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에서 활동하는, 연극을 편애하는 이들이 즐겨 보는 웹진이 [연극in]이라면, 즐겨 찾는 티켓 예매사이트는 ‘플레이티켓’ 아닐까. 웹진 [연극in]을 찾는 이들에게 플레이티켓이 생소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터파크부터 다 대기업이잖아요. 거기에 위메프(위 메이크 프라이스), 쿠팡, 티몬(티켓 몬스터) 같은 소셜 커머스 3사가 있고, 티켓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티켓수다, 타임티켓, 하하쿠폰 같은 곳도 있고요. 협회에서 운영하는 대학로티켓.com(한국소극장협회)도 있어요. 저흰 플레이티켓이 3군에 속한다고 생각하지만, 제작사와 끊임없이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고, 그래서 제작사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한다고 자부합니다.”
플레이티켓 김효상 대표의 말이다. 플레이티켓은 공연기획·제작사 티위스컴퍼니가 운영하는 공연티켓 예매사이트로, 2015년 11월 25일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공연기획·제작을 위한 사업기반을 다지고자 시작했던 사업이었다. 공연제작으로는 안정적인 수입을 창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기존 대형 티켓 예매사이트들이 이윤 증대를 위해 제작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제작사의 입장을 반영한 사이트를 구축해야겠다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티켓 예매사이트들이 대형콘서트나 라이선스 뮤지컬 같은 대극장 공연에 매달려 있잖아요. 하지만 제가 살아가는 현장은 소극장이라 소극장 작품을 위주로 하는 티켓 예매사이트를 오픈하게 되었어요. 연극에 한정한 건 아니고, 소극장 작품이라면 뮤지컬, 국악, 클래식, 콘서트까지 다 다루는데, 아무래도 연극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까 연극에 특화된 사이트처럼 자리를 잡게 된 것 같아요.”
플레이티켓(www.playticket.co.kr) 메인 화면.
단순히 티켓 판매에만 집중한 건 아니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홍보마케팅 채널로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실제로도 과거엔 일간지나 방송 등의 언론 홍보가 티켓 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면, 지금은 그 영향력이 많이 줄어들었다. 온라인, SNS 등 홍보 채널이 다양해졌고, 티켓 예매사이트도 이러한 홍보의 한 축으로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플레이티켓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도약하고 있다. 플레이티켓은 지난 2019년 9월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지원하는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다. 이 펀딩의 핵심은 공연단체들과 아티스트들에게 개인페이지를 제공하여, 홍보 효과와 더불어 부가수익 창출을 지원하는 것이다.
“소극장 공연의 경우, 여전히 지인이나 마니아, 관계자가 관객의 대부분인데, 일반 관객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가 관건 같아요. 하지만 공연기획이라는 게 항상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일이잖아요. 누적된 팔로워들이 있다면 도움이 되겠죠. 물론 아티스트 개인이나 공연단체에서 운영하는 SNS도 있지만, 그게 티켓 예매사이트에 연동되어 있지는 않잖아요. 우리는 개인과 단체에게 티켓 예매사이트 내에 페이지를 제공해서, 각자의 커리어를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합니다.”
김효상 대표의 말을 마저 옮기면,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작자의 자발적인 의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그렇다고 기존의 티켓 예매사이트에 정보를 올리기 위해 들이는 품에 더한 노력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오히려 제작사가 직접 티켓 오픈 여부를 승인하고 수정할 수 있어서 관리하기에는 더 용이한 사이트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의 계획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이트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컨설팅도 염두에 두고 있다. 소규모 기획사를 대상으로 적정한 티켓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하면 BEP(손익분기점)를 맞출 수 있을지, 홍보 마케팅 채널로는 어떤 플랫폼이 유용한지, 무엇보다 창작자, 아티스트들이 어떻게 자신의 브랜드를 안착시킬 수 있을지, 궁극적으로는 소극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들의 생태계가 어떻게 하면 성장할 수 있을지.
그의 계획이 이뤄질 수 있을까. 예상할 수는 없다. 다만, 대형 예매사이트를 뒤로하고 플레이티켓에서만 단독으로 티켓을 오픈하는 공연단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 글 김일송_공연 칼럼니스트 무대예술을 소개하는 공연문화 월간지 <씬플레이빌>과 서울무용센터에서 발행하는 무용 웹진 [춤:in] 편집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