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어떤 고민도 예술적으로 상담해드리는 ‘예술적 상담소’. 온라인으로 별도 공간을 마련해 고민 상담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올려주신 고민에 대한 예술적 대책을 찾아 답변을 달아드립니다. 서울문화재단 페이스북 탭에서 ‘예술적 상담소’를 찾아주세요! 다른 사람의 고민에 댓글을 달 수도 있답니다. 채택된 질문은 [문화+서울]에 게재되며, [문화+서울]을 1년 동안 보내드립니다.
집을 편하고 예쁜 공간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만한 조명과 소품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저는 집을 좋아합니다. 조금 막연하게 들릴 것 같아 설명하자면 거주와 휴식의 공간인 집을 좋아합니다. 보통 재충전을 위해 교외로 나가거나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하던데, 저는 집에서 쉬며 그런 기분을 느낍니다. 자연스럽게 어떻게 하면 집을 더 편하고 예쁜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도 많아졌습니다. 근래에는 소품, 조명 등에 관심이 생겨 알음알이로 지식을 쌓고 있는데 아직 생경한 영역이라 어렵습니다. 저보다 먼저 이런 쪽에 관심을 가졌거나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분이 소품과 조명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금속공예가이자 조명·리빙 디자이너인 곽종범입니다. 우선 질문자님의 글을 읽고 저도 한 번 생각해봤습니다. ‘매일 잠들고 눈뜨고 생활하는 집이란 곳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 집에 만족할 만큼의 노력을 기울였을까?’ 일단 저도 집 꾸미기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직접 그것들을 만드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소품들과 화병들을 집 구조에 맞게 연출하고 있더라고요. 가끔은 제가 직접 만든 가구들과 조명으로 공간을 바꿔보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수년간의 경험으로 얻은 생각과 팁을 전할까 합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공간을 꿈꿉니다. 이상적인 취향과 스타일을 담아내려다 보면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의 인테리어 경향을 살펴보자면, 금속, 목재, 유리, 대리석 등 다양한 물성의 소재들을 과감하게 사용하면서 그 자체만으로도 포인트가 되는 공간을 선호합니다. 공간 자체의 색감과 질감, 배치된 가구와 조도가 다른 조명, 독특한 소품, 창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공간의 인상은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또한 정원이 없는 집에서도 식물 등 가드닝(gardening) 소품으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조명과 가드닝은 지출 대비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인테리어 방법입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해 조금 더 집중적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조명은 이제 단순히 어둠을 밝히는 기능을 넘어 개인의 취향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추세입니다.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오브제로서 중요해진 것입니다. 집 안 공간에 따라 필요한 조명도 달라집니다.
먼저 침실은 휴식을 위한 공간이므로 광원이 눈이나 공간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아야 합니다. 때문에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간접 조명을 추천합니다. 숙면과 생체리듬에 해를 끼치는 백색광이나 청색광은 피해야 합니다. 조도가 100lux 이하인 노란빛 조명을 취침등이나 간접 조명으로 사용해 긴장을 풀어주고 숙면을 유도하면 좋습니다.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거실의 경우 과거에는 공간 전체를 골고루 비추는 전반 조명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최근에는 필요에 따라 높낮이가 다른 조명을 배치하기도 하고 간접 조명을 활용하여 빛의 층을 이루는 추세입니다. 공간별로 조도를 다르게 해 다양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합니다. 거실에서 편히 쉬거나 책을 읽을 때는 50~150lux가 적당합니다.
주방 및 식탁 위에는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음식의 색감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연색성이 높은 조명을 권합니다. 개수대와 조리대 위에 놓을 조명으로는 눈의 피로를 줄이고 요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립형 LED나 T5 바(Bar)형 LED를 추천합니다.
플랜테리어란 플랜트(plant)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식물의 미적·기능적 요소를 활용해 보다 자연친화적 공간을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식물의 초록 계열 색상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공기 정화와 가습의 기능도 합니다. 어느 환경에서나 키우기 쉬운 아레카야자나 관음죽, 스파티필룸 등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작은 오브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화병에서부터 벽이나 천장에 매다는 행잉 플랜트(hanging plant), 공간에 여유가 있다면 큰 화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구와 벽지, 타일과 어우러지는 색상으로 선택하거나 포인트로 산뜻한 원색을 선택하는 것도 좋습니다. 직접 식물을 키우는 게 부담스럽다면 드라이플라워나 조화, 혹은 식물 그림 액자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SNS가 활성화되면서 공예와 예술, 디자인에 접근하기 쉬워졌습니다. 일상에서 예술의 감동을 경험하는 것이 그만큼 자연스러워졌죠. 소소하지만 다양한 경험으로 자신만의 소중한 자산을 만들어나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답변 곽종범_금속공예가, 조명·리빙 디자이너. 건국대 공예학과를 졸업한 후 업사이클링 브랜드 ‘러스틱아일랜드’를 론칭했다. 신당창작아케이드 10기 입주작가이며, ‘곽종범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