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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호

대학로 시대,
서울문화재단 2.0을 꿈꾸며

공연예술의 산실 대학로 한복판에 서울문화재단이 입지하는 의미

대학로 시대가 열렸다. 명확히는 ‘서울문화재단의 대학로 시대’다. 동숭아트센터를 리모델링해 재단 일부 팀이 이미 입주해 있고 예술청이 운영되고 있으며 극장 ‘쿼드’가 곧 개관할 예정이다. 여기에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가 대학로로 이주하고 서울연극센터가 새롭게 개관하면 바야흐로 ‘대학로 시대’가 열린다. 예술 활동이 가장 활발한 대학로 한복판에 서울문화재단의 입지는 어떤 의미일까?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대학로에 분 변화의 바람

필자는 줄곧 서울문화재단에 대학로 시대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주문해 왔다. 서울문화재단이 예술 활동의 외곽이라 할 수 있는 용두동에서 대학로로 들어가는 만큼 서울의 예술, 그리고 대학로에 대한 재단의 입장이 있어야만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아직 그 입장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 긴 호흡 속에서 그 의미를 정리하고 있으리라. 그렇다면 과연 대학로에 터를 닦는 서울문화재단이 가져야 할 입장은 무엇일까?
익히 알다시피 대학로는 우리나라 최고의 공연예술 산실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입지立地하기 시작한 공연장은 코로나19 시기를 통해 조금은 조정됐으나 여전히 135개의 공연장이 있음을 확인했다. 브로드웨이가 30여 개의 극장으로 구성되고 웨스트엔드가 20여 개의 극장으로 구성된 것을 고려하면 가히 엄청난 규모다. 세계적 수준의 공연 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대학로가 곧 세계적이라고 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아직 세계 수준에서 이야기할 만한 작품이나 레퍼토리가 나오지 않았다. 여전히 다수의 극장은 지하에 위치하고 공연 시설은 열악하며 공연자, 배우, 관객을 위한 시설은 취약하기 그지없다. 천만에 달하는 인구 규모와 많은 공연예술인이 마땅히 자리 잡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나마 대학로에 있어야만 공연예술인에게 기회가 열릴 수 있는 여러 여건에서 대학로는 수많은 관객, 배우, 스태프들이 어울리는 공연 공간이 됐다.
대나무는 매 시기 마디를 형성하며 성장한다. 대학로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 초반 입지하기 시작한 공연장은 배우들이 지하의 좁은 공간에서 열정에 찬 작품 활동으로 다양한 관객을 만나며 새로운 형태의 연극을 실험하던 장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입소문이 나며 하나둘 극장이 늘었고, 2000년대 초반 상업적 노출 공연과 개그 극장이 들어서며 첫 번째 위기에 봉착했다.
이때 문화지구로 지정됐다. 늘어나는 공연장, 위기를 만난 연극, 넘쳐나는 노점상 등으로 어떻게 하면 ‘연극의 거리’를 지킬지가 과제였고, 변화의 속도를 조금은 늦춰 대응할 시간을 갖자는 것이 문화지구 제도의 취지였다. 그러나 한번 방향을 잡은 변화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다. 문화지구 지정과 더불어 대학로가 ‘공연’이라는 상업적 코드로 아이콘화되며 더 큰 자본과 상업적 업소가 자리를 차지했고,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 대형 자본에 의한 건축 행위로 대형 공연장과 다관 공연장이 들어섰다. 본격적 상업화의 시대가 닥쳐왔다. 이제 막을 힘은 어디에도 없다. 다수의 공연자는 지역을 떠나 혜화문 주위로 몰려들고 한성대 주변까지 영역을 넓히게 된다.
대학로는 이처럼 세 마디로 성장해 왔다. 처음 공연장이 입지하던 시기부터 연극이 활발하게 공연될 때까지, 이어 상업적 공연과 호객 행위가 이뤄지며 문화지구로 지정될 때까지, 이후 대형 자본이 유입되며 다양한 건축 행위와 대형화·다관화된 공연장으로 바뀌어 현재의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이렇게 세 단계로 정리된다. 그렇다면 지금 이 대학로에서 서울문화재단은 어떠한 모습을 보여야 할까? 어떻게 해야 대학로 시대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줄 수 있을까?

서울의 예술 신scene을 만들어가는 주체

바람은 방향을 정하는 역할을 한다. 대학로에 현재 부는 바람, 예컨대 좋아진 건축물, 편의성과 안정성을 갖춘 공연장, 이제 팬덤을 유발하는 레퍼토리 공연까지 대학로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늘 신호를 보낸다. 그 신호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대학로의 진정한 의미는 대학로에만 있지 않다. 예술계의 현장, 즉 예술인이 작품을 만들고 관객을 만나며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새로운 만남을 가지며 기회를 꿈꾸는 모든 자리에 대학로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 그런 만큼 서울문화재단의 대학로 입지가 갖는 의미는 현장으로 다가감, 혹은 현장에 ‘자리 잡음’ 에 있다. 그것은 단지 지원자가 아니라 서울의 예술을 함께 만들어가야 할 주체로서 서울문화재단이 있음을 의미한다. 재단의 입장에서 보면 ‘서울문화재단 2.0’이랄까? 이제는 현장에서 재단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의 재단이 지원자로서 역할에 충실했다면, 앞으로의 재단은 예술가와 더불어 서울의 예술 신scene을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현장의 바람, 변화에 맞춰 스스로 혁신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만 대학로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자신을 유연하게 만들어가는 조직이 될 것이다.
단지 대학로만이 아니다. 홍대·성수동·문래동·을지로 등 많은 지역이 예술로 거듭나며 서울의 예술 신scene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신에 어떻게 답할지, 그 대답이 서울문화재단 2.0이다. 앞으로 대학로를 비롯한 수많은 예술 현장은 다양한 말을 걸며 자신의 아픔과 꿈, 변화의 방향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 말에 어떻게 대응할지, 현장으로 분화하며 변화·발전하는 대학로 시대와 서울문화재단 2.0을 기대해 본다.

라도삼_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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