 개의 거울>은 서로 다른 관점과 사고방식을 존중하면서 작업의 과정과 구조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공유하며 대화를 나눴다. 대화의 일부를 발췌하거나 발전시킨 아이디어를 문장으로 추출해 전시실 바닥에 흩어져 있는 공이나 어디서 들리는지 모를 목소리로 전달된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그들의 대화에 주목해보자. <도깨비투어>는 한시적 공동체를 이루는 레지던시의 특성을 빌려 낯선 곳으로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의 목적을 정해두지 않고 같은 시간과 장소, 그 안에서 함께 쌓아나간 경험과 기억을 각자의 작업으로 풀어낸다. 물리적인 시공간에서 펼쳐지고 발화하는 이야기와 장면은 우연히 겹쳐지며 새로운 의미를 선사한다. <나는 좋은 퇴비가 되겠다!>는 예술적 실천과 표현 방식에 있어 ‘자기 통제’에서 벗어나거나 확장할 방법을 모색했다. 지금의 나를 구성하는 과거의 사건·관계를 돌아보거나 최근에 관심을 가진 것을 공유하고, 이를 작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협업의 조건을 탐색해보기도 했다. 전시에서 선보일 작품은 서로를 매개하기 위한 윤활유가 된다. 작업은 개별로 진행됐지만, 모임의 관계성을 드러내는 요소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드라마연구회>는 그동안 통속적인 한국 TV 드라마를 리서치해온 작가의 관심에서 시작됐다.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큐레이터·일반 참여자를 비롯한 창립회원 5명과 함께 ‘드라마연구회’를 결성하고 연구 성과를 전시에서 보여줄 예정이다.
《실험프로젝트: 살아있는 현재》는 실험프로젝트의 시작과 끝의 중간에 위치한 과정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그들의 프로젝트는 어쩌면 오픈스튜디오와 전시가 끝나고도 지속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작업을 완결되거나 정지된 상태로 감상하기보다 기존 작업과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이들이 과정에서 주고받은 영향을 찾아보기를 권한다.

나는 좋은 퇴비가 되겠다!(김방주·오묘초·이은솔·이주리, 객원 박현정)

《실험프로젝트: 살아있는 현재》

9월 1일부터 23일까지
금천예술공장

이윤채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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