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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3월호

이 시대의 극장,미래를 위한 극장
3개 제작극장의 2020년 시즌 프로그램 미리 보기

남산예술센터 · 두산아트센터 · 국립극단의 2020년 시즌 프로그램에는 어떤 작품이 포함돼 있을까.
각 극장의 올해 대표작을 살펴보며, ‘극장의 미래’인 신진 예술가들의 작품과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을 알아본다.
※이번 호에 실린 공연 · 행사 등 일정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하여 변경 또는 취소될 수 있습니다.

1, 3 서치라이트 <왕서개 이야기>
2 연극 <휴먼 푸가>(2019년 공연)
4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 포스터

동시대 시선을 담은 작품과 인큐베이팅으로 탄생한 작품 남산예술센터

남산예술센터는 오는 3월부터 9월까지 다양한 시즌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5월의 광주를 다룬 작품에서부터,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 무대에 처음 서는 젊은 창작자의 시선으로 과거를 바라보는 작품까지 다채롭게 구성된다.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인 2020년 5월에는, 뜻깊게 기획된 작품 두편이 연달아 무대에 오른다. 우선, 지난해 시즌 프로그램이었던 <휴먼 푸가>(원작 한강, 연출 배요섭)가 5월 13~24일에, <더 보이 이즈 커밍(The boy is coming)>(원작 한강, 연출 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이 5월 29~31일에 관객을 찾아간다. 두 작품은 모두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토대로 제작됐다. 고통의 역사를 지나왔지만 여전한 고통과 아픔을 견뎌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내일을 그려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이다.
남산예술센터의 시즌 프로그램엔 젊은 창작자의 활약도 눈에 띈다.
<왕서개 이야기>(4월 15~26일),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것>(6월 24일~7월 5일),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9월 2~13일)가 그렇다. 특히 2020년 시즌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리는 <왕서개 이야기>는 남산예술센터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거친 작품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남산예술센터는 2010년 <신진연출가 기획전>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그동안 다양한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운영했다. 특히 현재는 상시 투고 시스템인 ‘초고를 부탁해’와 과정 공유 프로그램 ‘서치라이트(Searchwright)’를 통해 젊은 작가들의 예술적 실험과 창작 활동을 돕고 있다.
초고를 부탁해는 창작 초연 중심 제작극장인 남산예술센터가 작가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극작가를 꿈꾸는 모든이들에게 문을 열고 그들의 발전 가능성을 검토하는 시스템이다. 완성한 장막 희곡이 있다면 상시 투고가 가능하다. 투고된 모든 초고는 전문 극작가의 1차 검토와 피드백을 거치게 되는데, 여기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아 통과된 작품은 2차 심층 멘토링 과정을 갖는다. 현업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전문 극작가들의 피드백 이후 원고는 다시 수정과 보완 작업을 거치게 된다.
초고를 부탁해는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는 동시에, 작가 스스로 희곡의 장르와 양식에 대해 고민하고 더 깊이 있는 극작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창작 희곡의 인적자원 기반을 넓히고, 가능성 있는 신작 희곡을 연극계 전반에 널리 소개함으로써 창작 희곡의 제작 경로를 더욱 다양하고 풍성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초고를 부탁해는 남산예술센터의 작품 기획 발굴이나 라인업 강화와는 별도로 이루어진다. 좀 더 공적인 영역에서 희곡 및 작가를 발굴하는 시스템이란 점에서 일반적인 희곡 공모나 워크숍과는 변별점을 갖는다.
남산예술센터의 시즌 라인업 중에는 과정 공유 프로그램 서치라이트도 눈여겨볼 만하다. 서치라이트는 남산예술센터가 2017년부터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아직 무대에 오르지 않은 희곡, 창작자의 메모장 속에 잠들어 있는 미완의 텍스트, 극단의 회의 테이블에 머무르고 있는 아이디어, 퍼즐이 맞춰지지 않은 낱장의 장면 등 창작 전 단계로 제작 과정에 있는 모든 미완의 콘텐츠를 미리 공유해 보는 시간이다. 이를 통해 예술가는 아이디어 단계부터 작품을 함께 개발하는 파트너를 만날 수 있으며, 극장은 한정된 소재와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관객은 작품의 제작 과정에 참여해 작품 발전에 직접 기여할 기회를 갖게 되고, 기획자는 새로운 작품과 창작자를 만나 주도적으로 작품을 발굴할 수 있다. 남산예술센터의 2020년 라인업에 시즌 프로그램 외에도 과정 공유 프로그램 서치라이트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남산예술센터가 인큐베이팅 시스템에 쏟는 관심과 지원이 어느 정도 인지 엿볼 수 있다.
남산예술센터의 인큐베이팅 시스템에서 한 가지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초고를 부탁해와 서치라이트가 연계될 수 있다는 점이다. 초고를 부탁해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서치라이트 프로그램을 통해 낭독공연 제작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단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이후 단계별로 좀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남산예술센터 인큐베이팅 시스템의 장점이다.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거쳐 남산예술센터의 시즌 프로그램의 주역으로 자리 잡는 신진 작가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초고를 부탁해_상시 희곡 투고 시스템, 남산예술센터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제도
*서치라이트(Searchwright)_과정 공유 프로그램. 낭독공연, 짧은 워크숍, 30분 이내의 쇼케이스, 주제 리서치를 위한 전문가 Q&A, 공개토론, 콘퍼런스, 프레젠테이션, 피칭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작품을 만드는 과정 중의 콘텐츠 소개
*연극 <왕서개 이야기>는 초고를 부탁해와 서치라이트 시스템을 경험한 작품

1 두산아트랩 2020 포스터
2 <앵커> 쇼케이스 장면

젊은 작가의 신작으로 시작하는 2020 두산아트센터

두산아트센터는 ‘두산인문극장 2020: 푸드(FOOD)’와 연결된 세 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리며, 하반기에는 DAC(Doosan Art Center) Artist 이승희와 윤성호의 신작과 2016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구자혜의 신작을 나란히 선보인다.
두산아트센터에서 무엇보다 눈여겨볼 프로그램은 젊은 예술가들의 실험실, ‘두산아트랩 2020’이다. 지난 1월 30일에 시작했으며 남은 일정을 추후 공지할 예정인 두산아트랩 2020은 공연 분야의 젊은 창작자 6팀의 새로운 실험을 선보인다.
서정완의 연극 <앵커>는 소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모티프로 재창작한 작품으로 언론 권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다룬다. 창작집단 글과무대는 연극 <이것은 실존과 생존과 이기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불같은 사랑 끝에 결혼했지만 4년 만에 이혼 하고 각자 연애하고 있는 희수와 남일을 중심으로 ‘결혼’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연주의 연극 <양질의 단백질>은 자신들이 완벽하고 안전한 ‘집’에 살고 있다고 믿는 여성 쌍둥이 머루와 오디의 이야기다. 당연하다고 믿는 것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나아가 사회 안에서 만들어진 ‘여성’의 삶과 모습의 진실성에 대해 고민한다. 극작가이자 연출자인 안정민을 중심으로 구성된 창작집단 푸른수염의 연극 <뜻밖의 여자>는 ‘여성’ 예술가로서 이 시대를 바라보는 시선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추태영의 연극 <내 죽음을 기억하시나요>는 다큐멘터리 작가가 ‘르완다 대학살’의 피해자와 가해자의 화해 과정을 취재한 실제 녹취록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신진호가 연출한 연극 <Ciphers-암호문>은 영국 극작가 던 킹(Dawn King)의 작품으로 현대 사회가 만들어내는 시스템 안에서 발생하는 인간의 이중성, 부조리함을 다룬다.
두산아트랩은 2010년부터 운영해 온 두산아트센터만의 인큐베이팅 시스템이다. 두산아트랩은 사전 신청한 관객에게 신진 예술가들의 극을 무료로 선보인다. 이는 신진 작가들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됨은 물론 관객에게 새로운 연극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두산아트랩_만 40세 이하 젊은 예술가들이 새로운 작품을 실험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주는 프로그램. 발표 장소와 무대기술, 부대장비, 연습실과 제작비 등을 지원. 매년 정기 공모를 진행하며 서류 심사 및 개별 인터뷰를 통해 작품 선정하며 팀으로 공모 가능
*두산아트랩 2018에서 주목받은 연출가 신진호는 두산아트랩 2020에서 <Ciphers-암호문>으로 다시금 관객을 찾음

1 <화전가> 연습 사진
2 희곡우체통 모집 포스터

70주년 기념하는 프로그램 포진 국립극단

국립극단은 창단 70주년을 맞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70주년 기념 신작인 배삼식 작가의 <화전가>는 이성열 예술감독이 연출했다. 전쟁 직전인 1950년, 위태로운 시기를 오직 서로에게만 의지한채 살아가는 여인들에 관한 작품이다. 70주년을 준비하며 진행한 관객 설문조사 ‘국립극단에서 가장 보고 싶은 연극’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대표 레퍼토리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원작 기군상, 각색 · 연출 고선웅)과 정진새 각색, 부새롬 연출로 새롭게 태어날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 또한 준비돼 있다. 국립극단 역사에서 세 명의 연출가에 의해 공연된 레퍼토리 <파우스트>(작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조광화 연출의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한다. 같은 시기에 함께 출범한 국립극단과 국립극장은 70주년을 자축하며 과거 남산 국립극장 시절에 큰 사랑을 받은 <만선>(작 천승세, 연출 심재찬)을 국립극장에서 공연한다. 해외 여러 극단과의 협업도 눈에 띄는데, ‘연출의 판해외연출가전’의 일환으로 벨기에 연출가 셀마 알루이가 맨부커상 수상작인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연극으로 선보인다.
앞서 소개한 제작극장들과 마찬가지로 국립극단도 인큐베이팅 시스템 ‘희곡우체통’을 통해 발굴한 신진 작가의 작품을 공개한다. 2020년 12월 무대에 오르는 <사랑의 변주곡(가제)>은 희곡우체통에 선발된 작품으로 심리학을 전공한 유혜율 작가의 희곡 데뷔작이다. 김수영 시인의 언어를 빌려 모든 세대에 대해 깊게 사유한다.
현재 희곡우체통은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국립극단은 그 외에도 독일에서 활동하며 만 30세에 베를린연극제 작품상을 수상한 작가 박본의 신작과 한국 퀴어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박상영의 소설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를 각색한 낭독공연 등 새로운 작품을 무대에서 만나볼 기회를 늘려갈 예정이다.

*희곡우체통_ 2018년 3월부터 운영된 창작희곡 온라인 상시 투고 제도
*희곡우체통은 창작극 발전에 좀 더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고자 낭독회 운영 방식을 개선할 예정
*신작 개발 쇼케이스_신설된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예술가들의 작품을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자리

글 권민경_객원 기자. 시인
자료 기관별 보도자료,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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