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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호

2018 책의 해책의 해가 둥글게 떴습니다
봄기운이 완연한 3월 22일, ‘2018 책의 해’ 출범식이 열렸다. 2018년은 독자에게, 아니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에게 둥근 해가 밝은 빛을 비추는 한 해가 될 것이다. ‘2018 책의 해’를 맞아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진다.

#무슨책읽어?

작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답했다. 책을 읽지 않는 삶을 살고, 책 없이 일상을 꾸려가는 사람이 많았다.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하나같이 시간이 없어서였다. 책의 가치, 의미는 알지만 너무 바삐 삶의 바퀴를 돌리느라 외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책의 해’는 1993년 이후 두 번째, 25년 만이다. 다양한 지식 전달 매체와 속도 빠른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인터넷 시대에 책을 어떻게 생활 가까이 둘 수 있을까?
‘2018 책의 해’의 표어는 ‘#무슨책읽어?’다. 아예 해시태그가 붙어 있다. SNS 시대의 책을 이야기하자는 희망이 담겨 있다. 가까운 사람에게 안부 인사로 무슨 책을 읽는지 묻고, 서로가 읽은 책의 정보와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것. 책이 소통의 화두가 되게 하자는 취지다.
집행위원회가 꾸려지자마자 머리를 맞댔다.
홀로 책 읽기의 까다로움을 벗어나 함께 읽는 방식, 책과 즐겁게 노는 법을 고민하고, 완독의 강박을 버리고 책이 주는 메시지와 가치를 내 인생으로 끌어들여 향유하는 것 등 실천을 염두에 둔 사업 방향을 설정했다. 방향은 두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함께 읽자’와 ‘생활 가까이 책을 두자’이다.
사람의 온기가 그리워 SNS를 하고 모임을 하는데, 여기에 책을 접목하면 삶의 질을 품위 있게 유지하면서 시간이 없어 못 읽던 책을 생활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안부 인사로 물어보자. “무슨 책 읽어?”
아쉽게도 ‘2018 책의 해’ 대국민 독서 캠페인이 시작된 ‘광화문 광장 축제’의 둘째 날, 비바람 때문에 행사가 취소되었다. 4월 22일 행사 첫날에도 조금씩 비가 흩뿌렸지만 광화문 광장을 찾은 사람들은 ‘오픈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팟캐스트를 통해 책 이야기를 들었고, 독립책방 20곳의 매력적인 책들을 접했으며, 책 낭독회와 이어지는 저자 강연에서 생생한 책의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광장에 하룻밤 사이 깔아놓은 잔디밭 위의 도서관 ‘라이프러리’와 책 놀이터인 ‘북그라운드’에서 아이들은 마음껏 책을 읽고 뛰어놀았다. 광화문 광장에 책 이야기가 울려 퍼지고 책이 활짝 펼쳐지는 풍경을 보고 싶었던 마음은 비바람에 다소 흐려졌지만, 연말까지 계속될 프로그램이 있으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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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포스터.

책과 함께 변화하는 한 해

무대장치가 없는 거리에서 펼쳐지는 거리공연을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거리공연은 이미 만들어진 무대에서 노래만 잘 부르거나 춤만 잘 추면 되는 전형적인 공연이 아니기 때문에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 그런데 이런 열악한 조건에서도 ‘버스커 버스커’의 등장 이후 아마추어 예술가 및 예술동호회 단체나 심지어 대형 스타 가수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자유롭게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공연에 대한 정당한 보수가 없으며, 이들이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날씨, 다양한 관객층을 위한 레퍼토리 구성이나 소음 규정 등 거리공연의 조건도 까다롭다. 이에 서울시는 거리공연가들이 안정적으로 공연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사전 협의하여 장소를 협조받고, 공개 오디션을 통해 거리공연단을 선발한다. 거리공연에 대한 수준을 높이는 한편 소음 규정을 준수하는 등 거리공연에 대한 방안을 꾸준히 개선하며 거리공연을 활성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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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4 4월 22일에 열린 2018 책의 해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기념 광화문 광장 축제 현장. 23일 행사는 비바람으로 인해 취소됐다.

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거리공연

‘2018 책의 해’는 3월부터 매달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독서 환경, 책을 둘러싼 생태계를 점검하고 희망을 발견하자는 의미의 ‘책 생태계 비전 포럼’이다. ‘책 생태계의 오늘을 말하다’, ‘책의 새로운 얼굴’, ‘저자의 탄생’, ‘출판 비즈니스의 모델’, ‘서점, 독자를 만나다’, ‘도서관, 내일을 말하다’, ‘읽는 사람 읽지 않는 사람’, ‘책 생태계의 과제’ 등의 주제로 연말까지 진지하고 흥미로운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또 도서관과 연계하여 ‘책 읽는 가족 한마당 축제’, ‘전국 도서관 독서 모임 확대 행사’, ‘우수 독서 프로그램 발굴, 도서관 확산 운동’ 등을 실시한다. 서점과 연계하여 ‘전국 심야 책방의 날’을 만들고 ‘찾아가는 이동 책방, 북트럭’이 전국을 돌아다닐 예정이다. 책방은 왜 낮에만 문을 열까? 밤은 책과 친해지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청춘이 몰려드는 홍대 앞부터 책방이 심야에도 문을 여는 날을 만들어 ‘책 읽는 밤’의 추억을 선사한다. 카페와 술집이 아닌 서점에서 보내는 청춘의 밤은 어떤 빛일지 기대된다. 또 책방이 큐레이션한 트럭이 곳곳을 다니며 책을 판매한다
대국민 공모, 참여사업은 ‘2018 책의 해’의 책의 가치 공유 캠페인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독자 누구나 ‘나도 북튜버’(Book-Youtuber), ‘위드북’(With Book) 등에 참여하여 상금을 받고 홍보대사가 될 수도 있다. 특히 ‘북클럽 리그 대회’나 ‘우리 고전 다시 쓰기’ 등은 재미있는 경쟁 구도로 독서 모임을 활성화하고 독서 행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 이다.
민관 합동으로 힘을 모은 ‘2018 책의 해’ 집행위원회는 ‘지역별 책 플러스 네트워크 발족’, ‘책 마을 지정 시범사업’, ‘지역 책 축제 우수 프로그램 지원사업’ 등을 통해 풀뿌리 독서사업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공모사업도 진행한다. 이 모든 행사는 ‘2018 책의 해’ 홈페이지(www.book2018.org)에 공지되며 시민들의 참여를 기다린다.
책과 함께하는 삶이 근사하다, 재미있다, 생기 있다는 사실을 강렬하게 새기고, 책 읽기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깨우치는 계기를 ‘2018 책의 해’에서 마련하기 바란다. 책과 함께 조금씩 변화하는 사람들을 보고 싶다.

글 정은숙 ‘2018 책의 해’ 집행위원장, 마음산책 대표
사진 제공 ‘2018 책의 해’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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