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서울 서커스 페스티벌 <서커스 캬바레> & 서커스 시즌 프로그램 <서커스 캬라반>
종식되지 않은 코로나19.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이 시민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두가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2019 <서커스 캬바레> 스케치 이미지
2020 서울 서커스 페스티벌 서커스 캬바레
2020 서울 서커스 페스티벌 <서커스 캬바레> 이야기
지난해 유난히 날이 좋았던 5월 초 3일간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2019 서울 서커스 페스티벌 <서커스 캬바레>는 서커스를 관람하기 위해 찾아온 관객으로 가득 찼다. 전통연희부터 근대 서커스, 현대 서커스까지 각 시대의 모습을 담았던 서커스 축제는 7만여 명 관객의 마음속 깊이 서커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색다른 추억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그 감동의 시간을 다시 재현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올해 4월까지 축제를 준비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여파로 결국 축제를 5월에서 9월로 한 차례 연기했고, 지난 8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져 10월로 다시 한번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이 미치고 있어 초청 예정이었던 해외 공연단체 또한 올해 축제에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국내외 상반기 축제는 대부분 취소되거나 하반기로 연기됐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종식되지 않은 채 우리 곁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중교통과 편의시설을 이용하고 있으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올해 <서커스 캬바레>는 무엇보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방역에 중점을 두고 안전한 축제를 만들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그렇다면 10월 9일(금)부터 11일(일)까지 3일간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리는 <서커스 캬바레>는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쳤으며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성될까.
1 <Pulse;맥>(프로젝트 루미너리)
안전한 축제를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의 시간. 드라이브 인 캬바레!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공연과 축제 취소 통보로 예술가와 문화예술계 종사자는 심신이 극도로 지쳐 있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도 축제가 열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서커스 캬바레>는 국내외 예술 단체 프로그램 기획·기술·운영·홍보 각 파트에서 머리를 맞대어 의견을 나누었고 그러면서 여러 변화를 거치게 됐다. 첫 번째로 취한 조치는 해외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에 따라 해외 초청 공연을 취소한 것이다. 이후 축제 관람은 사전 예약을 한 관객만이 공연을 볼 수 있되 거리 두기 기준에 맞춰 평소 인원의 50%만 관람 가능하도록 객석을 줄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8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실내 50인 이하, 야외 100인 이하로 다시 한번 공연장별 인원을 조정하다가 마지막으로 축제를 방문한 이들이 서로 간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다. ‘안전한 나만의 객석이 있다면?’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 밀집하지 않고 서로 간 접촉을 피할 수 있는 나만의 객석이라면 안전하지 않을까?’ 이번 <서커스 캬바레>에서는 사전 예약자가 온전히 자신만의 독특한 객석에서 서커스를 관람하게 된다. 바로 ‘드라이브 인 캬바레’이다. 관객이 개인 차량에 탑승한 채로 공연을 관람하는 형태로 자동차 극장과 얼추 비슷하다. 공연은 패키지로 2작품씩 묶어 1일 4회차로 진행한다. 모든 공연은 100% 사전 온라인 예매를 통해 진행하며, 차량당 최다 3인까지 탑승해 관람할 수 있다. 한편 패키지로 묶인 2작품이 한 공간에서 연속적으로 공연해야 함에 따라 관객의 차량 이동이 어렵고, 한 작품이 끝나고 무대전환을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또한 특별한 무대를 준비해 문제점을 해결했다. ‘프로젝트 날다’에서 지난 2019년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의 서커스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돼 만든 작품 <스카이 텐트>의 구조물을 이용했다. 서커스 텐트 모양을 한 구조물이 크레인에 매달려 먼저 공연한 이동형 무대가 빠지면 다음 공연을 위한 자리로 들어오게 된다. 이 밖에도 축제 기간 중 관객 외 문화비축기지를 방문하는 시민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수시로 진행할 수 있는 ‘스테이션’을 산책로에 설치해 운영한다. 관객뿐만 아니라 예술가를 포함한 모든 축제 스태프는 행사 당일 코로나19 감염예방수칙에 관한 교육과 발열 체크, 문진표 작성, 손 소독제 사용, 이동 동선 분리를 철저히 시행한다. 이렇듯 관객과 예술가의 공간은 분리하되 축제 현장에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국내 서커스 집중 탐구하기!
2 <잇츠 굿>(봉앤줄)
3 <경상도 비눗방울>(팀 클라운)
탱고의 선율과 비올라 연주, 하늘 위에서 펼쳐지는 에어리얼 기예의 삼중주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Pulse;맥> (프로젝트 루미너리), 수직 구조 속에서 중력을 거스르는 세 남자의 이야기를 변형 차이니스 폴을 통해 보여주는 <수직>(포스), 편지와 소포를 배달하는 집배원 아저씨의 일화를 담은 <우체부> (왈츠매직), 나비를 닮은 디아볼로를 통해 연인의 만남과 이별 과정을 그린 <날갯짓>(서커스 디 랩)이 있다. 또한 전통연희 작품인 <대단한 놀이판: 오늘의 광대>(예인집단 아라한), 근대 서커스를 현대에 맞춰 그 시절을 재현한 <광대의 꿈>(스토리 서커스)이 있다. 특히 매일 밤 8시에는 약 75분 동안 문화비축기지 밤하늘을 화려한 서커스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 <잇츠 굿>과 화려한 조명 속 밴드의 라이브 연주와 불(꽃) 퍼포먼스를 볼 수 있는 <SKY 밴드> (프로젝트 날다+예술불꽃 화(花,火)랑)가 그 주인공이다. 두 작품은 3일 동안 특별한 손님들을 초대한다. 바로 코로나19의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이다. 그들의 지친 심신을 위로하기 위해 관람 가능 차량 대수를 별도로 배정해 운영한다. 공연 외에도 창작그룹 노니의 <거리예술×서커스 이동전시>를 온라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창작그룹 노니가 2018년부터 진행한 거리예술과 서커스의 국내외 종사자 인터뷰를 통해 수집한 사운드, 이미지, 텍스트, 현장 기록 등의 자료다.
서커스 시즌 프로그램 <서커스 캬라반>
- 글 이현정_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홍보PD
사진 제공 서울문화재단 -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축제의 일정이 변경, 연기 또는 취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