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표지 작가 유한이
<모퉁이들>장지에 채색 | 80×65cm | 2015
나는 격자 위에 꼼꼼하게 그린 레고 블록 구조물을 통해서 임의적이고 잠정적인 삶을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레고 블록은 인공물이고 장난감이다. 레고 블록을 쌓아 만든 구조물은 문명의 상징이기도 하고 문명을 흉내 내며 살아가는 우리 모습이기도하다. 특히 조각의 조립과 해체를 통해서 얼마든지 다른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는 레고 블록을 이용해 끊임없는 구축과 해체, 상실과 복구의 과정을 담아내려고 한다.
기계적으로 가능한 한 오차 없이 그어진 격자 위에 반복적으로 레고 블록을 그려가는 작업 과정 자체가 문명이 필요로 하는 생활 방식을 닮은 것 같다. 자로 반듯하게 그은 선 위에 조금씩 확장해가며 쌓아 올린 채색층을 통해, 흔들림 속에 생겨나는 틈을 표현하고 싶었다.
표지작인 <조각들-대나무>는 ‘나에게 자연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작업이다. 일상에 지친 어느 날, 이곳을 떠나 자연 속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에 휴가를 계획하면서, 내가 찾는 자연이 사실은 사람에게 맞게 재단된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문명 속의 자연, 혹은 문명화한 자연을 표현하기 위해서 레고 블록으로 만들어진 자연물을 그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대나무는 사군자 중 하나로, 유교적 가치관이 더해져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동양의 전통적인 그림 소재다. 더운 여름 빽빽한 대나무 숲 사이로 불어오는 맑은 바람에 땀을 식히는 순간, 대나무의 인문학적 의미가 머릿속에서 흐릿하게라도 떠오르는 나에게 대나무는 이미 자연 그 자체는 아니지 않았을까.
기계적으로 가능한 한 오차 없이 그어진 격자 위에 반복적으로 레고 블록을 그려가는 작업 과정 자체가 문명이 필요로 하는 생활 방식을 닮은 것 같다. 자로 반듯하게 그은 선 위에 조금씩 확장해가며 쌓아 올린 채색층을 통해, 흔들림 속에 생겨나는 틈을 표현하고 싶었다.
표지작인 <조각들-대나무>는 ‘나에게 자연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작업이다. 일상에 지친 어느 날, 이곳을 떠나 자연 속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에 휴가를 계획하면서, 내가 찾는 자연이 사실은 사람에게 맞게 재단된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문명 속의 자연, 혹은 문명화한 자연을 표현하기 위해서 레고 블록으로 만들어진 자연물을 그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대나무는 사군자 중 하나로, 유교적 가치관이 더해져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동양의 전통적인 그림 소재다. 더운 여름 빽빽한 대나무 숲 사이로 불어오는 맑은 바람에 땀을 식히는 순간, 대나무의 인문학적 의미가 머릿속에서 흐릿하게라도 떠오르는 나에게 대나무는 이미 자연 그 자체는 아니지 않았을까.
<Circle>장지에 채색 | 100×309cm | 2014
<기단>장지에 채색 | 130×162cm | 2015
<표지작> <조각들-대나무>
장지에 채색 | 91×72.7cm | 2014
장지에 채색 | 91×72.7cm | 2014
- 글 유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