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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상담소

9월호

별자리 운세도 신통치 않을 때예술적으로 상담해드립니다
“똑똑똑… 여기가 ‘예술적 상담소’ 맞나요?”
여러분의 어떤 고민도 예술적으로 상담해드리는 ‘예술적 상담소’. 온라인으로 별도 공간을 마련해 고민 상담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올려주신 고민에 대한 예술적 대책을 찾아 답변을 달아드립니다. 서울문화재단 페이스북 탭에서 ‘예술적 상담소’를 찾아주세요! 다른 사람의 고민에 댓글을 달 수도 있답니다. 채택된 질문은 [문화+서울]에 게재되며, [문화+서울]을 1년 동안 보내드립니다.

난독증이 의심되는 아이,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초등학교 때는 남들보다 조금 느린가 보다 했습니다. 중학생이 되면 별 문제없겠지 했는데, 하루는 아들의 담임 선생님이 상담할 일이 있다며 저를 부르시더군요. 난독증이 의심된다고요. 사실 저도 그 부분이 의심돼 아이를 병원에 데려간 적도 있었지만 의사 선생님은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하셨는데…. 담임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마음이 안 좋습니다. 치료가 아닌 교육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면 엄마인 저도 부히 노력해야 할 것 같은데,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국민대 읽기쓰기클리니컬센터입니다. 난독증 아동이 어렸을 때 보이는 어려움을 단지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느린 것으로 생각하고, 학년이 높아지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난독증은 일상생활에서 듣고 말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지만 단어 해독과 철자 능력이 부족하여 학업적 어려움을 겪는 학습 장애의 한 유형(국제난독증협회, 2002)으로, 난독증이 있는 아동들은 정상 지능에도 불구하고 읽기 수준이 기대 수준보다 현저하게 낮습니다. 단어 인지, 철자, 음운 처리(소리의 조작)에서 부정확하거나 느린 특징을 보이며, 이러한 문제들은 읽기 유창성, 읽기 이해, 쓰기 등에 영향을 줍니다.

난독증. 극복과 예방이 가능합나다

난독증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뇌영상 연구와 인지과학 연구를 통하여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은 뇌가 다르게 발달하고 기능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들은 단어를 음절 또는 음소 단위로 분석하는 뇌인지 기능과 말소리를 글자로 표기하는 데 필요한 뇌인지 기능이 비효율적입니다. 때문에 학습에 필수적인 읽기와 쓰기 능력의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
하지만 난독증은 극복할 수 있고, 예방도 가능합니다. 난독증 예방과 극복을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난독증 학생의 읽기, 쓰기 수준을 알고, 어떤 종류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난독증 아동이 동일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므로 표준화된 읽기 검사, 쓰기 검사, 문해 능력과 연관성이 높은 몇몇 언어 영역에 대한 검사, 지능 검사 등 포괄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여 해석함으로써 개별 난독증 아동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의 종류와 원인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의 경우 처음 의사가 난독증이 아니라고 판별했던 당시, 사용한 검사 도구가 표준화된 읽기, 쓰기 검사였는지 알아보시고, 아니었다면 정확한 진단 검사가 가능한 기관을 한 번 더 찾아가기를 권합니다. 병원에서는 간혹 읽기, 쓰기와 같은 교육적 영역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난독증으로 판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난독증은 기본적으로 읽기와 쓰기에서의 어려움이므로 앞서 말한 교육적 영역에 대한 검사 결과가 있어야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지면, 난독증에 대한 교육적 요구 수준을 파악하여 그에 적절한 교수학습을 계획해야 합니다. 난독증을 극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음소인식과 파닉스, 유창성 교육 등의 교육적 처치입니다. 이러한 교육을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받았을 때, 그리고 이러한 교육이 조기에 이루어졌을 때 극복, 또는 예방이 가능합니다. 다만 예방을 위해서는 난독증 위험을 학령기 이전에 빠르게 감지하고, 명확하고 체계적인 음소인식 파닉스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OECD 국가들은 난독증이나 읽기 장애를 효과적으로 예방, 또는 극복하고 이로 인한 2차적인 학습 성취의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서 유치원, 초등학교 1학년, 늦어도 2학년까지는 집중적인 음소인식 파닉스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이 시기 공교육에서 음소인식, 파닉스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읽기, 쓰기 교육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난독증 아동들에게 파닉스 원리에 대한 교수가 가장 필수적이지만 파닉스 원리 교수만으로는 난독증을 극복하지 못하는 아동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유창성, 읽기이해, 작문 영역 등도 어려워해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고, 어휘력이 낮은 학생들은 어휘에 대한 학습도 필요합니다. 난독증은 개념적으로 어휘 활용이나 읽기이해, 작문에까지 문제가 있는 경우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난독증 아동들은 어린 시절에 음운인식과 파닉스, 철자, 유창성 등에서 발달지연이 생기면서 책을 읽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줄어들어 읽은 문장을 이해하는 연습을 못하게 됩니다. 이것은 행간을 이해하기 위한 추론 및 논리력을 발전시키지 못하거나, 읽기 전략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 되어, 읽기이해에도 어려움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 읽기이해 영역도 교수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철자를 알지 못해서 작문을 연습할 기회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청자를 고려한 글쓰기, 장르별로 다른 문체를 쓰는 등의 작문 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는 작문에 대한 교육도 필요합니다.
모든 난독증 아동들이 모든 영역에서 교수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울증에도 경증과 중증이 있듯이, 난독증 역시 포괄적인 어려움을 경험하는 아동이 있는 반면 일부 영역에서만 경도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난독증 아동을 진단할 때 이러한 교육적 요구를 알 수 있는 검사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부모님이 아동의 읽기, 쓰기 능력에 맞는 교육을 함께 제공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단어와 철자 사이의 공통점을 짚으면서 철자 패턴을 익히는 방법이 있는데, 예를 들어 ‘가지’와 ‘바지’, ‘강’과 ‘방’과 같은 단어들이 어떠한 소리에서 공통점이 있는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또 책을 함께 읽으면서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야기를 통해서 다양한 단어와 문장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므로 어휘력 신장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추론적 사고, 논리적 사고 능력도 기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을 때는 아동이 보이는 다양한 호기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풍부한 대화를 통해 사고력을 확장해주세요. 난독증 학생들은 스스로 책을 읽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부모님이 연령에 맞는 책을 읽어주고 풍부한 사고를 유도한다면 도움이 됩니다.
요즈음은 교육청과 학교에서도 난독증 극복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좋은 기관을 찾아보는 노력과 더불어 학교에서 제공하는 난독증 전문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세요. 무엇보다 난독증 아동의 특징과 어려움을 이해하여 정서적으로 지지해주고 성공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주면서 아이와 함께 적극적으로 난독증을 극복해나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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