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다하는’ 주크박스 뮤지컬<보디가드> 11. 28~2020. 2. 23, LG아트센터
“And I will always love you~” 잔잔하게 말하듯 시작해 빛나는 고음으로 듣는 사람을 전율케 하는 천상의 목소리. 휘트니 휴스턴은 2012년 2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뮤지컬 <보디가드>는 스토커의 위협을 받는 당대 최고의 팝스타와 보디가드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며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 <보디가드>(1992)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2012년 12월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뒤 한국에선 2016년 아시아 최초로 공연됐다. 2016년 공연에서도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노래가 다하는’ 뮤지컬이다. <I Will Always Love You>를 비롯해 <I Have Nothing>, <Run To You> 등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빌보드차트 14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운 영화 OST 넘버 15곡을 무대에 올린다.
주인공인 ‘레이첼 마론’은 폭발적인 가창력과 사랑스러운 영혼의 소유자로 그려진다. 음역대가 높은 데다 공연에서 노래 분량의 80% 이상을 소화해야 해 쉽지 않은 역이다.
한국판 ‘레이첼 마론’에는 <레베카> 등 다양한 작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를 선보인 배우 김선영, 2016년 초연에도 출연한 ‘명품 보컬’ 손승연, <지킬 앤 하이드>에서 뛰어난 가창력을 보인 ‘괴물 신인’ 해나가 캐스팅됐다. 휘트니 휴스턴에 대해 김선영은 “20대를 함께한 존경하는 존재”, 손승연은 “<I Have Nothing>은 인생곡”, 해나는 “나의 영원한 디바”라고 말하며 공연에 대한 기대를 표현했다.
최고의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은 강렬하면서도 절제된 연기 속에서 여러 감정선을 표현해야 하는 복잡한 역할이다. 다양한 드라마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동건과 드라마와 영화 외에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으로 친근한 매력을 쌓은 강경준이 캐스팅됐다. 둘 다 뮤지컬은 첫 도전이다.
주크박스 뮤지컬이기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다.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과 화려한 퍼포먼스,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1 뮤지컬 <보디가드> 포스터.
2 뮤지컬 <영웅본색> 포스터.
홍콩 누아르의 전설이 무대 위로<영웅본색> 12. 17~2020. 3. 22, 한전아트센터
긴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성냥개비를 입에 문 쓸쓸한 표정의 주윤발. 중국 반환이 결정된 홍콩의 불안을 도시를 배경으로 무협지처럼 펼쳐낸 영화 <영웅본색>(1986)은 감상적인 음악과 감각적인 영상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한 시대를 풍미한 명작 영화가 새롭게 뮤지컬로 탄생한다. 최근 홍콩의 상황과 맞물려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남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뮤지컬 <영웅본색>은 홍콩 누아르의 시초이자 정점으로 꼽히는 동명의 영화 1편과 2편을 각색한 작품으로, 한국에서 초연되는 창작 뮤지컬이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 흥행작을 만들어낸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작곡가가 다시 만났다.
뮤지컬 <영웅본색>은 의리와 배신이 충돌하는 홍콩의 뒷골목에서 살아가는 송자호, 송자걸, 마크라는 세 명의 인물을 통해 우정과 가족애를 그린다. 공연 전부터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극 중 조직에 모든 것을 바쳤지만 배신당한 후 새로운 삶을 꿈꾸는 송자호 역으로는 유준상, 임태경, 민우혁이 출연한다. 경찰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형사로 조직 생활을 했던 형 송자호를 경멸하는 송자걸 역으로는 한지상, 박영수, 이장우가 캐스팅됐다. 의형제인 송자호의 복수를 위해 나섰다 절름발이가 된 후 조직에서 퇴물 취급을 받는 마크 역으로는 최대철과 박민성이 무대에 오르고, 조직의 보스가 되려는 야욕을 품은 아성으로는 김대종과 박인배가 나선다. 페기 역은 제이민, 송주희, 정유지가 맡는다.
영화를 어떻게 무대에 재현할지도 관심거리다. 왕용범 연출은 뮤지컬 <벤허>에서 원작 영화의 전차 경주와 해상 전투를 역동적인 무대 연출로 선보여 호평받은 바 있다. 영화의 액션과 분위기를 어떻게 살릴지 관심이 모인다.
<당년정>, <분향미래일자> 등 원작 영화와 더불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노래들도 그대로 뮤지컬에 삽입해 영화의 감동을 전한다. 이성준 작곡가 특유의 서정적인 멜로디부터 듣는 이의 심장을 뛰게 하는 강렬한 선율까지 다양한 넘버들도 관객들을 기다린다.
- 글 배문규_경향신문 기자
사진 제공 CJ ENM, 빅픽쳐프러덕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