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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호

지원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예술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예술가 지원을 위한 고민

서울문화재단은 정기 공모뿐 아니라 1년 내내 전 부서에 걸쳐 크고 작은 공모를 수시로 진행한다. 하지만 이렇게나 공모가 많은데 정작 선정된 예술가는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전부 파악할 순 없지만, ‘2021년 서울예술지원’에서 규모가 가장 큰 1·2차 공모를 조사해 봤다. 생각보다 선정되지 않은 예술가가 많았지만, 이들은 선정 여부와 상관없이 예술 활동을 지속하고 있었다.

“지원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예술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문득 떠오른 이 질문을 간과해선 안 되는 이유를 말하고 싶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시즌제처럼 다가오는 ‘예술지원사업 공모’는 예술가에겐 생명수 같은 존재다. 예매창이 열리자마자 광클릭을 해야만 손에 넣을 수 있는 BTS의 콘서트가 아니기 때문에 순수예술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모를 자주 하는 서울문화재단(이하 재단)과 유사한 기관에서 설명회를 열면 사업 요강을 이해하고 신청하려는 지원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지만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여기서도 예외가 아니다. 다시 말해, 공모에 선정된 기쁨을 누리는 비율이 낮다는 얘기다. 정기 공모 1차와 코로나19 긴급 자금이 투입된 2차의 지원 규모는 총 7,507건이었으며, 이 중 991건만 선정됐다. 6,516건, 즉 다섯 명 중 네 명은 아쉬움을 느낀 셈이다.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에 비유될 정도로 어렵다는 공모에 선정되면 우선 지원금을 받는다. 물론 이런 직접 지원이 아니라 작품을 발표할 기회를 제공하는 간접 지원도 있다. 하지만 80%나 되는 미선정 예술가에겐 어떤 혜택이 돌아갈까. 아쉽게도 선정된 예술가에겐 까다로운 심사 기준을 통과했다는 사실만으로 더 많은 기회가, 미선정 예술가 앞엔 더 높은 난관이 놓이기 마련이다. 빈익빈 부익부. 마치 경제 논리 같은 이 현상은 창작 활동을 고민하는 문화예술계에서도 더는 남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9년 예술계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개최한 ‘THE 넓은 라운드테이블’ 현장

물고기를 쥐여주기보다 낚는 방법을 보여주기

재단은 몇 해 전부터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특별한 자리를 만들었다. 특히 2019년 진행한 ‘THE 넓은 라운드테이블’에서 들었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지원사업에 100% 의존할 순 없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더 많은 분이 관심 갖기 위해선 홍보가 중요한데, 개인 차원에서는 어려우니 재단이 그런 장을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풍요롭지 않은 단체를 많이 봤다. 일당백이라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 풀어야 할 숙제는 산 넘어 산이다. 기획도 하고, 연습 일정도 정리해야 하는데, 예정된 행사를 앞두고 홍보까지 하라니. 살아남기 위해선 멀티플레 이어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 재단은 이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질까. 앞서 언급했던 미선정 예술가의 규모를 알아 보자. 단, 지원을 받든 안 받든 예술가가 기획한 창작 활동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규모가 최소 반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즉 미선정된 6,516건의 반인 3,258건 중 지난 1년간 재단으로부터 한번이라도 홍보 후원을 받은 수를 헤아려 보니 총 832건이다. 비율은 26%이며 아직 4명 중 3명은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금 방식에서 어떻게 더 나아질 수있을까 고민이 필요하다.
재단은 나름대로 경쟁력 있는 매체를 여럿 가지고 있다. 다른 유사 기관보다 한발 앞서 시작한 유튜브 채널 ‘스팍TV’의 누적 조회수는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높다.
또한 시대적 압박(?) 때문에 추풍낙엽처럼 웹진 형태로 방향을 바꾼 다른 간행물과는 다르게 [문화+서울]은 부침에도 아랑곳없이 꿋꿋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활자의 매력이 담긴 ‘문화예술계 시사 월간지’로서 굳건하게 버티고 있다. 여기에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에서 공식 인증한 블로그까지 더하면 공공기관 환경에서 그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제 아무리 좋은 채널이 있어도 예술가와 접점이 있어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물론 예술가들의 모든 창작 활동을 재단에서 일일이 파악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양쪽의 애로 사항은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설명회에서 예술가를 대상으로 절차를 알려주는 것이다. 지금도 재단의 홍보메일(press@sfac.or.kr)에는 끊이지 않고 소식이 들어온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공식 누리집은 여러 행사를 공유하는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모인 소식을 한 창구에서 볼 수 없는 아쉬움은 해결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이 밖에 영향력 있는 포털사이트와 연계하고 서울시 매체나 지하철 광고의 도움을 받아 26%를 넘어 최소 40%만 소화해도 지금보다는 한결 나아지지 않을까. 이렇듯 미선정 예술가의 작품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TV나 OTT만 켜면 나오는 대중 스타가 아니기 때문에 관객에게 노출될 기회는 더욱 적다. 그래서 선순환을 꿈꾸는 문화예술계의 바람과는 다르게 쉽사리 탄력 받지 못하고 있다. 지원사업의 사각지대에 있는 예술가들의 가려움을 긁어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런 작은 시도가 더 많은 예술가를 지원할수 있고, 예술가 또한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는 경험을 갖게 할 것이다. 결국엔 예술 경쟁력이 높아짐으로써 지속 가능한 창작 활동이 될 거라 믿는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IT팀장 |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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