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게 감동을 선사한
2024년 대표작은?
제3회 서울예술상
2024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선정작과 그 밖에 서울에서 발표된 예술작품 중
서울시민에게 감동을 선사한 순수예술분야 우수
예술작품을 선정하는 제3회 서울예술상 시상식이
3월 19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렸다.
올해 3회를 맞이하는 서울예술상은, 매년 10 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재단의 대표 사업인
예술창작활동 지원사업에서 선정된 작품을
대상으로 현장평가와 심사 등 추가 검증 과정을
거쳐 우수 작품을 엄선하는 시상 제도다. 최우수상
6팀, 포르쉐 프런티어상 6팀, 심사위원 특별상
작품부문 4개 작품과 장애예술인 부문 1명에
총 상금 1억 8천만 원을 수여했다.
올해 시상식에서 대상은 연극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극단 적 <몰타의 유대인>에게 돌아갔다.
“깊은 연출적 고민과 주연배우의 흡인력 있는
연기력이 돋보인 작품”이라며, “관객과 연극
전문가의 지지를 동시에 얻어내며 서구 고전의
성공적인 현대화를 보여준 또 하나의 새로운
방법론”이라는 심사위원단의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최우수상에는 극단 적 <몰타의 유대인>(연극),
리케이댄스 <올더월즈>(무용), <김도현 피아노
리사이틀 슈만Schumann 1810-1856>(음악),
<김효영의 생황 ‘오굿×Resurrection’>(전통),
나현 《봉래산-포모사 프로젝트》(시각), 밸런싱
밸런스드 <서커스 이펙트>(다원)이 선정됐으며,
각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포르쉐 프런티어상에는 트렁크씨어터프로젝트
<쿠키, 앤, 크림>(연극), 우보만리 <서양극장 속
한옥>(무용), 아벨 콰르텟 <멘델스존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 1&2>(음악), <타악기 콘서트 ‘김인수의
장단소리: 정면正面’>(전통), 고요손 《곁》(시각),
송세진 <노화된 기술>(다원)이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상금으로 각 1천만 원이 주어졌다.
심사위원 특별상 작품 부문에는 공놀이클럽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연극),
<테너 김효종 독창회>(음악), 박세연
<가야금의 무巫감각화>(전통), 이은주 《서울
오후 3시》(시각)가 선정됐다. 심사위원 특별상
장애예술인 부문 수상자는 극단 애인 대표
김지수였다. 심사위원 특별상에는 각 500만 원이
수여됐다.
마정화 극단 적 대표 인터뷰
제3회 서울예술상 대상을 축하드립니다. 현장에서 발표된 결과라 기쁨이 더했을 것 같은데, 우선 수상 소감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진부한 이야기겠지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대상 수상작을 발표하던 순간 저희는 시상자들의 이야기를 흘려들으며 누가 수상자가 될지 예상해보고 있었는데, “극단 적”이라고 이름이 불렸을 때 약간 고장 난 듯 서 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수상 소감도 횡설수설했는데, 지면을 빌려 제대로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몰타의 유대인>은 극단 적에서 고전을 다루기 시작할 때부터 ‘언젠가는 해야지’ 생각해온 극입니다. 이곤 연출과 종종 ‘언젠가 해 보고 싶다’, ‘그러면 이렇게 해 보자’라는 이야기를 했거든요. 지난해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공연할 수 있게 돼 최선을 다해 작품을 만들었고, 이렇게 대상까지 타게 되니 극단 적의 고전 작업 전체가 상을 받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들어 무척이나 기쁩니다. 이번 작품을 함께 해준 배우와 스태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극단 적은 한 걸음 더 올라가보려 합니다. 더 좋은 작품으로 다시 상 받으러 돌아오고 싶습니다.
상금 2천만 원은 어떻게 사용하고 싶으신가요.
사실 연극 부문 최우수상 상금도 함께 주는 줄 알고 신나서 잠깐이나마 재공연을 생각했는데요. (웃음) 2천만 원은 재공연을 하기에는 부족한 금액이지만, 소중한 상금이므로 저희 구성원과 신중하게 의논해서 사용하려고 합니다.
극단 적은 어떻게 창립하게 됐나요? 독자들께 단체를 소개해주세요.
200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졸업생을 중심으로 창단한 극단입니다. 2007년 이후 여러 사정으로 활동이 중단됐다가 2011년 재창단했고, 2014년 저와 이곤 연출이 <퍼디 미어스Fuddy Meers>를 공연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시작했습니다. <단편소설집>, <네더>, <4분 12초>, <스켈레톤 크루> 등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동시대 해외 작품을 한국 연극계에 소개해왔고, 2018년부터 또 다른 트랙으로 르네상스 시기의 고전 작품을 공연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전을 통해 현재의 한국을 바라본다는 취지로 차근차근 ‘지금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작품을 골라 무대에 올리고 있습니다.
수상작인 <몰타의 유대인>은 무려 셰익스피어보다 앞선, 르네상스 시기 고전입니다. 크리스토퍼 말로Christopher Marlowe의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크리스토퍼 말로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지금은 잘 공연되지 않지만 르네상스 시대에 가장 유명한 작가이기도 했고요. 이곤 연출과 오래전부터 언젠가 말로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자고 이야기하면서, <몰타의 유대인>을 공연할 생각으로 이리저리 계획을 짜보곤 했습니다. 말로의 여섯 작품은 공통으로 그 사회의 비주류에 속하는 주인공이 자신의 야망으로 사회 규범적 질서를 깨면서 결국 파멸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몰타의 유대인>은 자본에 대한 욕망과 외국인에 대한 혐오가 겹쳐 있는 작품이라, 21세기 한국에서 극단 적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드러내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공연을 위한 ‘지금의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아주 세심하게 각색했습니다. 불필요한 혐오 표현과 차별적인 표현을 전부 걷어내고 압축했어요. 구조를 그대로 두고 뼈를 발라내듯 대사를 자르고, 결말을 바꿨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원작의 결말에 나오는 기독교인의 승리가 아니라 자본과 탐욕으로 황폐해진 세상에 대한 경고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배우들과 같이 원작을 읽고 토론하면서 내용을 완전히 숙지하고, 그다음으로 각색 대본을 두고 여러 번 논의한 끝에 결론을 바꿨습니다. 이후 자본주의가 가장 번성했고 미래에 대한 야심으로 가득 찼던 1980년대 이미지를 배경 삼아 의상과 음악을 골랐습니다. 그 안에서 무대와 조명이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파티라는 개념으로 이미지를 형상화했고요. 연출과의 오랜 작업을 통한 신뢰, 배우들에 대한 믿음과 제작진의 역량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해나가지 못했을 겁니다.
대상을 수상한 극단 적 <몰타의 유대인>
결국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시대의 관객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나요.
초기 근대 서구의 확장과 주변부 인물에 대한 차별과 혐오, 그리고 혐오의 대상이 되는 인물들의 야심과 그로 인한 파멸을 그리는 작품입니다. 여러모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와닿는 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수세기에 걸친 발전으로 인한 환경 위기, 서로에 대한 혐오와 탐욕으로 더욱 커지는 전쟁을 겪고 있습니다. 바로 그런 지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파멸하지 말고, 서로 살아남자고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몰타의 유대인>은 극적으로만 아니라 무용·음악·미술 등 여러 장르의 조화가 훌륭하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우리 시대의 연극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모든 예술이 그러하겠지만 연극은 장르 특성상 좀 더 시대적 호흡과 연결돼 있습니다. 현재 또는 지금을 단면이 아니라 역사적인 맥락 안에서 바라보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내용만 아니라 형식 면에서도 그러해야겠죠. 이를 위해서 극단 적은 ‘무엇을 공연하는지’와 더불어 ‘어떻게 드러내는지’ 그 형식에 대한 고민도 깊습니다. 질문처럼, 왜 그 이야기가 그러한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게 지금의 연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장르와의 조화가 훌륭하다는 평가는 정영(무대)·성미림(조명)·이승호(음악)· 고혜영(의상)·김근영(분장) 등 각 파트 디자이너의 공이 큽니다. 오랜 시간 함께 작업해오면서 극단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알고, 작품에 대한 고민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열과 성을 다해 함께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또한 최정선 액팅 코치, 이두성 마임이스트 두 분이 배우들의 액팅과 움직임에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고전을 동시대에 공연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극단 적에서 고전을 무대에 올릴 때면 생각하는 말이 있습니다. ‘고전을 통해 지금 여기를 읽는다.’ 저희는 ‘지금, 여기’를 이야기하고 싶어 고전을 선택하고, 번역하고, 연습하고, 공연합니다. 동시대성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그저 서구의 오래된 이야기를 반복하는 셈이니 의의가 없지요. 그래서 극단 적의 고전 작업은 우리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이야기를 선택하고 새롭게 번역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현재의 많은 이념들이 싹트기 시작한 르네상스 시기의 작품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파행과 욕망을 들여다보고, 이로써 좀 더 앞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극단 적이 고전을 공연하는 이유입니다.
제3회 서울예술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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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최우수상 연극 | 극단 적 <몰타의 유대인> 연출 이곤, 작 크리스토퍼 말로,
번역·각색·드라마터그 마정화, 움직임연출 이두성
2024년 9월 21일부터 2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
최우수상 무용 | 리케이댄스 <올더월즈> 예술감독·안무·연출 이경은,
글·드라마터그 안경모, 작곡 이태원
2024년 5월 10일부터 12일까지 대학로극장 쿼드 -
최우수상 음악 | <김도현 피아노 리사이틀 슈만Schumann 1810-1856> 피아노 김도현
2024년 9월 13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
최우수상 전통 | <김효영의 생황 ‘오굿×Resurrection’> 예술감독·생황 김효영
2024년 9월 22일 국립국악원 우면당 -
최우수상 시각 | 나현 《봉래산-포모사 프로젝트》 작가 나현
2024년 8월 6일부터 9월 28일까지 씨알 콜렉티브 -
최우수상 다원 | 밸런싱 밸런스드 <서커스 이펙트> 기획·운영 밸런싱 밸런스드(김지연·손옥주)
2024년 12월 10일부터 22일까지 낙원상가 d/p -
포르쉐 프런티어상 연극 | 트렁크씨어터프로젝트 <쿠키, 앤, 크림> 작·연출 조예은, 드라마터그 허선혜,
조연출 배규진
2024년 12월 20일부터 29일까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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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프런티어상 무용 | 우보만리 <서양극장 속 한옥> 안무 조인호
2024년 7월 6일과 7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
포르쉐 프런티어상 음악 | 아벨 콰르텟 <멘델스존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 1&2> 바이올린 윤은솔·박수현, 비올라 박하문,
첼로 조형준
2024년 9월 6일과 14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
포르쉐 프런티어상 전통 | <타악기 콘서트 ‘김인수의 장단소리: 정면正面’> 대고·소리북·장구·꽹과리 김인수, 연출 이인보
2024년 5월 2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
포르쉐 프런티어상 시각 | 고요손 《곁》 작가 고요손
2024년 8월 4일부터 30일까지 김세중미술관 -
포르쉐 프런티어상 다원 | 송세진 <노화된 기술> 작가 송세진
2024년 12월 19일부터 22일까지
금천예술공장 창고동 -
심사위원 특별상 작품 부문 연극 | 공놀이클럽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 연출 강훈구, 작가 서동민
2024년 8월 2일부터 11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
심사위원 특별상 작품 부문 음악 | <테너 김효종 독창회> 테너 김효종, 피아노 톰마소 레포레Tommaso Lepore
2024년 3월 8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
심사위원 특별상 작품 부문 전통 | 박세연 <가야금의 무巫감각화> 25현금·산조가야금·철가야금·꽹과리 박세연,
아쟁 이화연, 장구·징 김인수
2024년 12월 10일 국립국악원 우면당 -
심사위원 특별상 작품 부문 시각 | 이은주 《서울 오후 3시》 기획 이은주, 작가 강석호·김수영·노충현·
박주욱·박진아·서동욱·이광호·이문주·이제
2024년 11월 7일부터 12월 8일까지
성곡미술관 1관 -
심사위원 특별상 장애예술인 부문 | 연극인 김지수 극단 애인 대표
정리 [문화+서울]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