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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10월호

인간 중심 디자인(HCD)을 실현한다는 것은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서비스를 설계하기
인간 중심 디자인, 사용자 경험 디자인 등은 점점 언급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그 개념이 대중에게 폭넓게 확산되지는 않았다. 손에 잡히는 사물이나 시각적인 무엇이 아닌, 일을 수행하는 방법 또는 서비스의 체계 등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이다. 즉 삶을 아름답게 ‘설계’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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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심 디자인’, 무엇을 디자인하는가

인간 중심 디자인(Human Centered Design, HCD), 사용자 경험 디자인(User eXperience Design),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 등에 대한 관심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요즘처럼 많은 사람이 변화를 위해 알아야 할 중요한 부분으로 자주 언급한 적은 드물었다. 언급한 내용중 가장 널리 알려진 부분을 꼽는다면 스마트 디바이스나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를 언급할 때마다 등장하는 ‘UX디자인’이나 인간 중심의 접근을 기반으로 혁신을 구현해가는 ‘서비스 디자인(Service Design)’일것이다.
최근의 관심에도 내가 담당하는 일을 소개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국내에서 ‘디자인(Design)’이라고 하면 우선 떠오르는 의미는 시각적인 표현과 완성을 중요하게 다루는 일들이다. 이에 비해 HCD, UX디자인, 서비스 디자인 등에서 말하는 ‘디자인’은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미보다는 좀 더 어원(설계하다, 고안하다 등)에 가까운 포괄적인 개념의 것이다. 즉, 다양한 사물 혹은 시스템의 계획 또는 물건을 만들어내기 위한 계획을 실행에 옮긴 결과를 총칭하는 디자인을 의미한다. 결국 이 분야에서는 제품과 서비스에서 사람의 요구(needs)를 충족시키는 자연스러움과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일을 하게 된다. 따라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팀 역시 인사이트(insight, 새로운 자극, 통찰) 발견과 그 구현을 위한 총체적(holistic) 접근이 요구되어 산업디자인, 시각디자인, 인지과학, 심리학, 경영학 등 다학제적 구성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권장된다.

우리 삶이 더욱 자연스럽고 아름다워지도록

사람과 경험에 대한 고민이 잘 반영된 서비스와 제품을 이야기할 때 자주 거론되는 기업이 애플, 구글, 스타벅스 등이다. 디자인이나 음악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더욱 익숙한 기업이기도 하지만,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준 기업은 어디일까 고민하면 떠오르는 곳들도 그들인 게 사실이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과정에서도, 어떤 단계를 통해 가장 자연스럽게 주문할 수 있을지, 마시는 동안 어떤 환경을 만들어주면 고객이 가장 편안함을 느낄지, 매장 내의 동선이나 고객의 감정 변화는 어떠한지 등의, 직접 표현하지 않는 숨겨진 니즈와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일상에서도 고민하게 되는 건 이 분야 종사자들만의 습관이면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가져야 필수 자질인 것 같다.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감동과 자연스러운 즐거움을 전한다는 점은 이 분야의 디자이너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근간이 된다.
이 분야의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선 인문학, 심리학, 경영학 등 다양한 지식의 습득은 물론 디자인 리서치,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 회의나 교육 등에 참석한 이들이 좀 더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등 기본 역량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 주변에서 보면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디자인, 심리학,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석·박사 과정을 졸업한 후, 또는 디자인 업계에 종사하며 관심을 가지게 돼 본격적으로 이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내 현실에서 교육기관을 통해 이 분야의 지식을 모두 습득하는 데엔 한계가 있고 상당 부분 개인적 노력이 요구된다. 지속적인 스터디와 다양한 대내외 활동이 이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는 개인적으로도 실감하는 바다. 주간 단위로 이루어지는 인터랙션 스터디, 대외 콘퍼런스 세션 및 세미나 발표, 크고 작은워크숍 운영, 번역 활동 등이 모두 그러한 노력이었고 이를 길게는 수년간 짧게는 1년 이상 꾸준히 지속해온 것 같다. 이런 활동이 마냥 즐겁고 쉽게 느껴지는 건 아니지만 이러한 노력 없인 이 분야의 흐름을 잡을 수 없다는 점 또한 알고 있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곤 한다.
비록 이런 현실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사람에 대한 관심과 인사이트 발견의 즐거움이 크다면 이 분야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모바일 생태를 파악해 사람들이 미처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해결하는 업무에서 얻는 기쁨도 크고, 개별적으로 수행하는 워크숍이나 활동 등을 통해 스타트업 기획자, 대안학교 선생님, 비영리 단체 활동가, 전공학생 등에게 인간 중심의 관점을 환기시키고 변화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었다는 피드백을 들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올해 초에는 디자인 컨설팅 그룹 pxd가 공개한 ‘교육자를 위한 디자인사고 툴킷’을 활용해 커뮤니티 워크숍을 진행했는데(관련 내용 story.pxd.co.kr/1046), 함께한 대안학교 선생님께 교무실에서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의 개선이라든지 학생들의 보다 활발한 대외 교류를 위한 활동 방안 등에 대해 아이디어와 구현 가능한 방법까지 전달할 수 있었다. 문화 예술분야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인생의 실마리를 찾기도 하는 것처럼, 어쩌면 작더라도 사람 중심의 사고와 고민이라는 자극을 통해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부분이 나를 포함한 이 분야에 종사하는 담당자들이 느끼는 특별한 보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간 중심 디자인’의 중요성은 상승 중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계속 이어질지, 또 앞으로의 직업적 전망은 어떨지 단언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애플워치와 에르메스, 갤럭시노트와 몽블랑의 경우처럼 제품과 서비스의 경계나 브랜드의 결합은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과연 기술적 우위 또는 미적 아름다움으로만 사람을 끌어당길 수 있을지, 또 그렇지 않다면 어디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질문하게 된다. 이 지점이, 인간 중심의 접근과 고객 경험 또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 시대의 도래와 함께 사물, 사람, 데이터가 빠르게 결합하는 상황에서 외관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사용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움과 심미적 감동을 창조하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 이를 위한 전략적 접근법을 만드는 역할이 인간 중심 디자이너와 서비스 디자이너에게, 또 이를 구현하는 역할이 UX디자이너에게 주어진 부분이다. 문화+서울

예술가의밥그릇 

인간 중심 디자이너, 사용자 경험 디자이너가 되려면
사람에 대한 관심, 끊이지 않는 호기심, 이를 업무로 이을 탐구력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과 성능 개선을 먼저 생각하고 접근하 던 기존의 접근 방법과는 달리, 사람의 숨겨진 니즈와 욕구를 찾아내 접근한다는 점에서 사람에 대한 관심, 왕성한 호기심이 뒷받침되면 좋다. 또한 지속적인 스터디와 다양한 대내외 활동 등 개인적인 노력이 상 당히 뒷받침돼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호기심을 실제 학습과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탐구력이 필요하다.
글 배성환
SK플래닛의 HCI(Human Centered Innovation)팀 매니저. UX Camp Seoul의 오거나이저, 인터랙션 커뮤니티 LEED의 운영진으로 디자인사고 워크숍이나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 세미나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저서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보는 UX디자인> <빅데이터와 SNS시대의 소셜 경험 전략> 등이 있으며 <멀티디바이스UX디자인>을 감수했다.
사진 출처 블로그 pxd UX Lab. (story.pxd.co.kr/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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