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말을 안 하면 안 될까요, 입을 닫고 지켜만 보겠다는 말은 아닙니다. 경청하는 몸가짐부터 하겠다는, 서울문화재단의 몸과 마음의 자세를 말하는 겁니다.
우리 재단과 관계하고 있는 여러분의 안녕을 생각하면서 재단의 척추와 골반부터 제대로 펴면 잇따라 바른 자세를 갖출 목, 팔, 다리, 머리, 손, 발이 알아서 만들어갈 수많은 조화와 평화를 염원해서입니다.

대표의 자리에 와서 갓 한 달을 넘기고 인사말을 씁니다. 유난히도 부산했던 그 어느 한 해보다도 더 어수선했던 이 한 달은 공유와 협동의 질서로 다시 만나는 관계의 시간이었습니다.
새롭거나 혁신적이거나 하는 특별한 분위기를 피우지 않고도 이미 다 해봤거나 바라고 있었거나 핑계 삼아 미루었던 그 어떤 장면들을 하나씩 부르고 들이는 나날이었습니다.
배제하지 않겠다, 포함하고 또 포함하고 더 포함하자, 우리가 위임받은 시간, 공간, 예산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을 포함하자, 하면서 각자 준비돼 있었던 재단 직원의 마음들을 모았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우리의 몫, 포함하는 관계를 시작하자, 우리가 우리 몫을 안 하면 몫은 짐이 되고 누군가에게 갑이 되니 우리 몫을 하겠다는 우리의 자세와 질서를 보이면 재단을 둘러싼 여러 친구들과 손님들은 벌써 이만치 와 있을 것이다,
그때 우리는 그들이 섰던 자리 저만치까지 한 번은 다녀와야겠지요, 묻고 답하면서 서로 자세를 갖추고 포함하는 질서를 함께 세우면 합니다.

사회적 우정이라는 말은, ‘시대와 나란히 시민과 나란히 미래로’라는 말과 함께 아마도 사회적 영성과 사회적 자본을 아우르고 하나로 묶는 큰 주제어가 아닐까, 상상해보면서 인사를 드립니다.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지금이 그때입니다.
저만치에서 이만치 오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