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스테이지 서울re:stage seoul’은 공연에 사용된 무대 소품과 의상 등 물품을 공유하고 재사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플랫폼이다. 시범 운영을 거쳐 2023년 12월 20일, 온라인 플랫폼을 정식 오픈했다. 국내 최초로 물품 검색부터 대여 신청과 예약,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게다가 이용자 간 공연 물품을 직접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 기능을 갖췄는데, 이 또한 공공기관 최초의 시도다.

기후 위기 시대, 범세계적으로 친환경을 실천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공연예술계에서도 창·제작 과정에서부터 폐기물 절감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지속 가능한 공연 환경을 만들기 위한 공통의 기준에 합의하는 등 구체적인 지침이 생겨나고 있다. 해외에서는 영국의 ‘시어터 그린북The Theatre Green Book’이 대표적이고, 국내에서는 이와 비슷한 ‘지속가능한 공연예술 창제작을 위한 안내서’(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발간)가 있다. 이 가이드북에서 이야기하는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실천 중 하나가 바로 ‘새 자재를 최소화하는 것’. 즉, 모든 자재의 50%가 재사용 또는 재활용된 것인지 출처를 확인하라는 것이다. ‘리스테이지 서울’은 플랫폼 조성과 운영을 통해 공연 물품을 적극적으로 재사용하도록 돕는다.

‘리스테이지 서울’ 운영 원칙 중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순환’과 ‘공유’다. 물건을 구매해 확보하는 방식이 아닌 위탁자의 ‘위탁’ 물품을 이용자에게 ‘대여’해준다. 부피가 커서 위탁할 수 없는 물품은 거래 플랫폼인 ‘Re:마켓’을 통해 직접 거래할 수도 있다. 그간 이러한 공유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공연예술인의 수요는 지속해서 있었지만, 보관과 공유의 기회가 없어 많은 물품이 쉽게 버려지곤 했다.(관련한 플랫폼은 스탭서울컴퍼니가 2013년부터 운영하는 커뮤니티 ‘공쓰재’가 유일하다.) ‘리스테이지 서울’은 무엇보다 편리하고 쉬운 대여·위탁 서비스를 제공한다. 온라인으로 필요한 물품을 검색한 뒤 예약 신청과 결제까지 할 수 있고, 예약한 물품은 오프라인 창고에서 직접 확인하고 픽업·반납이 가능하다. 물품 대여료는 물품 가액의 1.5~5% 선에서 합리적으로 책정됐으며, 무료부터 최대 3만 5천 원까지 다양하다.

‘리스테이지 서울’의 가치는 단순히 물품을 맡기고 빌리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누군가의 공연 무대에 오른 물품이 또다시 무대에 올라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공연 물품을 매개로 이어진 관계는 공연예술계에서 지속 가능한 무대를 실천하는 문화로 이어질 것이다. 공연을 만드는 일과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만나 국내 공연예술 제작의 지형도를 바꾸고 더 나은 세계로 향하게 한다. 우리의 작은 날갯짓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의 시작에 ‘리스테이지 서울’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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