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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10월호

롯데백화점 문화마케팅팀장 전석진 내 집처럼 머무는 문화 공간, 예술이 삶에 스미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마케팅 2팀의 이름을 ‘문화마케팅 팀’으로 바꿨다. 기존 기업들이 주력하는 마케팅인 ‘판매촉진’에서 한층 업그레이드해서, 문화를 통한 브랜딩으로 장기적 관점의 마케팅 플랜을 세운 것이다. 지난해 SNS를 떠들썩하게 한 러버덕 프로젝트에 이어 올해 서울문화재단과 함께 아트캠페인 <바람난 미술> 전시를 준비 중인 롯데백화점 문화마케팅 팀의 전석진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롯데백화점 문화마케팅팀장 전석진

주중 오후 시간, 롯데백화점 본점은 언제나처럼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여기저기에 전시되어 있는 스누피 캐릭터다. 한 층 올라가자, 매장 중간에 넓게 자리 잡은 커피숍이 보인다. 백화점을 찾은 사람들은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니라, 스누피 모형 앞에서 사진을 찍고, 갤러리에서 전시를 보고, 커피숍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그야말로 복합 문화 공간이다. “러시아에서 가장 큰 박물관은 지하철이라고 합니다. 작품 몇십만 점이 걸려 있는 지하철 전부가 그대로 갤러리인 거죠. 롯데백화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문화 이벤트, 프로젝트들을 늘려가고, 전시를 진행하면서 백화점 전체가 갤러리가 되고, 박물관이되고, 복합 문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집 같은 백화점, 내 삶과 같은 예술

전국 51개 지점을 둔 롯데백화점의 지향점은 ‘내 집 같은 백화점’이다. 고객의 지리적 접근성을 높이고, 문화적 콘텐츠를 백화점 내 곳곳에 배치했다. 올해 서울문화재단과 아트캠페인 <바람난 미술>을 함께 하게 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다. 쇼핑하고, 친구를 만나는 가장 일상적인 공간인 백화점에서 예술을 접하도록 하려는 의도다.
‘미술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전시를 쉽게 즐기자’는 취지로 기획된 <바람난 미술>은 일상 속 장소에서 자연스럽게 미술 작품을 접하게 함으로써 시민들의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하고, 유망한 신진 작가들에게는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기회다. 올해 3년째를 맞이한 <바람난 미술>은 지난 7월 서울도서관 전시를 시작으로 롯데백화점, 세운상가, 시민청 등 시민들의 일상 속을 찾아다니고 있다.
이번 <바람난 미술> 전시는 9월 19일부터 30일까지 약 열흘간 ‘러브릿지’에 진행됐다. ‘러브릿지’는 영플라자와 롯데백화점 본점을 연결하는 다리로, ‘러브(love)’와 ‘브리지(bridge)’의 조합어다. 사랑을 연결하고, 영플라자와 본점을 연결하는 러브릿지에 <바람난 미술>작품들이 전시됨으로써 오가는 고객들에게 ‘일상’과 ‘예술’을 연결하는 의미 있는 공간이 될 예정이다.
영플라자의 하늘정원에서는 9월 19, 20일 ‘예술장터’가 열렸다. <바람난 미술> 참여 작가, 신당창작아케이드 입주 작가 23명의 작품을 전시하고, 관련 아트 상품을 판매한 것. 기타리스트 정선호, 어쿠스틱 밴드 체리팩토리, 전자바이올리니스트 바이올린플레이어440의 버스킹 공연도 펼쳐졌다. 또한 <바람난 미술> 참여 작가들이 직접 그린 ‘미스터 기부로 돼지저금통’을 전시하고, 일정 금액 이상 후원한 시민에게 이를 선물로 제공했다.
“어느 날 문득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난 예술 작품이 삭막한 일상에 충만한 기쁨이 된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겁니다. 아트페어, 예술의전당, 인사동 갤러리 등 다양한 장소에서 그림을 선보이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이런 공간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어요. 예술 체험을 좀 더 가까이에서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서울문화재단의 아트 캠페인 <바람난 미술>은 아주 훌륭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문화마케팅, 고객의 생활 속으로 스며들다

롯데백화점의 연간 문화마케팅 총 예산은 약 200억 원대다. 기업이라면 투자비용만큼의 가시적 성과를 얻고자 하는 법이다. 하지만 전 팀장은 롯데백화점이 문화마케팅에 투자하는 비용은 그야말로 ‘투자’라고 말한다. “문화마케 팅을 통한 단기적인 매출 증진보다는 고객이 롯데백화점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이런 경험이 축적되어 롯데백화점을 새롭고 즐거운 공간으로 인식하기를 바랍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이 올해 8월 진행한 ‘러블리 영 콘서트’는 10억 원을 투자해 젊은 고객층에 다양한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마케팅이 직접적으로 가져 오는 매출 이익만을 생각했다면 진행하기 어려운 프로모션이다. <바람난 미술>도 마찬가지다. 작품을 보기 위해 백화점을 찾게 만들겠다는 의도가 아닌,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에게 백화점이라는 공간이 물건을 사고 파는 곳을 넘어선 문화 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단기적으로 고객의 관심을 끄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객 의 생활 속으로 스며들겠다는 것이다.
더 이상 상품의 질로 차별적 우위를 점할 수 없는 경쟁시대에 문화마케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최근 백화점내에서도 기존에 절대 포지셔닝을 담당하고 있었던 패션상품군이 축소되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식품, 리빙의 포지션이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백화점 고객들의 관심이 입는 것을 넘어서 먹는 것과 사는 것으로 넓어지고 있으며, 이는 문화에 대한 취향의 고급화로 연결된다. 이러한 고객들의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롯데백화점이 제공하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바로 <바람난 미술>을 포함한 여러 가지 문화 프로젝트다.
롯데백화점의 문화마케팅 테마는 People oriented, Identity, Network, Kreative의 앞 글자를 딴 ‘P.I.N.K 프로 젝트’다. 사람 중심으로, 롯데백화점만의 정체성을 살려서 제휴와 협력을 통한 창의적 마케팅을 하겠다는 의미다. 러버덕 신드롬 이후 롯데백화점의 문화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문화의 힘을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문화마케팅 팀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지하철에 전시된 <바람난 미술>작품들을 보고, 이렇게 일상적인 공간에서 미술 작품을 접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어요. 그 미술 작품들이 더 바람이 나서 가장 문화적인 공간인 백화점까지 오게 됐네요. 핑크빛 문화가 충만한 롯데백화점에서 <바람난 미술>이 이번에 제대로 바람나길 바랍니다.” 문화+서울

글 이현지
서울문화재단 홍보팀 대리
사진 김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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