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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10월호

조선통신사 일본 시모노세키 행사 참관기 한일 양국 협력의 밑거름이 되길
지난 8월 21일 부산항에는 일본 혼슈의 항구도시 시모노세키(下)에서 열리는 조선통신사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을 비롯한 경기, 대전, 충남, 충북, 제주의 문화재단 관계자들이 모였다. ‘조선통신사 재현 행렬’에 직접 참가할 시민 140여 명과 함께. 2001년 부산에서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행사가 시작된 이래 ‘조선통신사’를 통한 한일문화교류 사업은 한일 양국이 함께하는 우호 행사로 자리 잡게 되었다.

1 조선통신사 행렬 환영만찬 모습. 2 홍보부스 프로그램에 참가한 일본 현지 아이들.1 조선통신사 행렬 환영만찬 모습.
2 홍보부스 프로그램에 참가한 일본 현지 아이들.

올해는 광복 70주년,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한일 양국은 조선통신사 관련 사료를 내년 유네스코 기억유산에 등재하려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조선통신사’란 임진왜란 이후 단절된 국교를 회복하고 자 일본 막부의 요청에 의해 조선에서 일본으로 파견된 공식 사절단으로 조선과 일본의 평화와 선린우호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1607년부터 1811년까지 12번에 걸쳐 도쿠가와 막부의 경사나 쇼군의 계승이 있을 때마다 일 본을 방문한 조선통신사는 조선 국왕의 국서를 전달하고 도쿠가와 쇼군의 답서를 받아오는 것이 주 임무였다. 정사가 이끄는 총 400~500명에 이르는 대규모 사절단이 한양을 출발해 일본의 수도인 에도까지 반 년 이상이 소요 되는 여정을 왕래하며 긴 여로의 곳곳에서 일본의 많은 문인과 교류하면서 일본 문화 및 각 계층의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시모노세키 자매도시 광장에서 펼쳐진 조선통신사 행렬

부산에서 출발한 배는 밤새 현해탄을 건너 시모노세키에 도착했다. 한일 양국의 교류사에 선린우호의 증거를 기념하고자 세워진 ‘조선통신사 상륙기념비’를 지나 도착한 곳은 자매도시 광장. 조선통신사 행렬의 시발점이 되는 곳이다. 인근 가라토시장 특설무대에서는 바칸축제 행사의 하나로 일본 전통 복장을 한 아마추어팀들의 춤 공연이 한창이었다. 유치원 꼬마부터 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참가자들은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순서를 기다리거나 공연 중에나 내내 즐거운 모습이었다. 참가자 중에는 한국 고등학생들도 있었는데, 일본 전통 춤을 추며 ‘한일우호’의 큰 깃발을 휘두르는 모습에 맞춰 호응해주는 현지 시민들을 보니 서로 문화를 주고받았던 조상들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행렬 참가자들의 대기 장소인 시민회관에서는 통신사 재현 행렬에 참가하는 부산시민들이 함께 행사에 참여하게 될 일본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오후 들어 본행사인 ‘조선통신사 재현 행렬’이 시작되었다. 화려한 깃발로 치장한 통신사 행렬은 부산시민 30명, 무용단·놀이마당·태권도 시범단 등 예술단 41명과 취타대 23명, 어린이 통신사 20명, 일본 측 행렬 참가자와 스태프 등 200여 명 규모로 자매도시 광장에서 시모노세키 시청까지 약 1.2km 행진한 것에 이어 시모노세키 경찰서에서 유메광장까지 약 200m를 행진하는 등 2구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일본 무사 복장을 한 현지 고등학생들을 필두로 취타대, 예술단이 나아가고 그 뒤를 가마를 탄 정사 일행과 어린이 통신사가 따랐는데, 특히 어린이 통신사 중에는 일본의 초등학생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조선통신사 재현 행렬’이 시모노세키시 번화가를 지나가는 동안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통신사 행렬을 따라 함께 걸어가며 예술단과 시범단의 사물놀이와 태권도 시범 등 화려한 볼거리가 선보일 때마다 큰 박수와 함께 환호했다. 시모노세키 시민들과 함께 두 시간 가까이 펼쳐진 조선통신사 재현 행렬은 종착지인 유메광장에 이르러 한일 양국 대표자인 부산 경제부시장과 시모노세키 시장의 친서 낭독과 교환식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3, 4 자매도시 광장을 출발하는조선통신사 행렬과 예술단. 5 ‘부산·하단 어울림마당’ 공연 중인 브니엘예술고교 학생들.3, 4 자매도시 광장을 출발하는조선통신사 행렬과 예술단.
5 ‘부산·하단 어울림마당’ 공연 중인 브니엘예술고교 학생들.

유네스코 기억유산 공동 등재 위해

지난 2월1일 나가사키 역사문화박물관에서 열린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기억유산 등록추진 심포지엄’에서 한일 양국 민간단체들은 2016년 ‘조선통신사’ 관련 사료의 유네스코 기억유산 등재를 공동 추진하기로 선포했다. 이를 위해 올해 양측에서 등재 가능한 사료를 모아 신청서를 작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일본의 ‘조선통신사 연고지 연락협의회’와 한국의 ‘부산문화재단’은 지난해 3월 공동 등재 목표를 합의한 바 있지만 등재 추진을 공식 선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유네스코 신청은 내년 3월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한일 공동 제안이 되는 만큼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묻혀 있는 사료의 발굴이 중요한 만큼 착실히 진행하겠다 고 밝혔다.
한국 측 위원을 맡고 있는 박화진 부경대학 교수는 조선통신사에 대해 “일본에 준 것이 있는가 하면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배운 것도 있다”고 평가했다. 조선통신사가 어느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문화를 전해주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임진왜란 이후 1607년에 재개된 ‘조선통신사’는 1811년을 마지막으로 2002년 ‘조선통신사 재현 행렬’로 다시 이어지기까지 190년이 걸렸다.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 무색할 만큼 한 일관계가 냉랭해진 지금 조선통신사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양국의 협력을 밑거름으로 양국이 문화로 소통했던 예전처럼 현재에도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문화+서울

글 이재경
서울문화재단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사진 제공 부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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