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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3월호

창작극 개발의 산실, 제작극장
2020년 시즌 프로그램의 경향과 창작 지원

새로운 해를 준비하는 연말연시가 되면 공연계의 굵직한 극장에서는 새해 시즌 프로그램을 발표한다.
남산예술센터·두산아트센터·국립극단 등 서울의 대표적인 제작극장에서도
어김없이 2020년을 다채롭게 채울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1월 말부터 확산된 코로나19의 여파로
다소간의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여러 해 다져온 내공이 곧 힘을 발휘하길 기대하는 바다.

창작극 개발을 극장 운영의 중요한 축으로 삼고 있는 제작극장들이 있다. 연극을 올리는 극장들을 기준으로 본다면, 민간에서 운영하는 ‘두산아트센터’와 국공립극장인 ‘남산예술센터’ ‘국립극단’이 대표적이다. 이들 극장은 각기 추구하는 미션이 있다. 두산아트센터는 ‘문화 예술을 통한 사회 공헌’, 남산예술센터는 ‘창작 초연 중심의 제작극장, 시대의 맥박을 느낄 수 있는 동시대 공연장,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극장’을, 국립극단은 ‘창작 작품 개발과 국립극단의 예술적 성과 및 정체성을 담보할 수 있는 우수한 연극을 제작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미션이자 비전으로 언급하고 있다.

시즌 프로그램의 다양한 경향

올해 남산예술센터는 공동제작 공모를 통한 선정작부터 해외 초청작까지 다양한 시즌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특히 역사 의식과 관련된 작품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광주민주화운동, 1930~50년대 만주, 1980년대 한국, 기독교 역사 등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작품들이 흥미롭다.
반면 두산아트센터의 시즌 프로그램은 신진 작가와 기성 작가의 눈을 통해 동시대의 사회 이슈를 다룬다. 언론의 역할, 여성문제, 사회구조의 모순 등의 이슈를 다양한 형식으로 풀어내고 사회학 · 인문학적인 성찰이 돋보이는 공연을 선보인다.
올해 창단 70주년을 맞이하는 국립극단은 이를 기념하는 작품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70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선보이는 극과 그동안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고루 마련했다. 국립극단이 70주년 기념 표어로 내건 ‘여기 연극이 있습니다, 국립극단 70’은 1년 내내 연극을 만날 수 있는 곳,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받을 수 있는 국립극단을 표방하며 많은 국민의 삶에 연극을 심고자 하는 소망을 담고 있다.

개성 있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운영

지향점이 각기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 극장은 공통적으로 창작자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두산아트센터는 연출가와 작가를 발굴하는 ‘DAC(Doosan Art Center) Artist’를 운영한다. 세명을 선정해서 3년간 두 편의 신작을 발표하고 해외 연수를 1회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DAC Artist에 선정된 창작자에게는 작품 발표뿐만 아니라 워크숍, 리딩, 쇼케이스를 미리 관객에게 선보일 기회를 제공 한다. 또한, 40세 미만의 예술가를 지원하는 두산아트랩은 훗날 DAC Artist를 선정하는 리서치 풀의 기능을 하기도 한다.
남산예술센터에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으로 ‘초고를 부탁해’와 ‘서치라이트(Searchwright)’가 있다. 초고를 부탁해는 2012년에 처음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투고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시스템으로 다른 기관들에 비해 오랫동안 꾸준히 지속해 온 프로그램이다.
쇼케이스, 낭독공연, 공개토론, 워크숍 등 다양한 형태의 실험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 서치라이트는 다양한 형식의 공연예술에 문을 열고 있어, 연극뿐만이 아닌 타 장르에서 출발한 공연예술도 볼 수 있다.
젊은 창작자들이 주를 이루다 보니 미래 세대의 관심사, 이들이 추구 하는 창작 방법론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각자의 작업이 세상과 어느 정도 소통할 수 있는지 가늠해 보는 척도로, 작업의 다음 단계로 나아 가는데 밑거름이 되는 셈이다. 초고를 부탁해를 거치고 2018년에 서치라이트로 올라온 <7번국도>(작 배해률, 연출 구자혜)의 경우, 관객과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고, 이후 1년간 수정 과정을 거쳐 2019년 남산예술센터 시즌 공연에 공모해 선정되었다. 2020년 시즌 공연으로 올라가는 <왕서개 이야기>(작 김도영, 연출 이준우)도 같은 단계를 거쳤다.
국립극단은 현재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개편 중이다. 이전부터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극단이기에 앞으로 기대가 크다.
이 시즌의 신진 예술가들의 작업, 또는 기성 예술가들의 새로운 도전을 목격하며, 짧게는 해당 연도에 주목해야 하는 창작자들, 길게는 향후 몇 년간 무대에서 보게 될 경향성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자리가 기대된다. 지난 1월 말부터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많은 프로그램 일정에 다소간의 변동이 생기고 있지만 모든 것이 하루빨리 정상화되는 시점을 기다리며, 제작극장들의 2020년 시즌 프로그램을 응원한다.

글 전강희_공연평론가. 드라마투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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