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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호

발행인의 말
문화예술계의 위기 극복을 위한 2인 3각

코로나19가 발발한 지 어느덧 3년째에 접어들었다. 좀처럼 사그라들 줄 모르는 전염병의 기세는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무대에서, 전시관에서 혹은 그 외의 새로운 공간들에서 ‘향유’의 즐거움을 가져다주었던 문화예술도 예외는 아니다. 팬데믹에 신음하는 동안 서울에서 활동하는 7만여 명의 예술가는 창작 활동의 기회를 박탈당했고, 현장에서 문화예술을 누려야 할 시민은 ‘비대면’이라는 통제 아래 집 안에 갇혀 지내야 했다.

오미크론이 전 세계를 강타하는 요즘은 어떤가. 하루가 다르게 유례없는 신규 확진자 수를 경신하는 오늘, 우리 모두 팬데믹의 종식을 기원하지만 그 끝은 안개 속에 갇힌 듯 쉽사리 보이지 않는다. 붕괴 직전에 이른 문화예술계의 회복을 위해 서울시가 긴급히 지원금을 투입한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인 1만 3,000명에게 긴급지원금 100만 원씩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30% 늘어난 수치로 서울시 전체 예술가의 18.4%가 대상자에 포함된다. 서울시의 정책에 발맞춰 서울문화재단도 <서울예술지원사업>을 추진한다. 단위사업별로 각각 지원해 오던 여러 지원 사업을 대상과 목적에 따라 통합해 운영할 예정이다. 총 30개 사업에 2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역대 최대의 지원금이 투입된다. 2025년까지 매년 10%씩 지원금 규모를 증액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하지만 이제 단순한 재정 지원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 급변하는 예술 환경에 걸맞은 새로운 지원정책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개발해야 할 때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더욱 가속화된 기술 변화 속도에 적응하고, 달라진 문화예술 참여 환경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도 이러한 시류에 발 빠르게 대응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문화예술 지원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먼저 ‘디지털’ ‘비대면’으로 요약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환경에 맞춰 융합예술 분야의 지원을 늘린다. 융합예술은 첨단 과학과 예술의 결합으로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는 것이다. 올해는 지난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한 융합예술축제 <언폴드엑스UnfoldX>를 ‘제1회 서울 국제미디어아트 페스티벌’로 확대 개최한다. 축제 자체를 글로벌 융복합 전시 플랫폼으로 확대 육성해 서울을 세계 융복합 예술의 거점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또한 NFTNon-Fungible Token 기술을 활용한 국내 최초의 순수예술 NFT 플랫폼 구축 사업도 추진하여 미래지향적 예술지원 정책에 첫발을 내디딘다. 예술가들은 NFT 플랫폼을 통해 자유롭게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판매하며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의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예술가 자신과 작품 모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더 나아가 서울 예술가의 전 세계적 위상을 높일 기회가 될 것이다. 미래 산업 속 순수예술가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산업과 예술 모두가 공생해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래 예술 시장에 선구적 시각을 가진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서울 예술인 NFT 플랫폼’을 구축해 예술 NFT 콘텐츠의 활발한 유통을 도울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예술지원의 양적 증대를 통해 지원의 순기능을 강화한다. 오는 4월부터 서울 전역에 있는 서울문화재단의 11개 창작 공간에서 <서울 스테이지 11>을 선보인다. 매월 첫째 목요일 11시에 11개의 공간에서 일제히 살롱콘서트가 열린다. 한 해 동안 100여 개의 출연단체와 800여 명의 예술가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6,000여 명의 서울 시민은 더욱 자주, 더욱 가깝게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단편적인 지원정책을 넘어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급변하는 문화예술 환경에 발맞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위기 극복의 장면을 떠올리면 서로 어깨를 맞잡고 한 몸처럼 달리는 ‘2인 3각’의 모습이 떠오른다.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그리고 예술가가 서로의 힘이 되어 문화예술계의 길었던 침체기를 극복하고 시민들에게 예술 향유의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는 그날까지, 적극적인 문화예술 지원을 향해 계속 달려나갈 것이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 사진 서울문화재단

※본 글은 《한겨레》의 <서울&>에 동시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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