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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간
서울서커스
페스티벌
2026
내 안의 탐험가를 깨우는 첫 번째 관문, ‘서커스 랜드’
매년 이맘때면 한강 노들섬에는 조금 생경하고도 반가운 풍경이 펼쳐진다. 높다란 장대에 몸을 기대고, 허공에 매달린 사람을 보며 잠시 숨을 멈추는 사람들. 2018년 문화비축기지에서 시작해 2023년 열린송현 녹지광장을 거쳐 2024년부터 노들섬에 자리잡은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이 다시 우리 곁을 찾았다. 올해 노들섬은 단순히 공연을 보는 장소가 아니라, 방문객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서커스 랜드’라는 거대한 놀이 공간으로 변신한다.
섬에 발을 들이는 순간, 당신은 관람객이 아니라 이 세계를 살피는 탐험가가 된다. 입구에서 마주하는 ‘서커스 챌린지’는 그 여정의 시작이다. 아슬아슬한 타이트와이어 위에서 중심을 잡고, 훌라후프를 돌리고 디아볼로를 직접 다뤄보며 서커스라는 장르를 감각으로 먼저 받아들인다. 특히 어린이를 위해 준비된 다양한 ‘서커스 놀이터’ 프로그램은 서커스가 어렵고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누구나 도전하고 즐길 수 있는 놀이임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정해진 순서 없이 발길 닿는 대로 머물며 나만의 경험치를 쌓아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축제가 된다.
체험을 통해 서커스의 언어를 익혔다면 이제는 국내외 유수의 예술가들이 펼칠 공연에 몰입할 차례다. 한국 서커스의 산증인 동춘서커스와 사이키델릭 록밴드 전파상사가 함께 만드는 공연 <신바람 동춘>은 올해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낡은 천막이 주는 향수와 폭발적인 라이브 사운드가 만날 때, 노들섬에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에너지가 생겨난다.
해외 초청작 역시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낸다. 영국 노핏스테이트 서커스NoFit State Circus의 <밤부Bamboo>는 대나무 구조물 사이를 누비며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장관을 연출하며, 스페인 이프 서커스If Circus의 <배꼽-기억 뜨개>는 뜨개질이라는 일상의 행위를 서커스로 승화해 관람객에게 다정한 위로를 전한다. 서커스 랜드의 지도를 따라 걷다보면, 이처럼 시대와 국경을 넘어선 다양한 몸짓을 곳곳에서 마주하게 된다.
함께 만들고 채워가는 축제
축제의 라인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 고유의 해학이 담긴 제이아이예술단의 <K-줄타기>는 긴장감 넘치는 줄 위에서 나누는 재담으로 활기를 더한다. 공연창작집단 사람의 <숨>은 상공 30미터 밧줄 위에서 펼치는 고공 퍼포먼스로, 중력을 거스르는 신체 움직임을 통해 삶의 경계를 예술적으로 풀어내며 압도적 긴장감을 선사한다. 또한 클라이밍과 서커스를 결합한 역동적 퍼포먼스 <클라임막스>는 인간이 제약을 이겨내는 순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준다. 이 모든 움직임은 노들섬의 풍경 속에 녹아들어 관람객이 어느 시간대에 머물더라도 자신만의 서커스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게 돕는다.
공연과 체험 외에도 노들섬 곳곳에서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메인 무대로 향하는 길에서 마주하는 ‘리스테이지 서울 쇼룸’에서는 피에로와 마술사 콘셉트의 의상과 소품을 구경할 수 있고, 노들갤러리 1관에서 열리는 전시 《해 지기 전에 들어와》에서는 한때 어린이였을 부모님이 자란 집을 테마로 옛날 가전·가구 등을 통해 부모님의 어린 시절 하루를 가늠해볼 수 있다.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은 방문객이 서커스 랜드의 일원이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공연 사이의 시간을 메우며 시민이 노들섬에 머무는 모든 순간을 축제의 일부로 만든다. 서커스는 추락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실패해도 무한한 반복을 통해 결국 성공에 이르는 예술가의 움직임을 보며 우리는 다시 일상을 버텨낼 작은 힘을 얻는다. 5월의 햇살 아래 당신이 내딛는 모든 발걸음이 하나의 이야기가 되기를, 그리하여 올해 서울서커스페스티벌에서 당신만의 가장 따뜻한 봄날을 발견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서울서커스페스티벌2026
인스타그램 @ssaf.official
“동심을 찾아 떠나는 서커스 랜드, 어른도 어린이날!”
글 류한영 서울문화재단 축제제작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