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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호

현재 지원 제도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예술인 지원사업 앞담화

예술인 지원사업 당사자인 예술인은 지원사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연극배우·한국무용가·독립기획자 세 명에게 무엇이 도움 됐고,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물었다.

김 보 은 연극배우

Q 연극인 창작 역량을 키우는 서울연극센터 ‘플레이업 아카 데미’에 2번 이상 참여하셨어요. 어떤 이유로 신청하셨나요?

저는 연극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작업하면서 또는 다른 작업자를 통해 배운다고 생각하며 연극에 임해요. 하지만 가끔은 막막하고 저만 겪는 일인가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플레이업 아카데미’ 수업에서 여러 강사님이 지금껏 연극을 하면서 연구하고 구체화한 자신의 고민을 실제 현장에 적용한 경험을 수업을 통해 전합니다. 이들이 나누는 실험·과정·방법·경험 등을 통해 제가 그동안 알지 못한 것을 새롭게 인식하고, 작업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Q 예술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작품을 창작하기 위해, 예술가 역량을 키우고자 할 때 무엇이 필요할까요? 공공은 그것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까요?

서로 연관 없어 보이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가진 박식가가 창의적 방법을 많이 제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창작자는 현장에서 다양한 분야를 접할 기회가 적고 한 분야에 매몰되는 경향을 느껴요.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다양한 분야의 교양을 접할 기회가 적어 아쉬워요. 창작자를 위한 수업이 있으면 좋겠어요. 인문·사회·자연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예술과 접목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될 것 같아요.

Q 만약 지원사업을 직접 설계할 수 있다면, 어떻게 예술가를 지원하고 싶으신가요?

배우로서 지원사업에 지원할 일이 없었습니다. 저를 캐스팅할 가능성이 있는 연출이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를 함께 염원했습니다. 직접 지원사업을 만든다면, 배우가 만들고 싶은 작품을 지원하는 사업을 만들고 원하는 작가·연출·스태프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설계하겠습니다!

연극배우이자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강사,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하고 있다. <만나면 좋은 친구> <홍평국전> <스탠드업, 그라운드업> 등에 출연했으며 ‘김보은 배우상’의 시상자다.

오 정 은 한국무용가

Q 지원 경험은 얼마나 있을까요? 예술 활동에 도움이 됐을까요?

처음으로 선정된 지원사업은 국립국악원 2014 ‘공감! 청년국악’입니다. 이후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전통연희 활성화 창작연희 작품 공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신작’ 등을 경험했어요. 서울문화재단 지원사업에 선정돼 인생 첫 개인 공연을 했습니다. 지원사업의 선정 여부에 따라 작품 규모가 달라졌어요. 극장 규모는 어느 정도? 생음악 아니면 음원으로 진행? 출연 인원은 얼마나? 의상 제작은 어떻게? 등을 고려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요. 작품 제작에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이 예술 활동에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Q 어느 부분이 어려웠나요? 개선 사항을 짚어주세요

행정 부분입니다. 지원금은 팀별로 상이하지만 행정 업무는 동일합니다. 기획 인력을 두는 팀 외에는 예술가가 직접 행정 업무를 진행하는데요. 최근 예술인 고용보험이 필수로 추가되면서 원천징수세 납부 외 낯선 일거리가 생겼습니다. 행정 업무가 익숙하지 않은 예술인을 위해 지원 기관에 ‘세무, 예술인보험’ 등의 담당자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는 관련 매뉴얼을 지원자와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요.

Q 지원사업을 직접 설계한다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저는 무용 전공자 진로를 위한 멘토링 활동도 하고 있어요. 그들은 본인 역량과 관계없이 주어진 환경에 따라 사회로 진출해 원하는 예술 활동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경우를 봤어요. 2020년 전주문화재단 신진예술가 지원사업 중 ‘점프컨설팅’ 지원사업에 컨설턴트로 참여했습니다. 신진예술가 1명을 선정해 예술 창작 활동에 필요한 기획·음악·연기·퍼스널브랜딩 등의 컨설팅을 11회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신진예술가 멘티는 컨설팅을 통해 기획안, 작품 방향성 등을 향상하며 2021년에 지원사업 4건에 선정되는 등의 성과를 이뤘습니다. 이처럼 신진예술가들이 창작 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쇼케이스와 연계해서 진행하는 사업이 생기면 어떨까 싶습니다.

한국무용가로서 안무·기획·연구·교육 활동을 한다. 국가무형문화재 종묘제례악 일무 이수자, 태평무 전수자이며 동인무용단 ‘춤, 하나 댄스컴퍼니’ 대표 역임 후에 오댄스컴퍼니 대표로 있다.

권 효 진 독립기획자

Q 지원 경험은 얼마나 있을까요? 예술 활동에 도움이 됐을까요?

저는 독립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어요. 시각예술 큐레이터, 극단 대표 연출가, 축제기획자는 창작기금 지원 신청이 가능하지만 한 공연을 프로듀서 이름으로 지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그래서 창작자의 이름으로 신청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지난 2년간 프로듀서로 작업한 공연은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 활동지원 기금으로 진행했는데, ‘이 작업은 우리 것’이라는 마음이 들 정도로 과정과 결과 모두 만족했어요. ‘지원 선정작’이라는 이름의 무게감이 있고, 또 대관 신청이나 보도자료 배포할 때 수월했어요.

Q 어느 부분이 어려웠나요? 개선 사항을 짚어주세요

서울문화재단에는 여러 지원사업이 있지만, 그중 창작지원에 한정해서 제도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하는 점은 ‘왜 떨어졌는가’를 알 수 없기 때문인것 같아요. 창작지원은 경쟁률이 상당한 데 비해, 면접 심사 없이 오로지 문서로만 심의위원이 판단하고 결정하거든요. 붙으면 로또 된 기분이라고 할까요.(웃음) 지원자 입장에서는 지원 과정이 짧아서 간편한 면이 있는가 하면, 왜 떨어졌는지 알 수 없어 아쉬워요.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이유를 대략 알려준다고 하는데, 주제나 계획 자체가 추상적인 지원서에 대해서 심의위원이 심사평을 작성하는 것 자체도 굉장히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Q 지원사업을 직접 설계한다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앞서 지적한 ‘왜 떨어졌는가’에 대한 부분을 보완할 사업이 생겼으면 해요. 지원 기관이 정책 방향이나 예술 트렌드를 은은하게 알려주지만, 직접적 방식이면 좋겠어요. 예술인이 스스로 이유를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획형 CoPCommunity of Practice, 학습 공동체’를 마련해 주기를 바라고요. 재단의 공식 입장으로 비치지 않으면서, 참여자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정리하는 과정이면 좋겠어요. 각 분야 심의위원 중 일부가 책임감을 가지고 조력자 역할까지 수행해도 좋을 것 같고요.

공연 프로듀서로 <[]타다>(2021) <Self-Salutation ver. 3> (2021) 등에 참여했으며, 출판 기획자로 《면면색색: 다양한 재료로 만나는 북한의 국수》(2021) 등을 출간했다. 전 국립국악원 기획단원, 전 서울발레시어터 기획팀에서 활동했다.

정리 장영수 객원 기자 | 사진제공 김보은 연극배우, 오정은 한국무용가, 권효진 독립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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