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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3월호

작품 한 점과 피자 한 판이 1+1

1. 아트박스페어 대상작 이승은의 <집으로 가는 길>이 인쇄된 도미노피자 박스 / 2. 이승은, <집으로 가는 길>, 2022, 50x50cm

2023년 새해부터 ‘아트박스페어’라는 이름을 달고 100만 판의 피자 박스가 예술 작품과 함께 부지런히 배달되고 있다. 2022년 10월부터 11월까지, 피자 업계 1위 도미노피자와 서울문화재단은 신진예술가 지원과 고객의 예술 향유를 위한 공모전을 진행했고, 피자 박스를 장식할 작품 6점이 선정됐다. 서울문화재단의 문화예술 전문성이 기업의 가치사슬과 얽혀 시너지를 내는 협업 과정으로, 소비자를 문화 향유자로 끌어올리는 시도였다.

다다즈(김서후), <기분 좋은 페페로니>, 2022, 5000x5000px

“창작 토핑 추가해주세요”

예술은 생활 속 어느 곳에나 존재하지만, 작품을 감상하고 관람하는 것은 취향과 관심이 반영돼 선택적으로 향유된다. 삶에 스며 있는 문화예술을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는 기획과 매개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오늘날 ‘음식’은 의식주의 하나이자, 나아가 먹방 콘텐츠는 하나의 K-문화로 자리잡았다. 음식이 예술의 전달 매체가 된 것은 참으로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네모난 박스에 동그란 모양, 세모난 조각으로 담겨 여러 명이 나누어 먹기 좋은 음식 ‘피자’. 배달 서비스를 통해 접근이 더욱 편리해진 친근한 음식 피자가 여러 사람에게 예술을 배달하게 됐다. 도미노피자의 슬로건인 ‘즐거움Have More Fun’을 주제로 진행된 공모전에는 약 200명의 신진작가가 지원했다. 선정된 6명 작가의 작품은 피자에 관한 추억부터, 함께 나누어 먹는 것, 맛있는 음식이 배달되는 설렘 등 소박하지만 우리 생활 가까이 존재하는 즐거운 이야기를 담아냈다. 일상적인 주제의 공모전을 통해 예술가는 상금과 함께 작품을 알릴 기회를 얻었고, 재단과 기업은 피자와 배달 서비스로 예술의 문턱을 낮추는 계기를 만들었다.

도화(윤다은), <피자파티>, 2022, 21.7x21.7cm

‘엣지’ 있는 제휴 사업을 위해

기업과 예술의 제휴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상품이 담겨 고객에게 전달되는 박스, 즉 패키지는 음식이 담길 그릇이자 전달 수단, 메뉴를 소개하는 광고판이기도 하다. 여러 기능을 가진 패키지가 이번 기획으로 일종의 ‘전시장’이 됐다. 신진작가의 창작 지원을 위해 패키지에 예술 작품을 인쇄한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공공성을 추구하는 문화예술기관과 기업이 협업할 때면 이익과 공익 사이에서 여러 가치가 충돌하지만, 충돌과 파괴 사이에서 좋은 기획이 탄생하기도 한다. 이는 제휴 사업에서 꼭 필요한 과정 아닌가. 그렇게 진행된 2022 시각예술 신진작가 작품 공모전과 2023년 아트박스페어는 기업의 고객을 예술 관객으로 바꿨고, 기업은 문화예술을 통해 사회 공헌 활동을 확대하게 됐다.
피자의 엣지edge는 선택 사항이지만 오리지널이냐 치즈 크러스트냐에 따라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 제휴 사업 또한 기업의 선택 사항이지만, 서울문화재단과 같은 ‘엣지 있는’ 문화예술기관과의 협력은 소비자에게 예술적인 만족을 줄 것이다. 앞으로 피자가 단순히 배고픔을 채워주는 것을 넘어 시민의 마음까지 채워주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저녁 피자?

글 서울문화재단 제휴협력팀 양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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