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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3월호

수중사진작가 와이진 깊고 푸른 미지의 세계로
수중촬영은 작품이 주는 이미지처럼 마냥 신비롭고 아름답지만은 않다. 한국 여성 최초로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이버 자격증을 보유한 사진작가 와이진은 오늘도 차가운 물속 어딘가에서 카메라와 함께 눈부시게 아름다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예술가의 밥그릇 관련 이미지1 <WISH>.

예술가의 밥그릇 관련 이미지2 <Lost way Princess>.

‘대한민국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프로페셔널 수중사진작가 일을 시작한 지도 벌써 10년이 됐다. 이름 앞에 붙는 ‘유일한’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좀 외롭기도 하다. 수중사진작가란 사진 기술 습득 외에도 특수한 훈련과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직업이기에 그 길이 녹록지 않다.
나는 원래 상업사진작가였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패션계와 방송계에서 일했으며, 그때의 귀한 인연으로 사진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드라마 포스터, 영화 포스터, 앨범 재킷, 화보 등의 작업을 이어가다 한순간의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수중사진에 뛰어들었다.

사진 찍으며 지구 반 바퀴

10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는 수중사진이라는 분야가 전혀 발달하지 않은 상태였다. 배우고 체험하기 위해 해외 수중사진작가들을 직접 찾아다녀야 했다. 그렇게 쉼 없이 지구 반 바퀴를 돌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다. 열정과 노력으로 실력을 쌓아가며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사진작가들의 제자로 실력을 인정받았고, 나아가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이후 한국에서는 2010년 드라마 <산부인과>의 포스터를 시작으로 프로페셔널 수중사진가 활동을 시작했다.
수중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먼저 물속에서 내 몸이 지상에서만큼 안정적이고 자유로워야 한다. 때문에 꽤 오랜 시간 수중사진 기술을 연습했고, 그 이상의 노력으로 스쿠버다이빙 기술을 연마했다. 그렇게 물에 대해 알아가고 바다와 강의 생태계, 자연을 공부하면서 우주인처럼 무중력 상태에서 중심을 잡고 안정적인 촬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스쿠버다이빙 기술과 안전을 교육받던 중 지인의 소개로 2008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이브 과정에 참가할 수 있었다. 이 과정을 수료한 후 오랜 사진 심사와 서류 심사를 거쳐 2010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코리아와 단독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미지의 수중사진 분야에서 모험과 탐험을 하며 상업사진과 다큐멘터리를 오가는 수중사진작가가 되었다.

5개의 수중촬영 프로젝트

수중촬영은 많은 스태프가 함께하는 작업이다. 수중촬영 시 가장 중요한 점은 물속에서 함께하는 모델과 스태프의 안전이다. 그래서 나는 좀 더 탄탄하고 안전한 팀을 구성하기 위해 스쿠버다이빙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어느덧 제자들을 가르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길러 미국 스쿠버전문단체인 SDI TDI 소속의 다이빙 강사가 되었다.
현재 내셔널 지오그래픽 수중사진작가로서 경험하고 모험한 것을 전 세계를 돌며 강연하고, 각종 한국 드라마·영화의 수중촬영 기술을 도우며 수중사진작가와 전문 수중모델 양성을 위한 교육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금 우리 수중 촬영팀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모두 5개이다.
첫째는 5년 전부터 시작한 ‘해피해녀’라는 프로젝트로 한국의 해녀를 촬영하고 있다. 그 어떤 기관의 도움 없이 긴 시간 홀로 사비를 털어 진행해온 프로젝트다. 대한민국의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로서 지금 기록해두지 않으면 너무 늦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제주 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되면서 한국에서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해피해녀’ 프로젝트는 오는 4월 초 사진집으로 만들어져 전 세계에 출간될 예정이다.
둘째는 수중촬영을 하게 된 이유이기도 한 ‘Wonder Land’ 시리즈 프로젝트로, 올해로 8년째 매년 조금씩 촬영하고 있는 수중 파인아트다. 동화 속 이야기를 나름대로 재해석해 수중에서 표현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에 있어 나의 스승이자 오랜 친구가, 최근 한국에서도 전시를 마친 제나 할러웨이다.
셋째는 끊임없는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시작한 ‘I.D’, ‘CAVE’ 프로젝트로, 테크니컬 다이빙(technical diving)을 훈련받으며 심해를 탐험하고 수중동굴에서 촬영하기도 하는 위험한 특수 수중촬영이다. 수중동굴에서의 촬영을 위해 2년간 해외에서 수중동굴 탐사 훈련을 받고 이 과정에 대한 라이선스를 따기도 했다.
다른 2개의 프로젝트는 아직 미공개 상태이므로 설명을 생략한다.
나는 매달 각 프로젝트에 맞는 바다 환경과 기후를 갖춘 지역을 돌며 팀원들과 함께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요즘은 국내에서도 수중사진가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늘고 있으며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 앞으로 가능한 한 많은 학생들이 안전하고 보다 나은 교육을 통해 의미 있는 수중사진계 아티스트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글·사진 와이진_ 내셔널 지오그래픽 수중사진작가 www.yzin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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