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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8월호

서울의 역사와 함께 흐르다우리 곁의 한강
수천 년간 서울의 남과 북을 가르며 흘러온 한강에는 서울의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보트를 타고 수영을 즐겼던 낭만적인 옛모습은 사라진 채 이제 인공 구조물로 뒤덮이고 말았지만, 한강은여전히 한여름이면 서울시민의 더위를 식혀주는 소중한 휴식공간입니다. 한강 곳곳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따라 느긋한 산책을 떠나봅니다.

1950년대 말 한강.

<사진> 1950년대 말 한강.

서울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한강은 서울의 역사와 함께 흘러왔습니다. 한강의 상류부는 남한강과 북한강으로 나뉘어 흐르다가 양수리에서 하나로 합쳐져 팔당호를 지나 서울로 들어옵니다. 북서쪽으로 직진하며 폭을 넓힌 한강은 임진강과 섞인 후 강화만을 통해 서해로 들어갑니다. 한강이라는 이름은 큰 물줄기를 뜻하는한가람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삼국시대 초기에는 대수(帶水)로 불리다가 고구려에서는 아리수(阿利水), 백제는 욱리하(郁利河), 신라는 한산하(漢山河) 등 각기 다른 명칭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백제가 중국 동진(東晋)과 교류하며 한수(漢水) 또는 한강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고 전해집니다. 고려가 멸망하고 건국된 조선은 한강 유역의 한양으로 천도했습니다. 한강 뱃길을 이용해 세금을 거두어들이기 쉽고, 외국과의 교역도 원활하게 할수 있다는 점도 천도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한강의 다리

한강에 처음 다리가 놓인 것은 1900년입니다. 한국 최초의 근대식 철교인 한강철교가 이때 준공됐습니다. 1950년 6·25전쟁 때 폭파됐던 이 다리는 2년여 만인 1952년에 복구됐고, 2006년 등록문화재 제250호로 지정됐습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1950년대 이전에는 한강철교와 한강대교(1917년 준공), 광진교(1936년 준공) 등 3개의 다리만 있었습니다. 1970∼80년대 경제 성장기에 강남 개발 등을 이유로 14개가 집중 건설됐고, 2000년 이후에 6개의 다리가 추가로 놓였습니다. 현재 서울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총 28개이며 2020년에 29번째 다리인 월드컵대교가 완공됩니다.
서울 한강 다리 가운데 가장 긴 것은 3km에 육박하는 마곡대교(2,930m)이며 방화대교(2,559m), 월드컵대교(1,980m), 가양대교(1,700m), 올림픽대교(1,470m), 행주대교(1,460m) 등의 순으로 이어집니다. 가장 짧은 다리는 잠수교로 795m에 불과합니다. 한강 다리 28개의 일 평균 통행량은 10만 70대(2018년 1월 기준)로 조사됐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붐비는 곳은 한남대교로, 하루 평균 21만 7,618대의 차량이 통행합니다. 한남대교는 왕복 12차로를 갖춰 ‘차로 수가 가장 많은 한강 다리’로도 기록됐습니다.

그리운 한강의 옛 모습

한강이 본격적으로 개발된 시기는 1960년대입니다. 1967년 서울시는 ‘한강 개발 3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여의도와 강변도로를 만들었습니다. 또 압구정, 반포, 잠실지구 등에 있던 공유수면을 흙으로 덮어 대규모 택지지구를 조성했습니다. 강남은 이렇게 형성됐습니다.
서울올림픽을 유치한 후 한강을 대대적으로 정비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총 사업비 9,560억 원을 투입해 한강 종합개발이 진행됐습니다. 올림픽대로를 만들고, 한강변을 콘크리트로 덮어 13개 지구의 고수부지를 조성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하천의 모습은 사라지고, 인공 구조물로 뒤덮였습니다. 2007년에는 한강의 본래 모습을 되찾자는 취지로 ‘한강 르네상스’ 계획이 수립됐지만 결국 외관 가꾸기에만 치중했습니다. 수변공간이 보기 좋고 이용하기 편리해졌지만 옛 모습으로 돌아가지는 못했습니다.
한강은 서울시민에게 식수를 공급하고 휴식공간도 제공합니다. 한강에서 물놀이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사진>은 1950년대 말 한강에서 보트를 타고 수영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입니다. 당시에는 멀리 피서를 갈 필요 없이 인근 한강에만 나가면 더위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강 개발이 시작된 후 준설작업으로 수심이 깊어져 수영을 할 수 없게 됐고, 백사장도 사라졌습니다. 그때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7월 28일부터 10월 27일까지 매주 토요일 반포한강공원에서 ‘한강 야경투어’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오후 8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전문해설사가 서울 야경을 펼쳐내는 빛과 색채, 한강 다리와 주변 건축물, 서래섬과 달빛 무지개 분수 등에 숨겨진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합니다. 또 투어 참여자를 위한 특별 포토존과 즉석 퀴즈쇼, 야광 부채 흔들기 등의 이벤트도 마련된다고 하네요. 참가비는 무료이며 참가 신청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시스템(http://yeyak.seoul.go.kr)을 이용하면 됩니다.

사진 김천길 전 AP통신 기자. 1950년부터 38년 동안 서울지국 사진기자로 일하며 격동기 한국 근현대사를 생생하게 기록했다.
글 김구철 문화일보 문화부 기자. 대중문화팀장으로 영화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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