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서울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검색 창
  • 인스타그램

서울시 동대문구 청계천로 517

Tel 02-3290-7000

Fax 02-6008-7347

문화+서울

  • 지난호 보기
  • 검색창 열기
  • 메뉴 열기

CULTURE+

4월호

컨트리뷰터

누군가를 환대하는 마음은 어디서 비롯하는 것일까. 그 마음 씀씀이를 배우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건 어느 한 카페 덕분이다. 사장님은 나를 모르겠지만, 나는 사장님을 안다. 꼬박꼬박 손님들에게 하는 인사말, 그의 정성이 더해진 주먹밥과 차, 깔끔하게 정돈된 주방과 앉을 자리. 모든 것이 순조로운 이 카페에서 하는 일은 모두 다 잘될 것만 같다. 그리고 그런 카페와 같은 공간이 서울에 종종 있다. 누군가를 반길 줄 아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 성실히 자신의 시간을 타인을 위해 쓸 줄 아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사장님과 나의 관계는 오로지 돈으로만 연결된 관계가 아니다. ‘내가 있을 자리’를 고민하던 내게 ‘나만을 위한 자리’ 하나를 내어준 사이다. 지지부진한 인생의 타임라인 안에서 그런 사람과 그런 장소, 그런 시간이 그 나머지 인생을 살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그럼 누군가에게 환대하는 마음을 표현한 적이 있었나. 사회가 정해놓은 혹은 어쩌면 나도 모르게 그어버린 선을 넘어보긴 했나. 최근 읽었던 박동수 편집자의 『동료에게 말 걸기』에서는 『프롤레타리아의 밤』 속 문장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한다.

“너를 끔찍한 독서 안으로 던져 봐. 그게 너의 불행한 삶 속에서 정념을 일깨워 줄 거야. 프롤레타리아에게는 자신을 집어삼키려 드는 것에 맞서 일어나기 위해 바로 그런 게 필요해.” 프롤레타리아의 고통을 마비시킨다고 여겨진 다른 세계들과의 만남, 곧 시와 철학, 연극 등이 때로는 고통에 대한 의식을 가장 첨예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연일 이어지는 불안하거나 안타까운 소식으로 마음이 무거워질 때,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다른 세계들과의 만남”은 왜 이토록이나 어렵고도 간절한 것일까. 환대받지 못한 이들은 어디로 가게 될까. 타인을 환대하는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사회에게 던지는 질문은 곧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돌고 돌아 이 자리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책을 읽으며, 노래를 부르며, 시를 외며, 춤을 추며 이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답이 없다. 신촌 어느 골목길에서 발견한 카페에서 간신히 내 자리를 찾은 것처럼, 참 요원하다. 그렇지만 다짐은 해 볼 수 있겠지. 단 한 명이라도 좋으니 반가운 마음을 활짝 내보일 것. ‘당신을 기다려왔습니다, 어서 오세요’라고 조용히 티를 낼 것. 누군가 자리가 필요하다면 그 자리를 함께 찾아줄 것. 다짐만 늘어가는 봄이 왔다.

나혜린 서울문화재단 커뮤니케이션팀

위로 가기

문화+서울

서울시 동대문구 청계천로 517
Tel 02-3290-7000
Fax 02-6008-7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