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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8월호

무용가 박선화 불확실함 속에서:
직하게, 나다운 춤을 추기

사당역 연습실 ⓒKenn. 김병구

Q 당신은 누구입니까?

춤을 좋아하는 사람, 박선화입니다. 춤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이번에 팬데믹을 겪으면서 새삼 느꼈는데, 제 인생은 정말 춤밖에 없더라고요. 춤뿐인 제 인생이 좋기도 한데, 어떻게 사람의 삶에 하나밖에 없을까 싶기도 해요. 주변 분들이 제게 항상 생각이 많아 보인다고 하는데, 그건 아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대구든 서울이든 해외든 이곳저곳을 떠돌면서 연고지 없이 오랜 시간을 혼자 보내다 보니, 머리에 떠다니는 생각을 가만히 정리할 기회가 없었어요. 떠돌이 그 자체죠.(웃음) 의외로 전엔 정말 안정적으로 살았어요. 학교도 모난 데 없이 잘 다녔고, 졸업 후 들어간 대구시립무용단도 별 탈 없이 즐기면서 잘 다녔죠.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안정적인 생활이 제 삶에서 기운의 흐름을 막고 있는 듯 느껴졌어요. 삶이 편안한 만큼 제 속이 갉혀 파이는 느낌이 들었죠. 그래서 언제부턴가 어디에 매여 있으려 하지 않고, 숨통이 트일 수 있는 어디론가로 항상 도망 다녔어요. 저는 매우 게을러서 자신을 지옥이나 불구덩이로 밀어 넣어야 뭔가를 하게 되거든요.

Q 여기는 어디입니까?

여기는 제가 인고의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낸 곳이에요. 김보람 안무가의 <쓰리볼레로> 작품이 끝난 이후로 약 4개월간 아무 일도 없었는데, 그동안 여기서 쭉 살았어요. 아침에 밥 먹고 와서 여기 계속 있는 거죠. 혼자 놀다가 기본 동작 연습했다가 누워 있기도 하고요. 이렇게 연습실에 계속 혼자 있으니 자연스럽게 솔로 작품을 준비하게 됐어요. 그 작품이 뉴댄스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죠. 고등학교 때도 상과 일등과는 거리가 멀었던 터라, 페스티벌에서 상을 받으니 새롭더라고요. 페스티벌에서 상을 받으니 다른 작업과 연계돼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됐어요. 본격적으로 서울에서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하게 된 거죠. 그 시작을 함께한 공간이라는 생각 때문에 제게 의미가 깊은 공간이에요.

Q 이곳에서 춤은 어떻게 발견되나요?

이곳은 제 춤이 가장 편안해지고 스스로 가장 솔직해질 수 있는 공간이에요. 춤을 위해 여기에 있진 않았지만, 여기서 보낸 모든 시간이 자연스럽게 춤을 만들어준 것 같아요. 춤은 본래 혼자 시간을 많이 보내야만 출 수 있는 거잖아요.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그 순간을 살아야 하고, 지금에 최선을 다해야 하죠. 작품에서도 그렇고 삶에서도 그렇고요. 이렇게 오늘만 보고 살다가 내일은 어떻게 살는지 걱정되긴 하지만, 결국 저답게 잘살고 있길 바라요.(웃음)

취재·정리 김연임 웹진 [춤:in] 편집장

아티스트 소개 박선화는 춤추는 순간에 본인이 가장 살아 있다고 느끼는 무용가다. 본능적이고 날것의 움직임과 솔직하게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이를 방향성으로 두고 작업 중인 프로젝트 단체 ‘정제공장’의 안무자이며, 프리랜서 무용수로서 여러 단체와 작업하고 있다.

※본 원고는 지면 관계상 편집되었습니다. 원문은 웹진 [춤:in]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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