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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6월호

서울문화재단 대학로 이전 및 (구)동숭아트센터 리모델링
기획설계를 위한 공청회
더욱 바람직한 문화예술공간을 위한 첫걸음

지난 5월 16일, (구)동숭아트센터에 서울문화재단 관계자와 각 분야 예술가, 건축가 등 40여 명이 모였다. 서울문화재단의 대학로 이전과 관련해 세부 계획을 설명하고 예술가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가 열린 것. 이날의 공청회는 2019년 말 개관 예정인 서울문화재단 신청사가 예술가와 시민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초석이 되었다.

대학로 이전의 배경과 진행 상황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시민과 서울에 사는 예술가들을 행복하게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러니 그분들의 말씀을 듣는 게 필수적인 절차라고 생각했다. 오늘 공청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많은 이야기가 오가며 뜨거운 공론의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 서울문화재단 주철환 대표이사가 인사말과 더불어 공청회 개최 이유를 밝혔다. 본격적인 질의 및 논의에 앞서, 김해보 경영기획본부장이 대학로 이전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2011년부터 예산 활용에 대한 위기가 고조되자, 서울문화재단은 재원 다변화와 혁신적인 출연금 운영 방안을 고민해왔다. 그 결과, 저금리 시대에 맞춰 기본재산의 일부를 부동산으로 치환하고, 수익 창출형 투자 및 제휴사업으로 재원을 확대하는 대책을 세웠다. 다양한 공간을 검토하던 중, 2016년에 동숭아트센터를 매입하기로 결정한 서울문화재단은 행정 절차를 차근히 밟았다. 이에 따라 2018년 1월에 부동산 매매 계약을 맺었고 건물을 정밀 분석했다. 현재 진행 중인 기획설계가 끝나면, 설계 공모와 실시설계 및 인허가 과정을 거친다. 시공사가 선정되면 2019년 5월에 리모델링과 증축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준공 검사를 마친 후 개관하는 것이 향후 계획이다.
이어지는 남미진 미래전략팀장의 세부 설명으로 서울문화재단의 구상을 한결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1989년 설립된 동숭아트센터는 시설이 너무 노후해 안전에 대한 정밀 진단이 필요했고, 현 시설의 문제점 진단 역시 선행해야 할 절차였다. 그 결과, 증축 가능한 곳을 찾아내 추가 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추후 재단 이전 시 사무를 위해 필요한 공간과 예술가, 시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고려해, 건물 리모델링 방향을 내놓았다. 현재 지하에 위치한 중극장은 리모델링해 좀 더 활용도 높은 극장으로 만들 예정이며, 1층은 로비와 카페, 다목적 전시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2층은 예술가 및 매개자들을 위한 회의실과 다목적 공간 등 공유활동 공간, 3층과 4층은 재단 사무실, 5층은 스튜디오와 리허설룸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현재 옥상공간인 6층은 개폐형 다목적 회의실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관련사진

1, 2 공청회에는 서울문화재단 관계자와 각 분야 예술가, 건축가 40여 명이 모였다.
3 대학로 이전 추진 배경을 설명하는 김해보 경영기획본부장.
4 박성혜 무용평론가.

실효성 있는 공간을 위해

서울문화재단 관계자들의 세부 설명이 끝난 후, 참석자들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 및 질의가 이어졌다. 주요 쟁점은 세부적인 공간 구성과 운영 방향, 용두동에서 대학로로 이전하는 재단의 새로운 전략과 역할에 대한 것이었다.
박성혜 무용평론가는 “전형적인 프로시니엄 무대는 이미 몇몇 존재한다. 최근 극장 트렌드인 블랙박스 형태라든가, 아티스트가 공간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인 극장 설계가 바람직할 것 같다. 더불어 단순한 연습실보다는 장르 간 협업 및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가변형 공간을 원한다”고 의견을 말했다. 또한 박 평론가는 현재 서울문화재단이 예술가들에게 제공하는 재정지원 외에 공간지원 같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길 바란다는 의견을 더해, 실질적인 공간 활용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심소미 독립큐레이터 역시, 2층에 개발 예정인 “예술가 및 매개자 코워킹 스페이스가 눈에 띈다”며 공간 구성에 의견을 더했다. “대학로에는 공연 관련 인력이 가장 많지만, 시각미술 인력도 많다. 그런데 결과 발표 장소에 비해 창작 과정에 필요한 공간은 부족하다. 특히 최근 중시되는 협업을 위한 공간의 필요성을 예술가들이 두루 공감하고 있는데, 2층 공간 활용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이어서 건물 내에 아카이브 공간을 마련한다면 2층 회의실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예술가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재단이 이전하면 대학로는 연극 및 예술행정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운을 뗀 정진세 극작가는 재단 이전 후 일어날 변화 및 그에 따른 재단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공유했다. “대중 지향 극장들과 대학들의 캠퍼스, 상업시설로 둘러싸인 (구)동숭아트센터의 입지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으며, 어떤 변화를 예상하는가? 또한 완공 후 2020년대에 활동할 청년예술가들에 대해서는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정 작가의 질문은 공간 활용을 넘어 입지 변화에 따른 전략 수립에 생각할 거리를 더해주었다.
많은 이야기가 오간 후, 서울문화재단 주철환 대표이사는 “오늘 나온 이야기로 가닥을 잡을 수 있었고, 문제의식을 공감했다. 오늘이 시작이다”라는 말로 공청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1차 공청회를 시작으로 기획설계 및 각각의 추진 단계별 공론화의 자리를 이어갈 예정이며, 직접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이메일(suggest@sfac.or.kr)을 통해 누구나 의견을 제안할 수 있다.

글 이민선 자유기고가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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