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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2월호

세계를 홀린 K-스토리… ‘아시아 디즈니’ 탄생 예고
웹툰 · 웹소설 성장 연대기

K-웹툰과 웹소설을 위시로 K-스토리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특히 웹툰은 마블·DC코믹스로 대표되는 미국과 망가(만화)의 나라 일본을 홀린 것은 물론 유럽·동남아 등 전 세계적으로 MZ세대에게 사랑받는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다. ‘웹(Web)’과 만화를 뜻하는 ‘카툰(Cartoon)’의 합성어 웹툰은 드라마·가요·영화에서 보여준 한류와 달리 태초 발원지가 한국이라는 점에서 더 뜻깊다.

1. 네이버가 인수한 ‘왓패드’ 누리집
2. 웹툰 세로 감상 방식, 다음웹툰 <이태원 클라쓰> 한 장면

글로벌 웹툰과 웹소설 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곳도 다름 아닌 한국의 양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다. 특히 네이버는 ‘웹툰스닷컴’을 영어권 서비스 도메인으로 사용하면서 ‘웹툰=네이버웹툰’이라는 등식을 심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웹소설 1위 기업 ‘왓패드’를 인수해 웹툰과 웹소설 1위 플랫폼을 모두 거느리게 됐다. 영화·드라마·게 임·캐릭터 사업 등으로 무한 확장이 가능한 K-스토리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국에도 디즈니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웹툰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아마추어 작가들이 개인 홈페이지 또는 인터넷 커뮤니티 공간에서 직접 본인들의 만화 작품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웹툰은 기존 출판 만화 형식에서 탈피해 칸과 책장 개념을 없애고, 대신 세로 스크롤 방식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리면서 읽는 작화 양식을 적용했다. 이들 아마추어 작가들은 기성 출판 만화 작가들처럼 수입을 목적으로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만들기보단 자신들이 소통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 형식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이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만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
한국 웹툰은 웹소설과 함께 2003년 이후 인터넷 포털로 빠르게 편입되며 플랫폼화가 이뤄진다. 만화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포털은 야후코리아로 전해진다. 이말년·주호민 등의 작가를 발굴하며 웹툰 서비스를 이끌었다. 이후 다음의 ‘만화속세상’이 바통을 이어받았고, 2005년 네이버가 합류하며 국내 웹툰·웹소설 생태계가 조성됐다. 최종적으로 네이버와 다음(현재 카카오)이 포털 시장 강자로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웹툰 시장에서도 선두 플랫폼의 위치를 점유하게 됐다.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의 성장은 2009년 아이폰3GS의 한국 출시를 계기로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며 본격화됐다. 특히 웹툰의 세로 감상 방식은 세로로 길쭉한 직사각형 화면을 가진 스마트폰에 적합했고, 출판 만화 디지털본 대비 가독성이 뛰어나며, 원하는 시점에 어디서든 감상 가능하단 장점을 가졌기 때문이다.
수익모델도 구축된다. 기존 웹툰과 웹소설은 포털의 구색을 맞추고 트래픽을 올릴 용도로 쓰이던 미끼성 콘텐츠였던 관계로 광고만이 유일한 수익원이었으나, 2012년부턴 유료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후발 주자인 카카오페이지가 2014년 도입한 ‘기다리면 무료’ 과금 모델은 2010년대 후반 들어 한국 웹툰·웹소설 산업의 대표적인 수익모델로 자리 잡았다. ‘기다리면 무료’는 작품의 초반 몇 화를 무료로 공개한 이후, 무료 콘텐츠를 다 본 독자에겐 일정 시간을 기다리면 다음 회차를 무료로 볼 수 있는 혜택을 부여한다. 다음 회차를 즉각적으로 보길 원하는 독자에겐 과금하는, 부분 유료화 모델이다. 다음 화 내용을 바로 보고 싶어 하는 많은 독자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2013년부터는 레진코믹스를 필두로 중소형 유료 플랫폼이 등장했다. 레진코믹스는 네이버·다음에서 연재하기 어려운 성인물도 도입했다. 성인 콘텐츠는 레진 외에도 탑툰·봄툰·투믹스 등 여러 플랫폼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국내 웹툰·웹소설 플랫폼은 36개에 달한다. 작가 입장에서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원하는 장르의 작품을 마음껏 창작할 수 있는 토양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2014년을 기점으로 K-스토리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한다. 네이버웹툰은 2013년 일본 시장에 진출하고, 2014년 글로벌 웹툰 플랫폼을 출시하며 글로벌 무대에 섰다. 구글플레이 앱마켓 만화 분야 수익 기준 100개 이상 국가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8,000억 원(2019년 6,000억 원)의 거래액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며 연간 1조 원 달성 시점 또한 훨씬 당겨질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미국을 본진으로 삼아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울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에서 글로벌 웹툰 사업을 총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본래 웹툰 서비스를 총괄하던 국내 네이버웹툰을 비롯해 일본·중국 법인도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지난 1월 19일에는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세계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600억 원에 인수했다. 이로써 네이버는 세계 1위의 웹툰 플랫폼과 웹소설 플랫폼을 모두 품에 안으며 명실상부 글로벌 최대 스토리텔링 플랫폼 사업자가 됐다.
네이버웹툰 김준구 대표는 “네이버웹툰은 왓패드를 통해 한층 더 다양한 글로벌 스토리텔링 IP를 확보하게 됐다”면서 “왓패드와의 시너지로 기존에 네이버웹툰이 가진 IP의 다각화 역량이 강화돼 글로벌 최고 수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한발 더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역시 자회사 카카오페이지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신인 작가의 역량을 키우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기성 전문 작가들의 대작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 5,000억 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일본에 진출한 웹툰·웹소설 플랫폼 ‘픽코마’는 지난해 일본 앱 시장에서 비게임 부분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카카오페이지는 내년까지 미국·중국·동남아 전역으로 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이다.

3. 카카오페이지 <며느라기> 한 장면
4. 네이버웹툰 <스위트홈>
5. 네이버웹툰 <연애혁명>

드라마·영화·게임 등으로 재창작 확산


웹툰 작가들은 저작권료뿐 아니라 광고·유료화·2차 판권과 같은 수익모델이 하나씩 증가하면서 직업으로서 충분한 수입을 보장받게 됐다. 배고픈 만화가는 옛말이 됐다. 억대 연봉을 받는 웹툰 작가는 초등학생의 장래 희망 직업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인기다. 최근 수년간 웹툰은 드라마·영화·게임 등 이종 콘텐츠로 재창작되면서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용이한 콘텐츠로 조명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웹툰 작품을 영상화한 2차 저작물이 더욱 인정받은 한 해였다. 참신한 설정과 스토리로 검증받은 웹툰 원작 드라마가 10편 넘게 쏟아졌다.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최고 시청률 16.5%, tvN 새 주말극 <철인왕후>는 3회 만에 시청률 9.0%를 기록했다. 카카오TV의 <연애혁명>과 <며느라기> 등도 원작의 선풍적 인기에 힘입어 화제다.
K-스토리 원작은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를 타고 세계를 휩쓸고 있다. 가령 동명의 네이버웹툰이 원작인 10부작 드라마 <스위트홈>은 2020년 12월 18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한 달 가까이 해외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방영 나흘 만에 한국을 포함해 베트남·홍콩·카타르 등 11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고, 프랑스 미국 등 한국 영화·드라마가 약세이던 북미 유럽 지역에서도 톱 10위에 올랐다.
작가의 아이디어만 있으면 다양한 고품질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웹툰·웹소설 IP는 앞으로도 영화·드라마·게임 등으로 활발하게 재창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K-스토리가 한국뿐 아니라 세계 콘텐츠 시장의 역동성을 더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시장만 1조···규제는 전무

웹툰·웹소설 시장은 올해 국내시장만 1조 원 규모로 커지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성혐오·차별·선정성 등을 조장하는 내용에 대한 법적·제도적 규제 장치는 사실상 전무하다. 각 사업자의 내부 시스템에 온전히 맡긴 상황이다. 기안84의 웹툰 <복학왕>에서는 젊은 여성 캐릭터가 회식 도중 갑자기 누워 돌로 조개를 깬 뒤 회사 정직원이 되는 이야기의 흐름이 ‘성 상납’을 묘사하는 듯해 ‘여성혐오’ 논란이 일었다.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이런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외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웹소설 시장 규모와 구독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적절한 규제 없이 내부 규율에만 맡겨져 있어 무법지대라는 비판이 높다”며 “표현의 자유를 지키면서 건전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외부 가이드라인 등의 장치가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글 이진영_《뉴시스》 기자
사진 제공 네이버웹툰, 다음웹툰, 카카오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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