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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호

노들섬운영팀 김상민
변화는 아주 작은 차이에서부터

김상민 대리는

현재 노들섬운영팀에서 시설과 안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팬데믹과 동시에 입사하는 바람에 곧바로 부서에 배치돼 서울연극센터에서 일을 시작했는데요. 첫 업무 목표는 공과금을 지출 처리할 때 반려되지 않고 한 번에 처리하기였답니다.(웃음) 2023년 말 노들섬으로 옮긴 뒤에도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워낙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곳인 데다 이전까지 민간에서 위탁 운영했고, 입점사와 주차장도 있어 재단의 일반적인 공간과는 다른 부분이 많으니까요. 서울문화재단이라는 공공성과 특수성을 고려하면서 이런저런 어려움을 해결해야 할 때, 물론 머리가 아프기도 하지만 재미를 느낍니다.

철학과 윤리, 그리고 연극

대학에 다니면서 연극 동아리를 운영하고, 또 한때 극단 걸판에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연극을 직접 하는 재미를 느꼈다면, 재단에 입사해서는 연극을 보는 데 흥미를 갖게 된 것 같아요. 공연장이라는 공간에서 관객과 마주하게 되는 연극 특성상 무엇을, 어떻게 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수반되는데요. 세월호·블랙리스트·미투 등 사건을 겪으며 그러한 고민이 더 커졌고, 그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어 연극이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연극을 보는 게 제일 좋아하는 취미가 됐고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윤리교육 석사 과정을 거치면서 선생님이라는 꿈을 갖기도 했지만 당장 엄두가 나지 않네요. 지금도 해 보고 싶은 일이지만, 그보다는 재단에서 창작자들의 생각과 표현을 접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물론, 제가 하고 싶다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요.(웃음)

서울연극센터에서는

웹진 [연극in] 운영을 쭉 담당했습니다. PLAY-UP 아카데미와 재개관 이후 공간을 이용한 희곡제와 공간개방축제 등도 잠깐씩 맡았고요. 현장에서 진행되는 행사는 참여자들을 직접 만나기 때문에 피드백이 쉬운데, 웹진은 그렇지 않아서 담당하는 동안 만나는 누구에게나 반응을 물어봤던 것 같아요. 언젠가는 이제 막 공연계에 진입하는 젊은 창작자들이 만든 공연을 보러 갔는데, 혼자가 아닌 같이 만들어가는 연극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연극in]을 언급하더라고요. 흥미로웠습니다.
또 공연장에서 종종 스마트폰으로 웹진을 보고 있는 관객을 만나면 넌지시 기쁘기도 하고요. 다만 애정이 많던 담당자로서 현재는 잠정 휴간에 들어간 상태라 여러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저 역시 웹진을 운영하던 당시 종종 콘텐츠에 관한 민원을 받곤 했는데요. 필자의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발행 주체로서 재단의 역할을 지켜야 하고, 그러니 짧은 글 한 편에도 여러 관계가 얽힐 수밖에 없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좀 더 이용자 친화적인 노들섬을 위해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매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어요. 노들섬운영팀만 해도 11명, 노들섬사업팀 16명, 시설관리소 26명, 동행일자리 3명까지 상시로 근로하는 사람만 56명에 달합니다. 덕분에 이 큰 노들섬의 업무가 수월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이해관계가 있다보니 업무를 하다보면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 발생하곤 합니다. 예컨대 노들섬 서측에 이미 길고양이를 챙기는 분이 있는데, 동측을 사용하는 이용자도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있지요. 그러다보면 고양이가 벽 사이에 갇힐 수 있고 오염의 문제도 있어 시설관리소에서는 밥을 주지 말라고 한 상황입니다. 재단은 시설을 위탁받은 책임자이니 이런 문제를 조율해야 하는데, 마냥 쉽지만은 않아요. 관리나 안전을 위해 제한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이용자들은 ‘왜 안 돼?’ 하고 넘길 수 있는 부분이죠. 그런 것들을 잘 조율하는 것이 가장 큰 부분입니다. 또 서울연극센터에서 일하던 당시 접근성을 위해 노력하는 창작자들을 보며 저 역시 접근성 문제에 관심이 생겼는데요. 노들섬에서 시설 운영을 맡게 되면서 이곳 공간 자체의 접근성도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해 말에 장애인 당사자들과 함께 점검을 진행하고, 이어서 올해는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휠체어 이용자가 지적한 부분 중 하나는, 출입문을 열어놓아달라는 것이었는데요. 내부적으로는 모두가 공유하고 실천하며 이 부분이 개선됐지만,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서가의 경우 적용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문 앞에 “이동 편의를 위해 문을 열어둡니다” 같은 문구를 붙이기도 했고요. 이용자들이 익숙해진 공간이라 생각보다 바꾸는 게 어렵기도 하지만,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조금씩 고민하고 노력하다보면 바뀌지 않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문화행정가로서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안전인 것 같아요. 노들섬에 큰 행사가 있을 때면 용산구청과 경찰서·소방서·한국전력공사 등에서 합동 점검을 시행하는데, 듣기로는 이태원 참사 이후 강화된 조치라고 하더군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렇게 조금은 변화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직접적으로 안전과 결부된 지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이들의 안전도 중요하지요. 노들섬에서의 경험만 아니라 재단에서 여러 사업을 운영하며 안전에 더더욱 관심을 두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결과물, 창작물에 그러한 관심이 드러나는지 살펴보게 되고요. 나아가 그 지점이 제게는 어떤 공연을 관람할지 말지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에 문화예술이 좀 더 풍성해지려면

문화예술을 통해 무언가를 다시 생각해보고, 어떤 변화가 생긴다면 이미 당신의 삶에 문화예술이 좀 더 깊이 스며든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물론, 문화예술이 어떤 목적을 가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공연이나 문학 작품 등을 통해 이전과 다르게 생각하는 계기를 가진 것 같아요. 또한 그러한 계기는 조그만 차이들이 쌓여서 만들어지는 것이고요. 예를 들자면, 접근성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또한 공연을 예매하기 위해 웹에 접속하면 음성 포스터가 제공된다거나, 공연장을 찾았는데 이동식 경사로가 설치돼 있다거나, 공연 시작 전 트리거 워닝 같은 안내와 공연 중 자막 혹은 음성 해설 등을 마주하면서 자연스레 이뤄졌거든요. ‘이건 뭘까’ 하는 궁금증에서 그 필요성까지도 공감한 것 같아요. 만약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에서도 그런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면, ‘이곳은 다른 공간과는 다르게 이런 것이 있네’, ‘왜 이런게 필요할까’ 하는 궁금증부터 나아가 ‘요즘 문화예술계는 이런 걸 관심 있어 하는구나’ 싶은 생각까지도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요. 작은 차이에서 그러한 계기가 만들어지고, 지금 노들섬에서 시설을 담당하는 제가 노력할 수 있는 부분 역시 그런 차이를 만들어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태희 [문화+서울]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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