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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상담소

7월호

별자리 운세도 신통치 않을 때예술적으로 상담해드립니다
“똑똑똑… 여기가 ‘예술적 상담소’ 맞나요?”
여러분의 어떤 고민도 예술적으로 상담해드리는 ‘예술적 상담소’. 온라인으로 별도 공간을 마련해 고민 상담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올려주신 고민에 대한 예술적 대책을 찾아 답변을 달아드립니다. 서울문화재단 페이스북 탭에서 ‘예술적 상담소’를 찾아주세요! 다른 사람의 고민에 댓글을 달 수도 있답니다. 채택된 질문은 [문화+서울]에 게재되며, [문화+서울]을 1년 동안 보내드립니다.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경력도 단절된 제가 미술관 도슨트로 일할 수 있을까요?

미술을 참 좋아하는 세 살배기 아기 엄마입니다. 결혼 전에는 혼자 전시회도 많이 보러 다녔어요. 하지만 아이를 낳고 보니 근처 돌아다닐 여유도 없어 자연스럽게 미술관과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우연히 시내 한 미술관을 찾았는데, 거기서 친절히 작품을 설명해주시는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문득 ‘저 분은 미술관 직원일까?’ 하는 궁금증과 ‘나도 저런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 생기더군요.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출산을 겪으며 이렇다 할 경력조차 쌓지 못한 제가 그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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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가 뭔가요?

미술관이나 전시장에서 작품을 설명해주는 사람들을 큐레이터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을 일컫는 정확한 명칭은 ‘도슨트’(docent)입니다. 이 명칭은 ‘가르치다’라는 뜻의 라틴어 ‘docere’에서 유래했습니다. 큐레이터가 전시를 기획하는 일을 한다면, 도슨트는 관람객이 전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죠. 경우에 따라, 또 활동하는 기관에 따라 ‘전시해설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국내에 도슨트가 도입되기 시작한 건 1995년입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제가 처음 도슨트를 만난 시기도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미술 과제를 위해 당시 시청역 인근에 있던 호암갤러리를 찾았습니다. 그때 본 전시가 <장욱진展>이었습니다. 미술관이 꽤 넓었는데,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로 전시장을 가로지르며 작품을 해설해주는 사람이 눈에 띄었습니다. 과제하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귀동냥하듯 그 뒤를 졸졸 따라다녔죠. 태어나 처음 보는 화가의 그림이 조금씩 이해가 가고 작품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강렬했던 이날의 기억으로 저는 미술관에 가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당시 이름도 몰랐던 ‘도슨트’를 막연히 동경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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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가 되려면

이제 도슨트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보았으니, 도슨트가 되는 방법을 살펴볼 차례지요? 제 경험에 비추어 말씀드리면, 저는 공공 미술관인 서울시립미술관의 도슨트 양성 교육에 참여하면서 도슨트가 되었습니다. 당시 미술관에서는 자원봉사로 모든 전시의 도슨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직업적인 활동은 아닌지라 전공이 미술과 무관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양성 교육 당시 추첨으로 선발된 50~60명 정도의 교육생들은 10주 남짓 강의를 들었습니다. 출석률이 일정 수준을 넘어야만 도슨트가 되기 위한 시험에 응시할 수 있고,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거치면 최종 합격이었습니다. 제가 응시했던 해에는 합격 인원이 10명이었습니다. 벌써 12년 전의 일인데, 그중 지금까지 활동하는 사람은 2명 정도입니다. 강제하는 일이 아니고 자원봉사다 보니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려면 개인의 의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요즘은 미술관 교육이 미술관의 주요 사업으로 대두되면서 도슨트 양성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추세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고양 아람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등 국공립 미술관뿐 아니라 아트선재, 대림미술관 등 사립 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양성 교육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각 미술관의 홈페이지에서 공지사항을 살펴보고 매년 비슷한 시기에 정기적으로 모집하는 양성 교육을 시기에 맞춰 신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기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잘 기억하고 메모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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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의 두 가지 자질

앞서 언급한 시험을 무사히 통과하려면 몇 가지 갖추어야 할 자질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미술에 대한 관심과 작품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설명을 위한 원고를 작성하려면 작품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큐레이터가 전시를 기획한 의도와 작품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전달해주지만, 이 뼈대에 살을 붙여 나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개인의 역량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같은 전시라 해도 어떤 사람이 설명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다가옵니다. 마치 똑같은 교과서로 똑같은 내용을 가르쳐도 교사의 역량에 따라 가르치는 내용과 반응이 전혀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죠.
두 번째 자질은 바로 전달 능력입니다. 자료를 모아 설명 원고를 작성한다 해도 실전에서 관람객들에게 전달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이는 곧 관람객들과 소통하는 방법입니다. 전시장의 동선과 작품 배치를 고려하고, 말투나 음성, 말하는 속도, 시선 처리, 손짓 하나까지 세세하게 신경 써야 합니다. 자칫 고압적으로 가르치려는 태도를 보이거나, 관람객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되며, 경우에 따라 과도하게 전시해설을 방해하는 관람객이 발생한다면 이를 대처하는 방법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전시때마다 언제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상황을 맞닥뜨려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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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로 활동하다 보니

도슨트를 하다 보면 멈추지 않고 배우고 성장한다는 기쁨을 느낄수 있습니다.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만나고,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의 문을 두드리고 공부해야 합니다. 또한 나의 해설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때 느끼는 보람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큰 즐거움입니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가까이 전시장을 가로지르며 목이 쉴 때까지 열변을 토하고 나면 후련함도 밀려옵니다. 카타르시스가 바로 이런 거구나 싶을 만큼요. 그때 관람객 한 명이 조용히 따라와 제 설명이 전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하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습니다.
국내에서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도슨트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비정기 채용이나 사립미술관협회의 지원사업으로 도슨트 인력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대부분 자원봉사로 운영됩니다. 전시 기획이 미술관 업무의 핵심이다 보니 도슨트는 큐레이터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하죠. 특히나 전시장을 지키는 역할과 도슨트를 겸하는 경우일수록 대우는 열악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도슨트를 ‘미술관의 꽃’ 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작품이 대중과 만나는 가장 결정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도슨트 운영이 점차 확대되는 것 역시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 이야기가 길었네요. 질문자분이 전공도 다르고 경력도 단절된 초보 엄마라고 하셨지요? 미술작품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습니다. 아이가 훗날 엄마의 설명을 들으며 미술관 나들이를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겠지요. 지금 당장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세요!

답변 방유경 서울문화재단 미디어팀, 서울시립미술관 자원봉사 도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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