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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9월호

<서울거리예술축제2016>, 그 새로운 시작 거리에서 펼쳐질 예술과 축제의 난장
13년간 서울시 축제 브랜드였던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올해부터 거리예술 장르를 특화한 <서울거리예술축제>로 새롭게 출발한다. 다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거리예술’에 방점을 찍은 서울거리예술축제는 부단한 노력과 각계의 협력을 이끌어내 시민이 편하고 즐겁게 예술에 참여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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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거리예술축제>(舊 하이서울페스티벌)는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하는 서울시 대표 축제다. 지난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 열기에 힘입어 개최됐던 ‘서울 시민의 날’ 행사를 2003년부터 축제화해 ‘하이서울페스티벌’이라는 브랜드로 시작했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은 시민 참여형 종합축제(2004~2007), 사계절 축제(2008), 궁 축제(2009), 넌버벌 공연예술축제(2010~2011), 거리예술축제(2012~2015) 등 다양한 시도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하이서울페스티벌은 마치 때가 되면 어김없이 감기몸살을 앓듯 매년 일종의 논란에 시달리곤 했다. 축제의 ‘정체성’이 그것이다. 여느 지역 축제와 달리 하이서울페스티벌은 축제 콘셉트가 끊임없이 변화해왔으며, 서울이라는 복잡다단한 환경 속에서 치러지는 까닭에 정체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로 인해 매년 축제의 정체성에 관해 크고 작은 논란이 지속됐으며, 일부에서 ‘하이서울페스티벌은 축제의 정체성이 없는 것이 정체성이다’라는 황당한 이야기까지 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는 매년 개최됐고 다양한 주체를 수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맥락에서 축제의 기대효과나 성과를 논하는 것과는 별도로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올해 ‘서울거리예술축제’로 새출발하는 것은 수차례 있었던 정체성 논란에 마침표를 찍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거리예술’을 입은 서울 대표 축제

지방자치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국의 지자체는 각자의 목표 아래 ‘축제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축제를 끊임없이 쏟아냈다. 그런데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선 ‘축제다운 축제를 찾기 어렵다’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왜 이런 논란이 계속되나. 이는 일부 지자체가 축제의 목적, 방향, 제작 과정 등 본질적인 요소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단순히 경제적 이득을 꾀하고 축제를 자치단체 홍보 수단으로 이용함으로써 축제의 순수한 기능을 상실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축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은 축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6년, ‘하이서울페스티벌’에서 명칭이 변경된 ‘서울거리예술축제’는 서울이라는 지역성과 특수성을 반영하기위해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왔다. 물론 관 주도로 추진되는 공공 축제의 한계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지만, 수년간의 쉴새 없는 변화를 통해 이제는 일정 수준의 축제성을 내재했다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 프로그램 내용이나 관리 운영 측면에서 독립성이나 자생성을 갖추었다기보다는 관성적 행사로서 타 축제와의 경쟁심리나 자치단체의 목적성에 따른 추진 동력에 기대어왔음을 부인하긴 어렵다. ‘서울을 대표하는 지역 축제로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쉽게 답할 수는 없다.
이런 환경에서 최근 3년간(2013~2015) 하이서울페스티벌은 ‘거리예술’을 중심으로, 예술가와 시민의 일상으로 다가서는 것뿐만 아니라 ‘거리로 나온 예술’을 통해 다양한 동시대상을 공간의 제약 없이 선보여왔다. 소위 ‘예술’과 ‘거리예술’에 관한 학문적 이해나 경험이 없어도 일상의 공간에서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자연스레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기대감 속에 ‘거리예술’은 향후 전개될 서울의 도시개발계획 또는 미래상 관점에서 서울 대표 축제의 핵심 콘텐츠로서 축제성을 유지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함께 참여하고 행복해지는 축제로 만들어간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축제(祝祭)’라는 용어는 영어 ‘페스티벌(Festival)’을 일본어로 번역한 것이다. 유의어로 ‘축전(祝典)’과 ‘제전(祭典)’이 있는데 이는 ‘제사’ ‘빌다’ ‘의식’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역사와 시대적으로 축제는 개인과 공동체 모두의 바람을 제의적(예술적) 행위를 통해 표출할 수 있는 기회이며, 개인의 행복과 공동체 화합을 도모함으로써 예술적 창작물에 공감을 부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서울거리예술축제’가 개인, 공동체, 예술가 모두에게 완벽한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맹신하진 않는다. 축제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며, 축적된 역사를 기반으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집중해 미래지향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서울거리예술축제가 ‘거리예술’을 주제로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냈다고 그동안의 문제점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이제 겨우 14회째를 맞는 청소년기일 뿐이다. 앞으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예측 불가한 축제가 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거리예술’이라는 정체성에 대한 추가적 논의와 ‘거리예술’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장르와 콘텐츠를 대표하는지에 관한 질문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축제가 축제다워지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생각해보면 ‘예술’ ‘참여’ ‘행복’ ‘공동체’ 등의 단어가 떠오른다. 이것이 올해의 <서울거리예술축제>를 통해 구현되기 위해서는 축제의 목적과 순수성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체의 자발적인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지난 2013년부터 3년간 ‘하이서울페스티벌’은 민간조직위 수준의 운영 체제로 추진됐으며, 올해 3월부터는 서울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방식으로 재편됐다. 이는 서울문화재단이 보유한 사업 동력과 문화 자원을 축제 추진의 기반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함이다. 보완해야 할 점이 있겠지만 향후 재단이 축제 추진 체계의 구심점인 동시에 다양한 예술가와 시민을 연결하고 도시 발전에 기여하는 축제를 만들어가자는 정책적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와 시대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축제, 변화에도 유연하게 반응하는 축제, 개인과 공동체의 삶에 기여하는 지속 가능한 축제로 ‘서울거리예술축제’의 사회적 책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문화+서울

글 장재환
서울문화재단 축제팀장
그림 손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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