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아티스트송주원
안무가
1-3 대학로극장 쿼드 제작 공연 〈2022 휘이잉〉
도시공간 무용 프로젝트 〈풍정.각風情.刻 시리즈〉는 ‘스크린’과 결합한 ‘안무적’ 실험을 수년간 지속해 오고 있다. 2013년 겨울, 기획 단계부터 지금까지 10년의 여정은 도시의 장소에서 포착한 삶의 흔적과 질문을 담은 라이브 공연과 영상 작업으로 이어졌다. 보광동·한남동에 뿌리를 둔 열다섯 번째 댄스필름 〈휘이잉hwi-i-ing〉은 구멍 난 기도와 바람이 흐르는 ‘휘이잉 마을’ 이야기로서 그동안 진행한 안무와 매체, 카메라, 스크린, 블랙박스를 중첩하는 방식의 공연이다. 도시재생 사업으로 사라져 가는 마을에서 만나는 신체와 그것을 바라보는 신체, 또 그곳을 지나치거나 머무른 신체들, 내부이자 외부인 삶의 경계와 바람wish/wind을 기록하고 그사이를 관통하는 ‘안녕’을 무대로 소환했다.
〈휘이잉〉은 다양한 스크린을 통해 무대화된다. 현대무용, 한국무용, 발레, 아프리카춤, 비전문 퍼포머의 몸의 언어, 뮤지션의 라이브 연주, 장소의 사물과 바람이 된 관객 등이 휘이잉 마을에서 연결된다. 무대의 다층적 상징, 스크린, 신체의 무브먼트를 몽타주하는 방식으로 현장의 시공간을 안무하는 영상 무대와 라이브 무대를 퍼포밍했다.
안무에는 여러 층위가 있는데 이 작업은 코레오그래피choreography(안무)와 시네마토그래피cinematography(피사체를 촬영해 영화 이미지를 만드는 것)를 엮어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보광동/한남동이라는 장소의 지오그래피geography(지리·지형도)가 함께 안무된다. 코레오그래피–시네마토그래피–지오그래피가 교차하는 지점을 기반으로 신체의 언어가 마을의 오늘을 ‘그래피graphy(‘기록하다’는 의미의 접두사)’ 하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장소에서 만나게 된 질문을 몸으로 읽고 쓰는 것, 카메라로 읽고 쓰는 것, 블랙박스에서 만나는 모두와 읽고 쓰는 것의 ‘중첩중첩중첩’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