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서울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문화+서울

문화+서울

  • 지난호 보기
  • 검색창 열기
  • 메뉴 열기

사람과 사람

6월호

‘드로잉 핸즈’ 전숙영 작가사진보다 더 진짜 같은 그림이 나타났다
서양화를 전공한 전숙영 작가는 워너원, 방탄소년단 등 유명 연예인이나 영화 캐릭터, 과일 등을 극사실적으로 그리는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올리는 유튜브 채널 ‘드로잉 핸즈’(Drawing Hands)를 운영한다. 아이를 키우는 ‘육아맘’이자 24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그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수많은 이들과 소통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거듭나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란 유튜브에서 동영상으로 리뷰, 개인 방송 등을 올리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드로잉 핸즈’로 활동하는 나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SNS에 그림 그리는 영상을 올리며 그림으로 소통한다. 나와 유튜브의 인연은 2015년 6월 시작됐다. 2012년에 엄마로서의 삶을 시작하며 10여 년 동안 입시미술 강사로서 그림 작업을 해온 일상이 큰 변화를 맞이했다. 어설픈 엄마로 1년쯤 지내보니 문득 나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림을 마음껏 그리지 못하는 데 대한 답답함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그렇게 나를 찾기 위해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온전히 그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어둠이 밀려든 후 잠깐뿐이었지만, 그 시간 동안만이라도 작업실에서 집중하며 흑백으로 변한 나를 다시 총천연색으로 물들여갔다. 시간이 지나며 작업물은 쌓였지만 누구도 나를, 그림을 알아봐주지 않았다. 어둠에 불이 밝혀지듯, 옆에서 묵묵히 지켜보며 응원해주던 동반자에게서 반가운 제의를 받았다. 그것이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시작이었다. 그간 다루었던 유화, 아크릴, 연필이 아니라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재료의 매력에 빠졌다.

생동감 넘치는 그림으로 소통하다

크리에이터로서 그림으로 소통하길 바랐기 때문에 대중적이며 친근한 재료인 색연필을 그림의 주재료로 사용하기로 했다. 색연필은 겉으로는 얇고 작은 느낌이지만 사용감이나 완성된 느낌은 깊고 강렬하다. 색연필로 작업을 하다 보면 손에 통증이 느껴지지만 그 정도의 희생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완성된 그림 하나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려지는 장면을 영상으로 담기에 작업하는 내내 즐겁다.
처음 그림 영상을 완성한 후 모니터링했던 순간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성취감, 즐거움, 설렘 등 다양한 감정이 오갔지만 그중에서도 신기함이 가장 컸다. 이 즐거움을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 많은 이들과 그림으로 소통하고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도 감사할 일이다. SNS가 발달하지 않았다면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
작업할 때는 영상미를 위해 그림의 전체를 생각하며 부분적으로 완성해나간다. 인물이나 사물 등 그림의 대상을 선택할 때는 많이 고민하며 자료를 찾는다. 인물의 특징이 잘 담긴 사진 한 장이 필요하기에 사진을 고르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인물 위주로 작업하며 개개인의 특징을 살피다 보면 한 명 한 명이 다 특별하게 느껴지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 대상에 흠뻑 빠지게 된다.
매주 금요일 주 1회 유튜브에 올리는 그림 영상은 평균 3분 정도의 분량이다. 3분이라는 시간을 위해 실제로 작업하는 시간은 대략 8~9시간 이상이다. 촬영할 때는 특히 조명에 신경 쓴다. 조명으로 화면의 집중도가 좌우되기도 하고, 최대한 원본 그림과 비슷한 느낌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만든 영상을 방송사에서도 관심을 가져 여러 공중파와 케이블 TV에도 출연했다. 작업실에서 정기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외주 작업을 하며, 그림 관련 서적도 출간을 앞두고 있다.

관련이미지

1 전숙영 작가의 작업실 모습.
2 방탄소년단의 멤버 뷔.
3 트와이스의 멤버 모모.
4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의 크리스 헴스워스.
5 입체감이 느껴지는 전구 그림.

그림이 곧 일상이 되다

그림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작업이기에 어느 누구나 SNS에서, 현실에서 그림 자체로 소통할 수 있다. 소통의 중요성을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더 많이 느낀다. 그래서 나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바로 공감할 수 있는 쉬운 작품을 그리고자 한다. 누군가는 깊이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쉬우면서 깊이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현재는 색연필로 주로 작업하지만 앞으로 그 영역을 더 넓혀나갈 계획이다. 색연필의 한계에 부딪치며 더 짜릿한 경험을 즐기고 싶다. 일상이 그림이며 그림이 일상이길 바란다. 그림을 그리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실력, 성실함, 겸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평온함을 즐기고, 때때로 찾아오는 변화를 잘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다가 아님을 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성실함으로 앞으로도 즐겁게 활동할 것이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는 것은 큰 축복이자 행복이다

글·사진 전숙영 드로잉 핸즈 작가
*드로잉 핸즈 유튜브 www.youtube.com/channel/UCQ-Ju-faRRBXsSgsR2lH6cw
위로 가기

문화+서울

서울시 동대문구 청계천로 517
Tel 02-3290-7000
Fax 02-6008-7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