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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8월호

서울 지하철과 풍경들 역사驛舍에서 배우는 동네의 역사歷史

너무 익숙해 쉽게 눈길을 주지 못했던 서울시민의 ‘매일의 공간’ 지하철역. 하지만 그곳이 역사驛舍가 위치한 동네의 역사歷史를 알 수 있는 비밀스러운 공간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울 지하철이 개통될 때 정성스럽게 붙여져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는, 지하철 타일 벽화로 새겨진 20세기 서울의 물상들을 탐험해 보자.

동대문역

동대문역

동대문역 정거장의 디자인 주제는 ‘과거와 미래’다. 이는 도성의 동쪽 성문을 열고 닫는 동대문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한다.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 승강장에서는 빛이 쏟아져 내리는 열린 동대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충정로역
충정로역

2호선 충정로역 출구 주변에는 지금은 사라진 ‘서대문’의 풍경을 재현한 것으로 보이는 벽화가 있다. 이외에도 담장의 기와를 표현한 타일 벽화가 있다. ‘충정로’라는 이름은 순국선열의 대표 인물인 민충정공의 이름을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붙인 것이며, 순국열사 중에서도 맨 처음의 인물이어서 이 인물을 택했다고 한다. 충정로는 길의 이름이자 1946년 10월 1일부터 부르게 된 법정동의 이름이기도 하다.

압구정역
압구정역

압구정은 조선 초기의 권신인 한명회가 세상 일을 잊기 위해 강가의 갈매기를 벗 삼아 지내겠다며 지은 정자의 이름이다. 이곳은 돛단배가 떠 있는 한강과 강북의 원근 풍경, 그리고 닥나무가 무성한 저자도 등이 펼쳐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전경이었다고 전해진다. 한쪽 승강장에는 압구정, 반대편 승강장에는 갈매기가 나는 하늘이 펼쳐져 있다.

안국역
안국역

안국역 정거장의 디자인 주제는 ‘안국동의 옛 모습’이다. 안국역에는 우리 고유의 전통가옥 목기둥-보 구조에서 차용한 재료 배치를 보여주고 있다. 안국동이라는 지명은 조선 초기부터 이 일대를 ‘안국방’으로 부른 데서 유래한 것이다. 이곳은 북촌, 또는 웃대라고 불리던 서울 중의 서울이었다.

창동역
창동역

4호선이 1호선과 교차 환승하는 지점에 설치된 창동역의 ‘들녘’은 개발되기 전 창동의 광활한 들판의 모습을 담았다. 창동이라는 지명은 본래 이 지역 일대가 넓은 들판으로서 조선 시대 임금에게 곡식을 진상하던 곡물창고가 있었던 데에서 붙은 이름이다.

잠원역
잠원역

잠원역 정거장의 디자인 주제는 ‘견직도와 누에고치’다. 잠원동은 조선 초에 국립 양잠소를 이곳에 두었다는 데에서 유래하는 지명이다. 원래 이 지역은 시흥동 신동면 잠실리였는데, 1963년 서울시에 편입될 때 강동구 잠실동과 혼동을 피하기 위해 잠원동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한쪽 승강장에서 ‘견직도’, 반대쪽 승강장에서 거대한 ‘누에고치’ 타일 그림을 찾아볼 수 있다.

이소영_인스타그램 @metroofseoul 운영자. 20세기 서울의 지하 공간과 이미지를 탐색한다. | 사진 석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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