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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문화예술교육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인문학도입니다. 제 꿈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차별 없이 문화예술교육을 받도록 하는 여성 교육지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아직은 막연한 꿈이죠. 제 고민은 일단 교육 쪽에서 일하려면 현장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 저는 예술 분야를 전공하지는 않아서 현장에서 예술을 가르치는 일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요. 대학생으로서 어떤 경험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일단 교육 관련 세미나를 듣는다든지, 2학년 2학기 때부터 교직과목을 이수하는 등 공부하고 있는데요. 혹시 저 같은 대학생을 위한 교육기관이 있는지요?
인문학도에서 음대생, 공연기획자를 거쳐 예술교육가로
문화예술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제가 대학교 2학년이던 때가 문득 떠오르네요. 저도 예술에 관심 많은 인문학도였지요. 예술을 사랑했고, 또한 그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막연한 바람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리저리 다양한 것을 찾아다니기도 한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예술 교육의 길을 찾아 걸어온 제 경험을 먼저 나누고, 어떤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예술, 특히 음악을 배우고 즐겨왔지만 문과대학에 진학해 인문학도가 되었어요. 예술에 직접 참여하는 즐거움을 놓칠 수가 없어서 동아리나 동호회 활동을 통해 연주회를 한다든지 함께 연주회나 공연을 보러 다닌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예술을 제대로 경험하고 공부하고 싶어서 대학을 졸업하고 음대에 다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예술을 깊이 만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제 경우는 예술대학에서 공부하는 길을 택한 것이지요. 꿈에 그리던 음악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서, 전공은 관현악이었지만 피아노과나 작곡과 수업도 찾아다니며 연주뿐만 아니라 음악을 더 잘 만나고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나네요.
음대를 졸업하면서 하게 된 생각은 ‘내가 경험한 예술을 더 많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을 찾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는 아직 문화예술교육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기 이전이었고, 저는 대학원에서 예술경영을 공부하고 공연기획 일을 하면서 사람들이 예술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다리 역할에 몸담게 되었지요. 그러면서 제가 알고 있던 음악에만 머무르지 않으려고 다른 장르의 공연과 전시를 찾아다닌 기억이 납니다.
그 후 서울문화재단이 설립되고 재단에서 일하게 되면서 예술교육과 관련된 일에 본격적으로 관여하게 되었습니다. 관객 개발 차원의 예술교육이 아니라, 예술에 참여하는 경험을 통해 새롭게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게 됨으로써 자신이 깨어나고 삶을 재충전하는 교육, 나아가 우리 사회와 공동체의 변화를 가져오는 예술교육의 실행에 관여하는 것은 값진 일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운 일이었죠. 왜냐하면 예술을 배우고 경험한 것 만으로 예술교육을 해나가기에는 ‘교육’의 부분이 컸으니까요. 그래서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저는 교육학 분야 중에서도 예술교육 프로그램의 기획과 개발, 운영, 평가 등의 부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공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느끼고 깊이 이해해보세요
‘문화예술’과 ‘교육’이 결합된 문화예술교육을 실행하는 사람에게는 문화예술에 대한 깊이 있는 경험과 안목, 그리고 교육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화예술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습자들이 예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사람도 필요하고, 그런 교육이 가능하도록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해내는 기획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적 상담소의 문을 두드린 학생은 아마도 후자, 즉 좋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꿈꾸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저 역시 그 후자의 역할을 현재 담당하고 있고, 그래서 제가 걸어온 길을 적어보았습니다. 청소년들이 차별 없이 문화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여성 교육지도자가 꿈이라면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그 관심과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쌓아보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예술 분야를 전공하지 않아도 그것을 다양하게 경험해보고 관련된 책을 함께 살펴보면서 그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성찰하는 것도 우선 필요하겠죠. 앞서도 말했듯이, 문화예술교육에 관여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과 교육을 모두 알아야 할 필요가 있어요. 예술을 전공하지는 않더라도 공연이나 전시, 축제 등과 같은 다양한 문화예술을 직접 경험하며 스스로 느끼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죠. 그리고 자신의 감상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관련된 책을 찾아보거나 강좌를 수강하기도 하면서 예술에 대한 이해를 좀 더 깊이 있게 해보면 좋겠습니다.
교육과 관련된 이해를 높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교육 관련 세미나를 듣거나 학교에서 교직 과목을 이수한다고 했는데, 그러한 수업에 참여하면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관심을 적용할 지점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네요. 한가지 더 덧붙이면, ‘청소년’을 위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청소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발달단계에 대한 이해, 교육심리 등 관련 강좌를 수강하거나 책을 읽을 수도 있겠지만, 대학에서 청소년 멘토링이나 자원봉사 등을 통해 대상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높여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생이기에 할 수 있는 경험과 기회를 많이 만나길
문화예술교육 지도자를 꿈꾸는 대학생을 위한 별도의 교육기관은 아직 별로 없어 보입니다. 제 생각에는 특정 전문기관을 찾아가 문화예술 지도자 교육을 받는 것보다는 현재 대학생이라는 이점을 충분히 살려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보길 권합니다. 여러 기관이나 협회 등에서 개최하는 문화예술교육 혹은 관심 주제와 관련된 각종 심포지엄이나 세미나, 단기·중기 강좌 등을 찾아서 들어보고 식견을 넓혀나가는 것도 좋겠지요. 본인의 관심과 관련해 다른 과의 수업을 청강한다든지,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를 찾아서 모임에 참여하거나 함께 스터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문화예술교육은 예술을 통해 삶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에 그만큼 가치 있는 분야입니다. 대학생 시기부터 구체적인 비전을 가지고 노력해나가는 학생의 꿈을 응원합니다!
- 답변 남미진
- 서울문화재단 예술교육팀장, 교육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