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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혹은 대담

5월호

나를 만나는 돌봄과 예술교육 서울문화재단·서울시여성가족재단 공동 콜로키움

서울문화재단은 올해부터 서울시여성가족재단과 협력해 서울시 공적 돌봄 영역으로 TATeaching Artist의 활동을 확장한다.1(2021년 4월 공모를 통해 선발된 거점형 키움센터TA는 2~3인 팀으로 활동하며, 서울특별시 거점형 1호(노원·도봉권) 키움센터와 2호(동작) 키움센터에 각 두 팀씩 매칭해 초등 방과 후 아동을 대상으로 예술 돌봄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한다.) 서울시는 촘촘한 온마을 돌봄체계 구축을 위해 우리동네키움센터를 확충 운영하고 있으며, 아동들이 마음껏 뛰어놀면서 다양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제1호·2호 거점형 키움센터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그동안 TA들이 학교에서 교육한 경험과 시행착오, 교훈을 바탕으로 거점형 키움센터와 함께 ‘예술돌봄’의 개념을 새롭게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이번 콜로키움은 공적 돌봄 영역에서 진행되는 예술교육을 둘러싼 각 주체의 상호 이해와 지향점을 모색하고, 돌봄과 예술교육이 공유하는 가치와 현장 실천가들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공적 돌봄을 주관한 서울시여성가족재단과 예술교육을 주관한 서울문화재단이 공유할 가치를 확인하고 앞으로 돈독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서로 알아가는 자리였다.

일시
2021년 4월 7일(수) 오후 3시~6시
장소
  • 서울시 제2호(동작) 거점형 키움센터
모더레이터
  • 양혜정 연극놀이 전문가
발제
  • 김아래미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국동완 시각예술가
토론
  • 김미선 그리다붓그리다북 강사
  • 김미은 서울문화재단 어린이TA
  • 김혜경 우리동네키움센터 노원13호점 센터장
주최
  • 서울문화재단·서울시여성가족재단
동영상
  • 유튜브 채널 <스팍TV> ‘나를 만나는 돌봄과 예술교육’

김아래미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국동완
시각예술가

양혜정
연극놀이 전문가

김미은
서울문화재단 어린이TA

김혜경
우리동네키움센터 노원13호점 센터장

김미선
그리다붓그리다북 강사

발제 1 공적 아동돌봄 영역에서 문화예술 활동의 필요성과 방향성
김아래미

저는 서울시 아동돌봄 정책을 중심으로 공적 아동돌봄 영역에서 문화예술 활동이 왜 필요하고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저출산 문제로 아동돌봄이 이슈인데요. 특히 초등학생의 방과후 돌봄 문제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2018년 문재인 정부는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을 발표하고 다함께 돌봄센터라는 초등돌봄시설과 학교 초등돌봄교실을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같은 해 서울시도 온마을아이돌봄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하고 공적 아동돌봄을 양적·질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공적 아동 돌봄을 확대하는 것은 맞벌이가 증가하고 가족 구성원 수가 줄어들면서 가족의 아동돌봄 기능이 약화됐기 때문입니다. 그 기능을 사회가 이어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그 필요성이 코로나19로 더욱 심화됐습니다. 정부는 2022년까지 맞벌이 가구 중 공적 아동돌봄을 이용하는 아동의 비율을 2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서울시는 30%를 목표로 2022년까지 다함께돌봄센터의 서울시 버전인 우리동네키움센터(이하 키움센터)를 400개 만들 예정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은 공부만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정신 건강이 악화되어 있습니다. 아동의 24.7%는 여가활동이 부족하고, 친구 수는 2013년 7.8명에서 2018년 5.4명으로 줄었습니다. 아이들의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재미있게 놀고 쉬는 것인데 이를 공적 아동돌봄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공적 아동돌봄에서 문화예술 활동은 이미 중요한 활동 중 하나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적 아동돌봄 시설로는 다함께돌봄센터·지역아동센터·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초등돌봄교실이 대표적인데요. 이 모든 시설에서 문화예술 활동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문가가 투입되지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다 보니 한계가 있습니다. 공적 아동돌봄 시설에서 문화예술을 준비하면 아이들이 즐겁고 유용하게 놀 수 있고, 사회적으로 소통하고 상호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학문적 역량에 비해 부족한 아이들의 사회적·정서적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헌법에 명시된 문화향유권을 누리는 것이 가능해지고, 유엔아동권리협약의 4대 권리2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 중 발달권에 있는 여가를 즐길 권리, 문화생활을 누리고 정보를 얻을 권리가 보장됩니다. 한계는, 예산이 부족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어렵습니다. 아동돌봄 종사자나 전문가는 자신 없는 분야라 예술가와의 협업이 필요한데, 문화예술계와의 네트워킹은 없고 자원이 부족하니 이를 극복하는 게 중요합니다. 공적 아동돌봄에서의 문화예술 활동은 유엔아동권리협약의 4대 권리가 보장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하고,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제시하는 4대 원칙에 따라 차별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이어야 하고, 적절한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고 그 의견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이는 키움센터가 지향하는 원칙인 5C와 PBLProject-Based-Learning과도 결이 같습니다. 키움센터의 활동은 아동주도Child-directed로 진행해야 하고, 창의성Creativity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며, 아동의 자신감Confidence을 지원해야 하고, 아이들이 협력Collaboration하면서 활동할 수 있고 지역사회Community와 예술가가 함께하는 프로젝트여야 합니다. PBL은 아동이 관심 가지고 탐구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질문하고, 조사하고, 표현하고, 비판하고 정리한 결과물을 공유하고, 발표하는 것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본적으로 ‘도입-전개-마무리’ 3단계의만 갖고 다양한 방식과 내용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적 아동돌봄에서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높은 아동돌봄 수요와 문화예술 프로그램 수요를 충족할 수 있습니다. 공적 아동돌봄과 문화예술의 융합과 자원 확보와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요. 이를 기반으로 아이들이 공적 아동돌봄 영역에서 양질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이용할 기회가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발제 2 돌봄 영역에서의 예술교육: 예술가의 희망 사항
국동완

저는 예술가이자 7살 딸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들이 돌봄 시간에 어떻게 예술을 만나면 좋을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는 예술의 역사는 ‘예술을 새롭게 정의하려는 시도의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예술의 역사는 예술가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예술가는 예술이 무엇인지 자신만의 대답을 만들어가고 골몰하는 사람이지요. 예술가의 작업은 자신의 느낌과 관심사에 집중하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리키는 친근한 말이 있는데 바로 놀이, 플레이Play입니다. 전문성을 갖고 계속 플레이하는 예술가들은 프로페셔널한 플레이어들이라 할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완벽한 플레이어들이 바로 아이들입니다. 저는 아이들이 자신만의 플레이를 잃지 않고 성장하기를 원합니다. 이말은 모든 아이를 전업 예술가로 키우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관심사와 느낌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다뤄보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몸이 플레이를 습득하고 기억하게 되거든요. 아이들이 자신만의 플레이들을 만들면서 성장한다면 나중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만났을 때 신나서 재미있게 잘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아이들이 자신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공적 돌봄 영역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1960년대 《라이프》 잡지에 한 사진가가 추상화 전시에서 아이들을 찍은 사진이 실렸습니다. 사진 속 아이들은 추상화 작품들은 무시하고 그림 옆 환풍구에 들러붙어 그 속을 보고 있습니다. 이 사진에서 저는 두 가지 ‘시선의 전문성’을 봤습니다. 첫 번째는 아이들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고 바라봐 준 보호자의 시선이고요. 두 번째는 이 순간을 작품으로 남긴 사진작가의 시선입니다. 이렇게 ‘보는 것’은 대부분의 플레이에서 중요한 시작이 됩니다. 저는 돌봄 속에서 일어나는 시선의 움직임을 생각해 봤습니다. 일단 어린이가 무언가를 봅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어린이와 그 어린이가 보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어린이가 자신이 보는 것을 보는 선생님을 봅니다. 이렇게 연결된 시선의 힘은 실로 대단한데요, 교육이나 돌봄 현장에서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에 예술적 전문성이 더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저는 작년 가을,부모인 예술가 6명과 함께 일상의 돌봄 속에서 예술을 발견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4개월 과정이 끝날 때 쯤 실감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 상황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고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을때, 아이는 예술가의 면모를 드러낸다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아이를 돌봄의 대상으로만 봤지 아이 앞에서 예술가로 존재할 여유는 없었던 제가, 프로젝트 이후로는 노는 시간만이라도 아이를 동료 예술가로 보고 도움과 의견을 주고받는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식으로 돌봄 영역에서 아이들이 예술가의 시선과 태도를 갖춘 선생님과 많이 만나기를 바랍니다. 예술가적 태도로 돌봄 속 예술 시간을 이끌어주는 선생님이 있다면 아이들은 안정감 속에서 자기가 원하는 플레이를 마음껏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를 위해서는 아이가 충분히 탐색할 수 있게 해주는 시간, 선생님이 아이와 무엇을 했는지 감시하거나 과하게 보고하지 않는 신뢰가 필요합니다.

양혜정

앞서 두 분께 공적 아동돌봄의 필요성과 제도의 변화, 돌봄 현장에서 예술가와 어린이가 시선의 전문성을 통해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교수님은 돌봄 현장에 이미 많은 예술적 만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와의 컬래버레이션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더 얘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김아래미

예술가와 아동돌봄 종사자는 훈련받은 방식과 사고하는 방식이 달라요. 국동완 작가님 발제를 들으면서 저는 못 하는 영역이라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아동돌봄 종사자 분들도 시각이 정말 다르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와 결합해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확실해졌습니다.

양혜정

센터장님께는 키움센터 소개와 함께 어린이들과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혜경

노원구 키움센터 13호점은 2019년 12월 30일 개소했는데요. ‘잘 놀고 잘 먹고 잘 쉬고’라는 슬로건 아래 아동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문화예술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도 자원과 지원이 부족했는데, 작년 10월 거점형 1호가 노원구에 생기면서 한 PBL활동이 저희에게는 옹달샘 같았어요. 문화예술을 체험하는 활동으로인해 학부모들의 키움센터에 대한 생각이 더 좋게 바뀐 것 같아요.

양혜정

키움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과 초등학교에 있는 아이들의 돌봄 환경은 다를 텐데요. 실제 돌봄 영역에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본 두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미은

저는 현재 서울문화재단 TA로 교과연계 수업인 ‘예술로 플러스’를 진행하고 있지만 예전에 ‘예술로 돌봄’ 사업에 참여해 초등돌봄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난 경험이 있습니다. 돌봄교실은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오고갈 수 있는 환경이에요. 수업 중에 나가는 아이, 들어오는 아이들까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 환경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중요하고요. 더불어 아이들에 대한 이해도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수업에 참여하는 목표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인데요. 적극적으로 활동에 임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학원 가기 전 빈 시간에 잠깐 들렀다 가는 아이도 있어요. 목표치가 다른 아이들을 끌고 가야 하는 TA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데요. TA는 아이들마다 세심하게 관찰하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김미선

저는 초등돌봄교실·거점형 키움센터 등 여러 공적 돌봄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강사입니다. 초등돌봄교실은 방과 후에 잠깐 시간을 메운다는 느낌으로 온 아이가 많았는데요. 키움센터 아이들은 정말 재미를 느껴서 눈빛이 다르고 자율성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학부모부터 설득해야
양혜정

예술교육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그 가치를 학부모와 공유하는 게 필요할 것 같은데요.

김혜경

저희는 아이가 영어학원이 아닌 PBL이나 메이커스 활동에 가겠다고 실랑이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쾌감을 느껴요. 부모님들은 학원을 몇 시에 가는 데만 관심 있거든요. 다른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이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부모님들에게 전달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아래미

주 양육자를 적극적으로 설득할 필요가 있어요. 그런 차원에서 오늘 사회적·행동적·정서적 역량 발달이 가능하다고 말씀드렸어요. 아이들이 행복해져야 한다고 하면 설득이 안 됐거든요. 아이들이 친구들과 노는 시간을 어떻게 확보하고, 역량이 어떻게 좋아지는지를 측정해서 보여주는 작업이 필요하고요. 저도 초등학교 4학년과 7살 딸이 있는 주 양육자이지만, 주 양육자의 말을 들을 필요는 없다고까지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미은

학교에서 교과연계 수업할 때 설득할 대상은 담임선생님이에요. 그래서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해요. 직접 참여해 보면 이 수업이 얼마나 좋은지 바로 와닿는 것 같아요. 학부모님들도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할 기회가 있으면, 예술 수업 시간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유익하고 긍정적인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되는지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양혜정

코로나 시대에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을 텐데요. 기대감이나 변화를 목격하고 있는지 혹은 학부모로서 온도 차이를 느끼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국동완

제 아이는 일반 유치원 종일반에 다니는데요. 정규시간 끝나고 3시간 있는 자유시간만 하면 좋겠대요. 저도 아이가 시간을 들이고 싶은 만큼 써서 그리거나 만든 무언가를 볼 때 희열을 느껴요. 코로나19로 긴급돌봄에만 보낸 시기가 있었는데 아이가 정말 행복해하는거예요. 코로나19로 돌봄 시간의 가능성을 발견한 기회도 됐어요.

김혜경

아이들은 PBL이나 어떤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보다 이면지에 마음대로 그리고 꾸며서 색칠한 것을 더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아요. 어느 일요일에 아이가 찢어진 종이에 그린 그림을 찾아야 한다고 해서 부모님이 전화한 적이 있어요. 제가 센터에 나가 그림을 찾아준 경험이 생각나 공감이 됐어요.

김미선

비대면과 대면을 오가면서 정해진 시간 안에 아이들을 파악하고 재미도 주고 성과도 내야 하는 게 현실인데요. 힘든 점이 많았지만 거리두기로 인원수가 조정되면서 아이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기회가 됐고, 만족도는 더 높아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유연함과 융통성이 필요한 일
양혜정

돌봄교실은 학년이 섞여 있고 들고 남이 잦은 특수성이 있다고 하는데요. 연령차나 융통성이 필요한 환경에서 어떤 고민이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미은

저는 계획한 프로그램을 대신 프로그램의 재료만 갖고 아이들의 관심사에 맞춰 수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돌봄 영역에서 예술 수업은 TA들이 수업 목표를 이루는 것보다는 아이들과 그 시간을 더 유익하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TA가 무엇을 목표로 수업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상이 마련되지 않으면 혼란스러울것 같아요. 저는 놀이의 유희성과 예술교육에서의 유희성이 같은 점도 있지만 다른 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예술교육에서 논다는 것의 목표와 그 방법에 대해 좀 더 논의된다면, TA들이 더 즐겁게 아이들과 예술로 유익하게 놀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국동완

저는 영국에서 석사를 하면서 튜터링에 대해 좋은 인상이 생겼는데요. 튜터링이 돌봄에 적용되면 선생님도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고 아이들도 자기 주도형 프로젝트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머무는 시간에 상관없이 장기 프로젝트를 유동성 있게 진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미선

공적 돌봄은 아이들이 주도해서 재미를 느낄 만한 프로젝트를 할 수 있고, 아이들을 관리하는 효율적인 체계와 강사들의 융합 교육방식이 학교와는 다르다고 느꼈어요. 아이들이 짧은 시간에도 만족할 수 있는 수업이 계속 유지되고 발전되면 좋겠습니다.

김혜경

PBL도 결과에 치중하다 보니 만들어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많더라고요. 아이들한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장기 프로젝트를 하면 좋겠어요.

양혜정

지금 연극이나 뮤지컬 분야는 돌봄 영역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이라는 의견이 있어요. 들고 남이 잦은 아이들과 연극 작업을 하기는 굉장히 어렵거든요.

김아래미

지역아동센터나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는 아이들이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시설이라 연극이나 뮤지컬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초등돌봄교실이나 키움센터도 프로그램을 다양화해서 장기 이용 아이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아동돌봄 종사자와 예술가들이 어떻게 친해져야 하고, 각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논의되면 좋겠습니다.

국동완

예술가의 특징이 잘 발현될 수 있게 해주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예술가를 적극 초청하면서 어떻게 최대한 존중하고 같이 어울릴지가 논의돼야 하고요. 선생님들이나 교육에 투입되는 예술가의 처우가 좋아지면 좋겠습니다.

김미은

작가님이 정리한 시선에 저희가 쓰는 기술이 다 들어가 있는데요. ‘어린이가 보는 것’은 관찰하고 몰입하게 하는 것, ‘선생님이 어린이를 보는 것’은 ‘인정하기’라는 기술이고요. ‘선생님이 어린이가 보는것을 보는 것’은 관심 갖기, ‘어린이가 자신이 보는 것을 보는 선생님을 보는 것’은 라포르Rapport 를 형성하면서 관심사를 공유하는 것이거든요. 여기에 ‘어떻게 질문하면 아이들이 더 관찰하고 몰입할지’를 같이하다 보면 예술가와 교육가가 더 잘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예술교육의 가치를 뚝심으로 밀어붙여야
양혜정

실시간으로 ‘학부모들은 돌봄 시간까지 아이가 마음껏 상상하고 즐기기보다는 지식을 하나라도 더 배웠으면 하는 욕심을 부리지않는가’라는 의견이 들어왔어요.

김미선

시간을 허투로 쓰지 않으면 좋겠다는 게 부모 마음이지만, 돌봄현장에 가보면 아이들은 단순히 시간을 즐겁게 보내기를 원하더라고요.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전문 지식이 아니라 신나게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국동완

공적 영역에서 사교육과 경쟁할 것은 아니잖아요. 중요한 가치를 계속 리서치하고, 여러 경험을 하게 해서 설득하는 것이 공적 영역에서 집중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김미은

저는 학부모들이 ‘시간이 부족한데 예술교육을 계속해야 하느냐’고 하면 예술교육의 창작 과정이 교과 공부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말씀드려요.

김아래미

주 양육자들의 요구를 들으며 우리가 추구하는 것을 지켜내기는 어려워요. 주 양육자들은 문화예술에서도 교육 차원의 결과물을 원하는 게 있을 텐데요.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그게 아님을 알리고, 예술가와 돌봄 시설에서 일하는 분들이 중심을 잡아나가야 합니다.

김혜경

현장 종사자가 고집과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어요. 저희 센터는 아이들을 대변하는 선생님이 되자는 주의예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하잖아요. 돌봄에서만큼은 아이들에게 잠재된 것을 건드려주고 끌어낼 수 있는 역할을 밀어붙이면 좋겠어요.

국동완

제 주변 예술가들도 자기 자식이 예술을 전공한다고 할까 봐 겁내는 게 현실이거든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인식하는 수준이 올라가지 않는 한 우리는 설득할 수 없어요. 공적 영역에서만의 가치로 경쟁해야 하고 뚝심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양혜정

다음으로 주 양육자들이 아이들이 받는 교육을 접해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김혜경

부모에게 아이와 같이 체험하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영향이 아이에게도 미칠 것이라 생각해요. 의무적으로라도 한 번씩 체험하면서 느낄 기회가 있다면 얼마든지 참여할 것 같아요.

김아래미

저는 제 딸이 방과후학교에서 미술하는 것을 보면서 수업이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비대면으로 하는 지금이 주 양육자들한테 문화예술교육을 쉽게 보여줄 기회인 것 같아서 잘 활용했으면 합니다.

공적 돌봄과 예술교육 만남의 출발점
양혜정

마지막으로 예술인·선생님·학부모 혹은 나 자신에게 던지고 싶은 제언이 있다면 들어보겠습니다.

국동완

비대면으로 진행해야 하는 선생님의 고충과 아이들의 힘든 상황, 아이를 돌봐야 하는 집안 양육자의 상황도 깊이 공감하는데요. 집에서 돌봄과 교육을 동시에 하면서 아이와 가족이 고립되는 상황을 계속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유학 시절 좋았던 것 중 하나가 공공기관에서 미술 체험을 가족 단위로 한 것인데요. ‘키즈’가 아닌 ‘패밀리’ 프로그램이었거든요. 가족 간에 경험하는 시간을 서로 봐주는 시선이 오고가는 것이 중요하고, 가족의 유대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차원으로 나아가는 방향도 논의됐으면 합니다.

김혜경

모든 센터의 아이들이 형평성 있게 예술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구체적으로 논의되면 좋겠고요. 여건상 참여 못 하는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논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아래미

이 자리를 통해 예술가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기뻤고요. 아동돌봄 종사자와 예술가가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연대하고 활동하는 공적 아동돌봄이 됐으면 합니다.

김미은

저는 TA들이 거점형 키움센터라는 새로운 공간에 도전할 수 있어 기쁘고요. TA들이 수업할 수 있는 공간이 앞으로 많이 생겨서 TA와 아이들이 만날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김미선

저도 프로그램이 조금 더 다양해져서 아이들이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하면 좋겠고요. 가족 단위 프로그램도 충분히 비대면·대면으로 할 수 있잖아요. 가족들도 같이 참여해서 예술이 재미있고 치유가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양혜정

오늘 논의가 공적 돌봄 영역에서 예술과의 만남이 더 의미 있고 저력 있고 지속성 있게 나아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리 전민정객원 편집위원 | 사진 제공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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