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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2월호

고전과 현재가 만나는 무대 풍경 클래식 음악

새해를 기념하는 신년음악회 시즌이 마무리됐으니, 본격적으로 묵직한 레퍼토리를 다루는 공연이 곳곳에서 열린다.
올 한 해 준비한 음악을 서서히 펼치는 여러 단체와 음악가의 소식을 만나보자.

2016년 엘리아후 인발과 말러 교향곡 7번을 연주한 서울시향 ⓒ서울시립교향악단

다시, 말러를 듣는 시간

말러의 교향곡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번 2월은 그야말로 더없이 반가운 시간이 될 것 같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1월에 선보인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에 이어, 2월 20일과 21일 양일간 롯데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7번 ‘밤의 노래’를 연주한다. 야프 판 즈베던Jaap van Zweden은 지난해 취임 이후 임기 5년간 서울시향과 함께 말러 교향곡 전곡을 연주·녹음할 계획을 밝혔다. 차근차근 그 레퍼토리를 쌓아나가는 과정에서, 즈베던이 까다로운 말러 7번을 어떻게 해석할지 많은 기대가 모이고 있다.

한편 KBS교향악단은 2월 21일 정기 연주회에서 지휘자 정명훈과 소프라노 황수미·메조소프라노 이단비와 함께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한다. 이어 3월 3일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으로 열릴 KBS교향악단과 일본 도쿄 필의 합동 연주회에서는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들려준다. 말러 교향곡은 정명훈이 서울시향 재직 당시 집중적으로 연주하고 또 여러 음반까지 발매한 레퍼토리다. 정명훈과 서울시향의 말러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지금 그가 KBS교향악단과 함께 선보일 말러, 그리고 서울시향이 야프 판 즈베던과 함께 선보일 말러를 설레는 마음으로 비교해보자.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 대편성의 말러 교향곡 연주를 연달아 듣는 일은 꽤 만나기 드문 행운이다.

음악감독 야프 판 즈베던 ⓒ서울시립교향악단

오늘의 고전을 담는 무대

올해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는 창단 60주년을 기념해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 시리즈를 개최하고 있다. 2월 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릴 그 두 번째 무대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연주한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영웅’과 함께 준비한 곡은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과 김택수의 ‘온고잉Ongoing’(세계 초연)이다. 바흐 연주를 위해 최근 주목받는 젊은 하프시코드 연주자 마치에이 스크제치코프스키Maciej Skrzeczkowski를 초대한 점도 주목할 만하지만, 무엇보다 김택수의 신작을 선보이는 이번 무대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추구하는 가치가 그저 오래된 고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한다. 이번 공연은 베토벤을 중심에 두고, 그의 단단한 지반이 됐을 바흐의 음악, 그리고 지금 이 모든 역사를 딛고 자라난 김택수의 음악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흥미로운 공연이 될 것이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ARKO한국창작음악제, 일명 ‘아창제’도 2월 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한국에서 서양음악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 젊은 음악가들이 만드는 음악은 다양한 무대에서 펼쳐져왔지만, 여러 여건상 동시대 한국 작곡가들이 만든 ‘오케스트라곡’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는 꽤 드물었다. 그런 맥락에서 아창제가 준비한 무대는 지금 우리의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확인할 좋은 기회다. 박다은과 임영진·김신의 초연작과 이강규·전예은의 재연작까지, 다섯 작곡가가 선보일 우리 음악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이 기간 무엇보다 기대되는 신작은 아르코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음악 부문의 두 공연이다. 아트그룹포네는 2월 27일과 28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네 명의 작곡가, 앙상블, 배우와 협업해 <사라지네>를 음악창작극으로 재창작한다. 전자음악계에서 활약해온 그레이코드/지인은 2월 27일부터 3월 1일까지 아트선재센터 아트홀에서 열리는 <공기에 관하여>에서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진동이라는 물리적 심상이 어떻게 우리에게 예술적 사건으로 다가오는지 근본적으로 되묻는다. 두 공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의 작업이 지금 음악에 기반한 공연예술 작품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음악의 공연 언어는 어떻게 바뀌는지, 하는 물음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KBS교향악단 계관지휘자 정명훈 ⓒMatthias Creutziger

음악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여정

연주자 개개인이 준비한 크고 작은 공연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2월 8일에는 독특한 프로그래밍으로 리사이틀을 꾸준히 개최해온 피아니스트 지유경이 바흐와 베토벤 사이 다채로운 구성 원리를 다시 한번 깊이 탐구한다. 연초부터 꾸준히 공연을 올리는 금호아트홀에도 반가운 소식이 가득하다. 특히 2월에는 올해 금호라이징스타로 선정된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6일)와 김서현(13일)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오늘날 클래식 음악계에서 맹활약하는 음악가들은 대부분 ‘금호’ 무대를 거쳐왔다. 언제 티케팅이 어려워질지 모르는, 뛰어난 음악가들을 가장 먼저 발견할 기회를 놓치지 말자.


신예슬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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