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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오붓하게 즐길 공연을 찾습니다!
저는 다양한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20대 여성 독자입니다. 20대가 되고 직장인이 되면서 뮤지컬이나 발레, 오페라 등 좋아하는 분야가 넓어졌어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뮤지컬 공연을 보고 나오던 중 ‘이 공연 엄마랑 같이 봤으면 참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바로! 엄마에게 “다음 달에 이런 공연이 있으니 같이 가자”고 넌지시 이야기를 드려봤지만 엄마는 “난 그런 거 잘 몰라, 재미없어. 그리고 비싸잖아!” 라고 하셨어요. 몇 번이고 말씀드려봤지만 엄마는 그런 건 모두 어렵고 비싸지 않냐고 하시더군요. 엄마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공연은 없을까요?
여느 때보다 공연 상차림 풍성한 5월
그 어느 때보다 반가운 질문이네요. 저와 이렇게 비슷한 독자님이 계셨군요! 어릴 적부터 공연을 참 좋아했고, 지금은 공연예술계에 발을 담그고 있는 저 역시 부모님과 함께 공연을 보는 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중 하나입니다. 직장인보다 더 바쁜 데다, 공연 얘기만 하면 지루할 것 같다며, 티켓은 또 비싸지 않냐고 3단 방어를 하시는 덕분에 부모님과의 공연 데이트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공연을 보고 나면 이 감동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죠. 저는 독자님의 고민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공연의 감동이란 함께 나눌 때 더욱 커지는 법이니까요.
자, 그럼 독자님과 어머님의 오붓한 공연 데이트를 위한 해결 방법을 제안해드립니다. 첫째, 객석에 앉아 있는 내내 절대 지루하지 않고 무대의 매력에 흠뻑 빠질 만한 작품을 선정한다. 둘째, 부담 되는 금액이 아닐지라도 티켓 가격은 무조건 비밀에 부친다. 셋째, 시간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곧바로 예매에 돌입한다. 아참, 5월엔 ‘가정의 달’이라는 아주 좋은 핑곗거리도 있죠.
맛깔난 ‘18금 창극’, 웃음 빵빵 터지는 ‘돈키호테’
5월은 나무와 꽃뿐 아니라 공연도 만발하는 계절이랍니다. 이달에 즐길 수 있는 수많은 공연 중 저는 국립창극단의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네요. (팔은 안으로 굽고, 가재는 게 편이라 그런 것은 아닙니다….)
뮤지컬도 연극·무용도 아닌 ‘창극’이라니 당황하셨나요? 뭔가 국악이나 판소리가 등장하면 고리타분하고 지루할 것 같다고 생각하셨다면 이 작품을 보고 선입견을 완전히 깰 수 있을 겁니다. 무려 ‘18금 창극’을 표방하고 있는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스타 연출가 고선웅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창극단이 손을 맞잡고 탄생시킨 작품으로 맛깔나는 대사와 음악이 일품입니다. 올해로 3년째 공연을 올리는데도 매회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니 재미와 감동은 이미 증명된 거겠죠? 특히 엄마와 딸이 함께 본다면 더욱 오붓하고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네요. 마냥 손 안의 자식인 줄만 알았던 ‘딸내미’와 이런 공연을 보다니 감회가 새롭다고 하실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작품성은 말할 것도 없고,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를 하나로 엮어줄 수 있는 1석 2조의 매력을 가진 작품입니다. 5월 4일부터 22일까지, 약 3주간 국립극장 달오름 무대에 오릅니다.
무용에 관심이 있다면 5월 5일부터 7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를 추천합니다. 이 작품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공연시간 내내 웃음이 빵빵 터지는 유쾌한 작품입니다. 스페인의 어느 광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키트리와 바질의 사랑 이야기와 엉뚱하고 용감한 기사 돈키호테의 에피소드가 펼쳐집니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펼쳐지는 다채로운 캐릭터 댄스 덕분에 무대에서 눈을 떼기 어려우실거예요. 각 장 사이에는 해설자가 무대에 등장해 직접 작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니 공연 초심자에게도 무척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네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각종 야외 공연, 훈훈한 날씨는 덤!
5월은 ‘가정의 달’이자 도시 곳곳에서 각종 축제가 펼쳐지는 시기이기도 하죠. 환상적인 날씨를 만끽하며 야외 공연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침 다양한 무료 공연이 준비돼 있네요. 4월 30일부터 오는 5월 7일까지 매일 오후 8시 경복궁 경회루에서는 <궁중문화축전 2016> ‘경회루 야간음악회’가 열립니다. 한국문화재재단 예술단·국립국악원·서울시립교향악단·국립국악관현악단이 차례로 이틀씩 무대를 장식합니다. 궁궐의 정취도 만끽하고, 음악과 함께 아늑한 밤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14일 오후 6시, 예술의전당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는 서울발레시어터의 <올 댓 발레>가 열립니다. 고전발레부터 모던발레까지 서울발레시어터의 대표 작품을 망라해 선보입니다. 28일 오후 6시엔 한국이 자랑하는 소프라노 신영옥의 오페라 콘서트가 준비돼 있고요. 대중에게 친숙한 여러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준다고 하네요. 눈과 귀가 행복해지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독자님과 같은 고민을 갖고 계신 분들을 위해 수많은 공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5월엔 유독 ‘가족’을 소재로 하는 공연이 많고, 또 ‘가족’을 위한 할인 혜택을 내놓은 곳도 눈에 띕니다. 뮤지컬 <친정엄마>(4월 7일~6월 18일), <맘마미아>(~6월 4일), <별이 빛나는 밤에>(5월 7일~15일), 연극 <장수상회>(5월 5일~29일) 등 약간의 발품만 팔면 좋은 작품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공연을 선택하든, 부모님과 함께 공연을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꽃피는 5월엔 그 행복한 고민이 꼭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 답변 김태희
- 월간 <객석>을 거쳐 현재 국립극장 홍보팀에 있다. 극장의 소식을 가장 빠르고 매력적으로 전달하는 월간 <미르>의 제작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