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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호

VR 아티스트 이재혁 상상 그 이상의 예술
VR은 컴퓨터로 만들어낸 상상의 공간, 말 그대로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다. VR 하면 가장 먼저 게임을 떠올릴 테지만 VR은 현재 국방, 의료, 교육을 넘어 예술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VR 아티스트 이재혁은 구글의 ‘틸트 브러시’(Tilt Brush)라는 툴을 통해 지금껏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의 예술을 보여주고 있다.

1 VR 퍼포먼스 작품을 선보이는 모습.

틸트 브러시라는 신세계

나는 미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하며 작가의 길을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작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것이 있다. 자신의 세계를 독창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특별한 재료와 기법 등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작가의 길을 가기 위해 넘어야 할 큰 관문이다. 그러나 그 길을 찾기가 쉽지는 않다.
그렇게 대학 시절을 보내던 중 지인을 통해 구글이 2016년 발표한 틸트 브러시라는 툴을 만나게 되면서 오랜 고민을 단숨에 멈추게 됐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했던 모든 표현이 틸트 브러시를 통해 가상현실에서 가능해졌기 때문이었다. 헤드셋을 통해 그려지고 만들어지는 세상은 말 그대로 신세계 같은 느낌이었다. 밤낮으로 틸트 브러시를 연구하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는 동안 하루가 너무 짧게 느껴질 만큼 행복했다. 작품에 온전히 몰입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틸트 브러시는 빛으로 가상공간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붓이다. 단지 그림을 그리는 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림에 실시간 음악과 툴에서 제공하는 특수효과를 더하면 영상이 되고 빠른 드로잉으로 화면을 구성하면 퍼포먼스로 발전한다. 작가의 생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어 과거 어떠한 미술 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특별하다. 무엇보다 남녀노소 누구나 조금만 배우면 손쉽게 다룰 수 있는 디지털 도구이자 다양한 특수효과가 탑재된 VR 드로잉 툴로 직관적 인터페이스가 큰 장점이다.
작업실에서 다루었던 철과 돌, 흙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웠던 모든 표현을 가능하게 한 틸트 브러시는 포토샵과 유사하지만, 2차원이 아닌 3차원 공간으로 작가가 모니터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에 들어가 작업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지금까지는 입체 작품이나 평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중력과 재료의 물리적 저항을 이기는 고된 노동과 비용이 투자되어야 했으며 이 또한 실패를 거듭할 경우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하지만 틸트 브러시를 사용하면 중력을 무시할 수 있고 만족스러운 표현이 완성될 때까지 편집과 수정이 무한대로 가능하다.
틸트 브러시로 완성한 작품으로는 먼저 <영원한 보석>이 있다. 서울오케스트라 단원 30명과 협연한 세계 최초의 VR 퍼포먼스 작품이다. 또 DMZ를 그린 <gaze>, VR 소녀상,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과 강감찬 장군의 귀주대첩을 표현한 작품 등이 있다.
공연 요청에 따라 만들어진 콘텐츠는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으며, 이후에도 다양한 협업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 의미 있는 작업은 심리치료사들과 협업하여 가상현실 체험형 치유 프로그램을 제작, 현장에 실제 적용했던 사례이다. 억압받고 상처 입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작업이어서 앞으로도 관심을 놓지 않을 계획이다. 또 평소 대작을 꿈꾸던 나의 신앙심이 반영된 작품으로 모세가 홍해를 가르며 민족을 구원의 길로 이끄는 성경 속 기적을 영화처럼 생생하게 그려낸 <기적>이라는 퍼포먼스 작품을 꼽을 수 있다.

2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재혁 VR 아티스트.
3 VR 퍼포먼스 작품을 선보이는 모습.

작업 영역은 무한 확장 중

어둠 속 가상공간에 빛으로 그려지는 가상세계는 헤드셋을 쓰고 볼 때 100% 느낌이 전달되지만, 대형 LED 모니터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VR을 이용한 틸트 브러시 퍼포먼스를 넘어 거대 자본이 있어야만 구현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에 매진하고 있다. 이는 애니메이션을 헤드셋을 통한 체험형 콘텐츠로 제작하는 작업이다. 또 최근 제작한 VR 콘텐츠를 마임 공연의 무대배경으로 활용했으며 360VR, AR, MR 콘텐츠까지 확대 적용 중이다.
최근 틸트 브러시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작가가 속속 나타나고 있으며 교육에 참여하는 젊은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에서도 강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으며 대표로 있는 한국VR아트연구소에서는 후진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상시 진행 중이다.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 요청이 이어지고 있어 활동 영역은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곧 전시를 통해 관객과 만날 계획이다.

글·사진 제공 이재혁_VR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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